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7억짜리 대형 오심' 성급했던 휘슬에 챔스 좌절, 심판협회 전 회장도 "이해할 수 없다" 비판

김명석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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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애스턴 빌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후반 28분, 알타이 바이은드르 골키퍼가 제대로 잡지 못한 공을 모건 로저스가 따내는 장면. 이 장면 직후 로저스의 골이 나왔지만, 주심은 슈팅이 골문을 넘어서기 전 휘슬을 분 뒤 골키퍼 차징 파울을 선언하며 애스턴 빌라 득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사진=TNT스포츠 캡처
26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애스턴 빌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후반 28분, 알타이 바이은드르 골키퍼가 제대로 잡지 못한 공을 모건 로저스가 따내는 장면. 이 장면 직후 로저스의 골이 나왔지만, 주심은 슈팅이 골문을 넘어서기 전 휘슬을 분 뒤 골키퍼 차징 파울을 선언하며 애스턴 빌라 득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사진=TNT스포츠 캡처
우나이 에미리 애스턴 빌라 감독이 2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패배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좌절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우나이 에미리 애스턴 빌라 감독이 2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패배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좌절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8라운드 최종전 애스턴 빌라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나온 대형 오심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판정 자체도 오심이었을 뿐만 아니라 성급하게 휘슬을 부는 바람에 비디오 판독(VAR) 대상조차 되지 못했는데, 그 여파가 결과적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실패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잉글랜드심판협회 전 회장은 경험이 적은 주심이 배정된 건 큰 실수였다고 지적했다.

명백한 오심의 피해는 애스턴 빌라가 봤다. 지난 26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EPL 38라운드 최종전에서 귀중한 선제골을 넣고도 석연찮은 파울로 득점이 취소된 장면이었다.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렸던 애스턴 빌라는 이날 후반 28분 극적으로 선제골을 넣는 듯 보였다. 상대 골키퍼 알타이 바이은드르가 제대로 잡지 못한 공을 공격수 모건 로저스가 따낸 뒤 골망을 흔들었다. 다만 주심은 로저스의 득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바이은드르 골키퍼가 잡은 공을 발로 차 따냈다는 판정이었다. 결국 애스턴 빌라의 득점은 취소됐다.

문제는 느린 화면에선 바이은드르 골키퍼가 공을 확실하게 잡지 못한 게 정확히 포착됐다는 점. 로저스는 볼 경합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공을 따낸 뒤 그대로 골을 넣은 셈이다. 그런데 VAR을 거치고도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주심의 최초 판정대로 애스턴 빌라의 득점은 없던 일이었고, 대신 맨유에 프리킥이 주어졌다.

이유는 주심의 '성급했던 휘슬 타이밍'이었다. 이날 주심은 로저스의 슈팅이 골라인을 넘어가기 직전에 휘슬을 불었다. 주심의 휘슬이 울린 이후 나온 애스턴 빌라의 득점은 아예 없던 일이 됐다. 자연스레 해당 장면은 VAR 대상인 '득점 인정·취소 여부'에 해당될 수 없었다. 느린 화면을 통해서는 명백한 오심이 확인됐고, VAR 심판실에서도 이를 확인했으나 주심의 휘슬 타이밍 탓에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만약 주심이 휘슬을 늦게 분 뒤 VAR을 통해 해당 장면을 재확인됐다면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을 장면이었다.


26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애스턴 빌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후반 28분, 맨유 알타이 바이은드르 골키퍼가 제대로 잡지 못한 공을 애스턴 빌라 모건 로저스가 따내는 장면. 이 장면 직후 로저스의 골이 나왔지만, 주심은 슈팅이 골문을 넘어서기 전 휘슬을 분 뒤 골키퍼 차징 파울을 선언하며 애스턴 빌라 득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사진=영국 더선 캡처
26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애스턴 빌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후반 28분, 맨유 알타이 바이은드르 골키퍼가 제대로 잡지 못한 공을 애스턴 빌라 모건 로저스가 따내는 장면. 이 장면 직후 로저스의 골이 나왔지만, 주심은 슈팅이 골문을 넘어서기 전 휘슬을 분 뒤 골키퍼 차징 파울을 선언하며 애스턴 빌라 득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사진=영국 더선 캡처
EPL 사무국 역시 "당시 주심이 골키퍼가 먼저 공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해 맨유의 프리킥을 선언했다. 다만 공이 골문 안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심판이 휘슬을 불었으므로, 이 상황은 VAR로 재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억울하게 득점에 실패한 애스턴 빌라는 결국 내리 2골을 실점한 뒤 0-2로 졌다. 이날 패배로 애스턴 빌라는 승점 66에 머물러 5위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동률을 이뤘지만 득실차에 밀려 6위로 떨어졌다. 이날 승점 1점만 더했어도 애스턴 빌라는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었으나 그 기회가 허망하게 날아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 장면을 두고 '1억 파운드(약 1857억원)짜리 오심'이라고 비판했다. 만약 애스턴 빌라가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했다면 본선 진출 등 수당으로 1억 파운드에 달하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지만, 주심의 잘못된 판단과 성급한 휘슬로 그 기회가 날아갔다는 의미다.

애스턴 빌라 구단은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경기에서 경험이 적은 토마스 브라몰 심판을 배정한 잉글랜드프로경기심판기구(PGMOL)를 향해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구단은 "결과가 변하지 않는 건 알고 있지만, 앞으로는 중요성이 큰 경기 심판 배정 방식을 재검토하고 VAR이 더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키스 해켓 전 심판협회 회장도 PGMOL이 브라몰 주심을 배정한 선택에 대해 "부적절한 결정이었다고 본다"며 "경험이 많은 다른 심판들이 있는데도 이 경기에 배정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2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패배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좌절된 뒤 아쉬워하고 있는 애스턴 빌라 선수들. /AFPBBNews=뉴스1
2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패배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좌절된 뒤 아쉬워하고 있는 애스턴 빌라 선수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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