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환상적이야" 사령탑은 대체 왜, 이정후에 경탄했나... '5승 12패' 깬 좌완 킬러-2번 타자로도 훨훨 날았다

안호근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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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24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타석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24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타석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환상적이었다."

좌투수만 만나면 팀 전체가 흔들렸다. 그렇기에 더욱 반가운 활약이었다. 밥 멜빈(64)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이 이정후(27)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정후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 2025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서 2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을 활약했다.

지난 17일 애슬레틱스전 5타수 2안타 이후 7일 만에 시즌 13번째 멀티히트를 작성한 이정후는 시즌 타율을 0.276에서 0.282(195타수 55안타)로, 출루율과 장타율도 0.322, 0.464에서 0.330, 0.467로 끌어올렸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786에서 0.797이 됐다.

지난해엔 1번 타자, 올 시즌엔 대부분 3번 타자로 나서던 이정후는 이날 2번 타자라는 새로운 타순에서도 훨훨 날았다.


좌완 선발 맥켄지 고어를 상대했다. 경기 전까지 10경기에서 2승 4패 평균자책점(ERA) 3.67를 기록하던 투수였다. 이날도 호투를 이어갔기에 점수를 뽑아내는 과정이 더욱 중요했다. 1회초 고어의 바깥쪽 승부에 고전했다. 볼카운트 1-2에서 4구 바깥쪽 보더라인에 걸치는 시속 97마일(156.1㎞) 직구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정후가 8회 높은 속구를 잡아당겨 안타를 만들어내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정후가 8회 높은 속구를 잡아당겨 안타를 만들어내고 있다. /AFPBBNews=뉴스1
두 번째 타석은 달랐다. 4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초구부터 방망이를 휘둘렀다. 시속 94.9마일(152.7㎞) 포심 패스트볼을 과감히 공략해 우전 안타를 날렸다. 후속 타자들의 침묵으로 득점하진 못했지만 고어에겐 신경쓰일 수밖에 없는 타자였다.

6회까지 완벽투를 펼친 고어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선두 타자 이정후를 상대했다. 고어의 제구가 흔들렸다. 3구 연속 볼을 기록했고 4구 가운데 공을 이정후가 지켜봤지만 5구는 이정후 얼굴 쪽으로 붙는 공으로 결국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맷 채프먼을 상대로 2구를 던진 고어는 어딘가 불편함을 호소했고 결국 교체됐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도 "자이언츠는 7회까지 고어를 상대로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기록했지만 고어가 이정후에게 볼넷을 내주고 맷 채프먼에게 2-0으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며 상황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워싱턴은 불펜 투수 잭슨 러틀리지로 교체했는데 채프먼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윌머 플로레스가 병살타를 쳤지만 윌리 아다메스가 적시타를 날리며 이정후가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는 한 점을 더 달아났다.

고어는 이날도 2피안타 3볼넷 9탈삼진으로 활약했다. 강판 후 러틀리지가 승계 주자의 득점을 허용해 실점이 생겼지만 흠잡을 데 없는 투구였다. 그렇기에 고어를 상대로 안타 하나와 볼넷 하나로 2출루를 기록하고 득점까지 만들어낸 이정후가 단연 승리의 일등공신일 수밖에 없었다.

이정후는 팀이 2-0으로 앞선 8회초엔 1사 무주자 상황에서 타석에 나섰고 잭 브릭시의 하이 패스트볼을 기술적으로 당겨쳐 우익수 앞에 타구를 떨궜다. 채프먼의 빗맞은 안타 때 영리한 타구 판단으로 2루를 지나 3루까지 파고 들었고 플로레스의 안타 때 손쉽게 홈으로 들어왔다.

득점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이정후. /AFPBBNews=뉴스1
득점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이정후. /AFPBBNews=뉴스1
샌프란시스코는 결국 4-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가 더 의미깊었던 이유는 좌완 투수만 등판하면 5승 12패로 작아졌던 샌프란시스코가 고어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1승을 챙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이정후가 있었다. 더구나 낯선 타순에서도 제 역할을 100% 이상 해냈다는 점에서도 멜빈 감독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활약이었다.

멜빈 감독은 경기 후 이정후를 향해 아낌없는 칭찬을 보냈다. 뉴스1에 따르면 멜빈 감독은 "이정후는 라인업의 새로운 위치에서 우리가 4득점한 경기에서 2점을 득점했다"면서 "올해 라인업에서 여러 번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오늘 밤도 마찬가지였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외야에서든 타석에서든 모두 환상적(fantastic)이다. 오늘도 볼넷을 얻고 상대 투수에게 투구를 강요하며 몇 점이나 득점했다"면서 "그는 팀에서 중요한 선수 중 한 명"이라고 칭찬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0.295(61타수 18안타), OPS 0.842로 우투수(타율 0.276)를 상대할 때보다 더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좌투수에 약한 샌프란시스코 타선의 특성을 고려할 때 더욱 이정후의 가치가 빛날 수밖에 없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오른쪽). /사진=김진경 대기자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오른쪽).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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