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블 1위' PSG-'걷어내기 1위' 인터밀란, 각종 순위로 보는 UCL 결승전 [이종성의 스포츠 문화&산업]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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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왼쪽 5번째) 등 PSG 선수들이 지난 25일(한국시간) 2024~2025 프랑스 쿠프 드 프랑스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강인(왼쪽 5번째) 등 PSG 선수들이 지난 25일(한국시간) 2024~2025 프랑스 쿠프 드 프랑스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오랫동안 파리지앵의 스포츠는 럭비, 테니스, 사이클이었다. 축구는 파리의 스포츠가 아니었다. 파리 축구의 중심축이었던 파리 생제르맹(PSG)은 1970년 파리와 생제르맹에 있던 두 클럽을 합병해 창단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와 유럽축구연맹(UEFA) 창설의 아이디어가 싹텄던 프랑스의 수도 파리가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축구의 도시로 인식되기 시작한 건 지난 2011년이다. 이 해에 카타르스포츠 인베스트먼트(QSI)는 PSG를 인수했고 이후 PSG는 리오넬 메시(38·인터 마이애미), 네이마르(33·산투스), 킬리안 음바페(27·레알 마드리드) 등 스타 선수를 내세워 유럽 축구를 선도하는 클럽이 될 수 있었다.


1998년부터 지난 2022년까지 7차례 월드컵에서 4번이나 결승에 올랐고 그 가운데 2번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황금기를 누렸던 프랑스 축구는 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에 목말라 있었다. 1992~1993 시즌에 올랭피크 마르세유가 정상에 오른 게 프랑스 클럽의 유일한 챔피언스리그 우승이었기 때문이다.

슈퍼 클럽이 된 PSG가 프랑스와 파리에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전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던 이유다. 하지만 초호화 군단이었던 PSG는 아직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특히 2019~2020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0-1로 패해 팬들의 큰 아쉬움을 남겼다. PSG에 엄청난 지본을 투입해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어했던 카타르에도 이 준우승은 아쉬운 결과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PSG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리라고 예상한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팀의 핵심 선수 음바페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PSG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 팀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드리블 축구'를 선보이며 결승전에 안착했다.

거의 모든 선수가 거침 없는 드리블로 순식간에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는 PSG의 플레이 스타일은 기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PSG는 팀 드리블 숫자에서 339개로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오른 36개 팀 가운데 가장 많다.

이강인(24)의 소속팀이기도 한 PSG는 한 마디로 드리블 군단이다. 챔피언스리그 개인 드리블 순위에서 10위 안에 포함된 PSG 선수는 3명이나 된다. 우스만 뎀벨레(61개·5위), 브래들리 바르콜라(57개·8위), 데지레 두에(48개·10위)가 PSG의 대표적 드리블 장인들이다. 여기에 PSG의 오른쪽 풀백으로 번개 같은 드리블로 정평이 난 아슈라프 하키미(36개·18위)도 PSG의 공격 축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

PSG 선수들은 화려한 드리블만 잘 하는 게 아니다. 적극적인 수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볼스 리커버드(Balls Recovered·공 소유권을 되찾아 오는 것)' 숫자에서도 694개로 챔피언스리그 전체 1위다. 여기에 공격적인 수비의 상징적 지표라고 할 수 있는 태클을 통해 공격권을 획득하는 '태클스 원(Tackles Won)'에서도 105개로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올 시즌 PSG의 수비가 견고하면서도 끈끈해졌다는 인상을 주게 된 이유다.

인터밀란 선수들.  /AFPBBNews=뉴스1
인터밀란 선수들. /AFPBBNews=뉴스1
오는 6월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4~2025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PSG와 맞붙는 이탈리아의 인테르나치오날레(인터밀란)는 수비력이 안정돼 있다. 상대를 무득점으로 틀어 막은 경기가 챔피언스리그 본선 14경기 가운데 8경기나 된다. 골키퍼 얀 좀머(37)가 골문을 지키는 인테르나치오날레는 골키퍼의 세이브 숫자도 56개로 레알 마드리드(60개)에 이어 전체 2위다.

인테르나치오날레의 수비 기록 가운데 또다른 측면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혼전 중이거나 위기 상황에서 공을 걷어내는 '클리어런스(Clearance) 시도' 횟수다. 인테르나치오날레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무려 357개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데이터로 나타난 인테르나치오날레 공격의 특징은 역습을 중심으로 한 효율성이다. 인테르나치오날레의 공격 시도 횟수는 496회로 36개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 팀 가운데 16위에 그쳐 있다. 하지만 득점 수는 26개로 전체 7위에 올라 있다. 인테르나치오날레의 공격이 그만큼 효율적이었다는 의미다.

인테르나치오날레는 팀 드리블 숫자도 151개로 전체 16위 수준이다. 하지만 상대의 빈 공간이 보이면 주저하지 않고 패스를 시도한다. 그러다 보니 인테르나치오날레는 공격 시에 오프사이드를 범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테르나치오날레의 오프 사이드 숫자는 36개로 전체 2위다.

PSG와 인테르나치오날레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드리블을 중심으로 한 공격 축구와 뒷문을 걸어 잠그면서 역습을 노리는 효율성의 축구의 대결 구도다.

이종성 교수.
이종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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