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살 던졌는데" 156㎞ 강속구→174㎞ 홈런 쾅! 이도류 오타니, 감독-동료-심판도 홀렸다

안호근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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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26일 뉴욕 메츠전을 앞두고 라이브 피칭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26일 뉴욕 메츠전을 앞두고 라이브 피칭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역사상 최고의 이도류 스타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완벽한 쇼케이스를 펼쳤다. 21개월 만에 타자 앞에서 156㎞ 강속구를 뿌리더니 타자로 경기에 나서 시속 174㎞ 총알 홈런을 날렸다.

오타니는 2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시티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 앞서 라이브 피칭을 실시했다.


2023년 8월말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2024시즌을 지명타자로만 활약한 오타니는 무려 1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타자를 앞에 두고 투구를 했다.

당초 시즌 개막에 맞춰 투수 복귀를 준비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왼쪽 어깨를 다쳐 수술대에 오르며 복귀 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후 캐치볼과 불펜 투구 단계를 거치며 재활에 충실히 임한 오타니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불펜 피칭을 시작했다.

다만 타자만으로도 사상 최초 50(홈런)-50(도루)을 달성하며 지난해 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던 오타니를 꾸준히 활용하는 게 더 중요한 다저스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가을야구에 맞춰 투수로 활약할 수만 있도록 페이스를 맞추면 된다고 여유롭게 생각했다.


라이브 피칭 중 미소를 짓고 있는 오타니. /AFPBBNews=뉴스1
라이브 피칭 중 미소를 짓고 있는 오타니. /AFPBBNews=뉴스1
그럼에도 오타니는 복귀 시계를 빠르게 앞당겼고 이날 드디어 타석에 타자를 세워놓은 채 공을 뿌렸다. 포수 달튼 러싱이 오타니의 공을 받았다.

일본 매체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오타니는 이날 5명의 타자를 상대로 총 22개의 공을 던졌다. 속구와 커터, 싱커, 스위퍼, 스플리터를 다양하게 구사했고 속구 최고 구속은 97마일(156.1㎞)까지 나왔고 평균 구속은 94~95마일(151.3~152.9㎞)대를 형성했다. 피안타 하나, 탈삼진 2개를 기록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오타니를 타자로만 보는 데 너무 익숙해졌다.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를 본 건 모두에게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직접 오타니를 상대해 본 달튼 러싱은 "그와 붙게 돼 정말 기쁘다. 멋진 투구였다. 스플리터가 좋았다. 갑자기 스트라이크 존에서 벗어났다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다시는 붙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타자의 관점에서 어떤 모습인지 경험해 볼 수 있어 좋았다"고 설명했다.

다저스의 불펜 투수 잭 드레이어 또한 "훌륭하다. 오타니는 정말 대단하다. 마운드에 서서 투구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 투수로 복귀하는 날이 너무 기대된다"고 전했다.

투구를 마친 오타니(오른쪽)가 포수 달튼 러싱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투구를 마친 오타니(오른쪽)가 포수 달튼 러싱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또 다른 일본 매체 풀카운트에 따르면 오타니는 "타자 앞에 서면 구속이 더 빨라질 것이라는 건 알았지만 너무 높이고 싶진 않았다"며 "첫 라이브 피칭이어서 96~97마일까지는 안 던지려고 했는데 마지막에 몇 개가 나왔다. 조금은 낮춰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팬들은 "자제한 게 97마일이었다니. 왜 이렇게 진화한 것이냐", "다른 투수들이 전력으로 던지는 것과 같지 않나", "진심으로 던지면 160㎞는 그냥 넘겠다" 등 감탄을 금치 못했다.

더 놀라운 건 몇 시간 뒤 메츠와 경기에 나선 오타니가 괴물 같은 홈런포를 작렬했다는 것이다. 일본 동포인 센가 코다이의 시속 94.8마일(152.6㎞) 속구를 강타, 108.2마일(174.1㎞)의 엄청난 속도로 125m를 날아가는 대형 홈런을 날린 것이다. 오타니의 18호 홈런으로 빅리그 전체 홈런 공동 1위를 이어갔다.

일본 매체 아메바 타임스는 "641일 만에 라이브 피칭을 한 바로 직후에 갑자기 이러한 타구를 날렸다는 점은 경이로운 결과라는 인상을 남겼다"며 "경기장 전체가 열광했고 심판조차 두 번이나 확인할 수밖에 없는 타구였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던 그 반응은 오타니의 스윙이 주는 임팩트를 정확히 전달했다"고 전했다.

26일 메츠전에서 홈런을 터뜨리고 기뻐하는 오타니. /AFPBBNews=뉴스1
26일 메츠전에서 홈런을 터뜨리고 기뻐하는 오타니.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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