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 아닌가요' 밀어내기 득점으로 경기 끝났는데... 롯데 선수단, 왜 그라운드 떠나지 못했나 [대전 현장]

롯데 김태형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한화 이글스가 연장 10회말 문현빈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역전승을 거둔 경기에서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이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았다. 문현빈이 앞 주자인 하주석을 추월했기 때문에 3루 주자의 득점이 무효가 아니냐는 김태형(58) 감독의 어필 때문이었다.

한화는 25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롯데에 8-7로 승리했다. 이로써 위닝시리즈에 성공한 한화는 31승 21패로 0.5경기 차 단독 2위를 재탈환, 2위 쟁탈전의 승자가 됐다. 30승 3무 21패가 된 롯데는 3위로 물러났다.


어필 상황은 이러했다. 롯데 박시영이 2사 만루에서 문현빈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줘 밀어내기로 한화의 승리가 확정되는 것이었다. 타자 주자 문현빈이 1루, 2루 주자 황영묵이 3루, 3루 주자 최재훈이 홈 베이스로 향했는데 1루 주자 하주석이 2루로 향하지 않고 서 있던 것이 원인이었다.

문현빈은 1루 베이스를 정확히 찍고 자신에게 달려오는 동료들을 피하기 위해 2루 방향으로 달아났는데, 이 과정에서 1루 주자 하주석을 지나쳤다. 롯데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은 문현빈이 앞주자인 하주석을 넘어간 부분에 대해 심판에게 확인 요청을 한 것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타자 주자 문현빈이 1루, 3루 주자 최재훈이 홈 베이스를 정확히 밟았고, 모든 주자가 이미 볼넷으로 안전 진루권을 얻었기 때문에 최재훈의 득점은 인정됐다. 김정국 주심 역시 "(볼넷으로) 주자가 안전 진루권을 획득했고 3루 주자가 홈을 밟았기 때문에 득점이 인정됐다"고 관중들에게 설명하며 경기를 매조지었다.

한화 문현빈이 25일 대전 한화전 연장 10회말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득점으로 승리를 이끈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이는 야구 규칙 주루 5.06에서 '안전 진루권을 얻은 주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주어진 베이스보다 많이 진루할 수 있다. 안전 진루권을 얻은 선행주자가 본루를 밟기 전에 함께 안전 진루권을 얻은 후위주자가 제3아웃을 당하더라도 그 득점은 인정된다'는 조항에서 의거한 것으로, 이 상황은 타자가 4구를 얻음으로써 베이스에 있는 모든 주자에게 다음 베이스로의 안전 진루권이 주어졌을 때만 적용된다.

또한 구체적인 예시로도 '2사 만루. 타자가 4구를 얻자 2루 주자가 성급하게 3루를 돌아 본루까지 넘보다가 포수의 송구에 의해 아웃되었다. 비록 아웃된 뒤라 하더라도 4구와 동시에 득점이 이루어지고 모든 주자는 다음에 닿기만 하면 된다는 이론에 따라 3루 주자의 득점이 기록된다'고 명시돼 있다.

그렇게 지난 3월 공식 개장한 한화 신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의 1호 끝내기는 문현빈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탄생하게 됐다. 한화 선발 문동주는 4⅔이닝 7피안타 3볼넷 5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했으나, 팀 타선에 힘입어 패전은 면했다. 노시환이 23일 만에 홈런포를 가동하며 4타수 2안타 4타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고, 에스테반 플로리얼, 하주석, 문현빈, 최재훈이 멀티히트 경기를 했다.

롯데는 선발 투수 한현희가 4이닝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일찌감치 무너지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하지만 5회 6득점으로 0-6으로 지고 있던 경기를 따라잡고, 캡틴 전준우가 9회초 2사에서 극적인 동점포로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가면서 저력은 확인했다.

경기 후 한화 김경문 감독은 "어려운 시리즈에서 선수들이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매 순간 집중을 다 해줘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며 "연일 홈구장을 찾아와 끝까지 선수들을 응원해 주시는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화 선수단이 25일 대전 롯데전 승리를 거두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