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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나이 에미리 애스턴 빌라 감독이 2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패배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좌절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상황은 이랬다. 26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애스턴 빌라의 EPL 38라운드 최종전, 두 팀이 0-0으로 맞서던 후반 28분이었다.
맨유 골키퍼 알타이 바이은드르가 제대로 잡지 못한 공을 애스턴 빌라 공격수 모건 로저스가 따낸 뒤 득점에 성공했다. 앞서 골키퍼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렸던 애스턴 빌라 입장에선 결정적인 선제골이자,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에 다가설 수 있는 결정적인 골이었다.
그러나 주심은 애스턴 빌라의 골을 인정하지 않았다. 바이은드르 골키퍼가 손으로 잡은 공을 로저스가 발로 차서 골을 넣었다는 판정과 함께 애스턴 빌라의 득점을 인정하지 않고 맨유의 프리킥을 선언했다.
억울하게 선제골을 잃은 애스턴 빌라는 와르르 무너졌다. 3분 만에 선제골을 실점한 뒤, 추가시간 쐐기골까지 내주며 맨유에 0-2로 완패했다. 승점 66(골 득실+7)으로 시즌을 마친 애스턴 빌라는 5위 뉴캐슬 유나이티드(골 득실 +21)와 승점 동률을 이뤘지만, 골 득실에서 밀려 6위에 머물렀다. 이번 시즌 EPL은 5위까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얻는데, 6위로 처진 애스턴 빌라는 챔피언스리그보다 한 단계 낮은 유로파리그로 향하게 됐다.
경기 후 거센 후폭풍이 불었다. 우나이 에메리 애스턴 빌라 감독은 "당시 장면은 심판의 큰 실수였다. 앞선 퇴장과 함께 선제골이 취소된 건 결정적인 순간들이었다"며 "경기 후 주심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주심 역시 자신의 실수를 알고 있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애스턴 빌라 주장 존 맥긴도 "우리 구단과 선수단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에 너무 힘들고, 또 받아들이기도 어렵다. 선수들은 너무 실망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까지 단 1점만 필요했기 때문에 너무 큰 손실"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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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나이 에미리 애스턴 빌라 감독이 2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패배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좌절된 뒤 심판진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더선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애스턴 빌라 구단은 "오늘 경기 중요성을 감안하면 경험이 더 많은 심판이 배정됐어야 한다고 믿는다. 최종 라운드에 배정된 10명의 주심 가운데, 우리 경기를 맡은 토마스 브라몰 주심은 두 번째로 경험이 적었다"며 "로저스의 골이 인정되지 않으면서 경기 종료 17분을 남겨두고 1-0으로 앞설 수 있는 기회도 사라졌다. 이는 구단이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한 주요 요인이 됐다"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주심이 공이 골라인을 넘어서기 전에 먼저 휘슬을 분 건 심판 지침과도 명백히 어긋난다. VAR은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며 "결국 우리의 결과가 변하지 않는다는 건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앞으로는 중요성이 큰 경기의 심판 배정 방식을 재검토하고, VAR이 더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거센 논란 속 EPL 사무국은 "당시 주심은 골키퍼가 먼저 공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해 (애스턴 빌라의 득점을 인정하지 않고) 맨유의 프리킥을 선언한 것"이라며 "공이 골문 안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심판이 휘슬을 불었으므로 이 상황은 VAR로 재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골키퍼가 공을 완전히 잡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는 판정이다. 이제는 VAR이 개입할 수 있는 시대인 데도 심판이 너무 빨리 휘슬을 불었다. 우선 경기를 계속 진행한 뒤 나중에 VAR을 통해 검토해야 했다. 명백히 잘못된 판정"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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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패배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좌절된 뒤 아쉬워하고 있는 애스턴 빌라 선수들.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