NC 박민우 '동업자 정신' 빛났다 "슬라이딩 하려는데 넘어져 있더라..."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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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내야수 박민우.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NC 다이노스 내야수 박민우.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찰나에 동업자 정신이 반짝 빛났다.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NC가 4-1로 앞선 8회초. 2사 2, 3루 기회에서 타석에 권희동이 들어섰다. 두산 투수는 박치국(27).

박치국이 초구 속구(147km)를 몸쪽 낮은 코스로 뿌렸다. 스트라이크. 그런데 이 공을 두산 포수 김기연이 잡지 못한 채 옆으로 빠트리고 말았다. 폭투가 아닌 포일이었다.

이를 본 3루 주자 박민우(32)가 지체없이 홈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동시에 박치국도 홈플레이트 쪽을 향해 돌진했다. 김기연이 공을 잡은 뒤 박민우를 아웃시키기 위해 홈으로 송구했다.


하지만 송구가 옆으로 빗나갔고, 박치국이 이 공을 잡기 위해 팔을 뻗다가 균형을 잃은 채 넘어지고 말았다.

자칫 박민우와 박치국이 홈플레이트 위에서 크게 충돌할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박민우가 점프를 시도하며 넘어져 있는 박치국을 잘 피했다. 슬라이딩 없이 박치국을 피하면서도 박민우는 홈플레이트를 밟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의 순발력이 빛난 장면이었다. 두산 벤치가 박민우의 누의 공과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홈플레이트를 밟은 것이 확인되며 득점이 그대로 인정됐다.

그리고 주목할 것 하나. 바로 이 짧은 순간에 '동업자 정신'이 숨어있었다. 박민우가 박치국을 다치게 하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피했던 것.

경기 후 만난 박민우는 "사실 저는 홈플레이트를 밟았다고 확신했다"면서 "슬라이딩을 하려고 했는데, 앞에 (박)치국이가 넘어져 있는 게 보였다. 저는 우리 팀이나 상대 팀이나 경기장에서는 다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 장면에서는 홈플레이트를 밟는 것도 중요했지만, 일단 다치지 않는 게 더 중요해서 피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민우는 "그런데 피하는 와중에 홈플레이트를 밟을 수 있겠다 싶어서 다치지 않게 득점할 수 있었다. 만약 슬라이딩을 했다면, 저나 치국이나 둘 중에 한 명은 다치지 않았을까"라면서 "경기를 하다 보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친 선수가 없어 다행이죠"라고 이야기했다. 냉철한 승부의 세계에서도 순간적으로 동업자 정신을 발휘한 박민우. 그는 당연하다는 듯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NC 다이노스 내야수 박민우.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NC 다이노스 내야수 박민우.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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