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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강민호(왼쪽)가 29일 대구 롯데전에서 5회 몸에 맞는 볼 이후 전준우를 말리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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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강민호가 29일 대구 롯데전 승리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
삼성과 롯데는 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맞대결을 치렀다. 이날 경기는 삼성이 9-3으로 승리하며 4연승을 질주했다.
두 팀은 5회초 충돌을 빚었다. 2아웃을 잡은 최원태는 4번 전준우에게 3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왼쪽 팔꿈치 쪽에 맞았다. 이에 전준우는 분을 참지 못하고 최원태에게 달려가 '두 번째'라는 손짓을 했다. 그러자 최원태도 억울한 듯 두 팔을 올리면서 다가갔다.
이에 양 팀 선수들이 달려나와 벤치 클리어링이 펼쳐졌다. 최원태는 격앙된 표정으로 무언가를 말했고, 전준우도 화가 난 듯 달려가려고 하자 과거 팀 동료였던 포수 강민호가 적극적으로 말렸다.
두 팀의 중재 끝에 마무리되는 듯했던 벤치 클리어링은 전준우가 1루로 나간 뒤 최원태가 무언가를 또 말하면서 다시 벌어졌다. 전준우는 다시 최원태에게 달려가려고 했고, 이번에는 삼성 주장 구자욱이 전준우에게 다가가 중재에 나섰다.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던 선수들도 다시 몰려나와 2차 벤치 클리어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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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롯데 선수단이 벤치 클리어링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앞서 두 선수는 12일 전에도 갈등이 있었다. 지난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삼성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전준우가 최원태의 높은 쪽 패스트볼에 맞은 후 투수를 노려보면서 긴장감을 조성했다. 이어 다음 날에는 5회말 양창섭이 윤동희의 머리 위쪽으로 위협구를 던지며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다.
삼성과 롯데의 두 번의 벤치 클리어링에서 모두 적극적 중재자로 나선 선수가 바로 강민호다. 롯데에서 14년(2004~2017년)을 뛰었고, 삼성에서도 8년(2018~2025년)을 뛴 그는 양 팀에 아는 선수들이 많았고, 그렇기에 대화가 통할 수 있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강민호는 벤치 클리어링 상황에 대해 "서로 오해가 쌓인 부분이 없잖아 있는 것 같다"며 "전준우 선수도 부산 경기(17일 더블헤더 2차전) 때 최원태 선수에게 똑같이 맞아서, 그때(5회초) 최원태 선수의 제스처가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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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전준우가 17일 사직 삼성전 더블헤더 2차전에서 최원태의 투구에 맞은 후 노려보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강민호는 두 차례 벤치 클리어링에서 중재에 나선 부분에 대해서는 "롯데에 있는 친구들도 다 알고, 같이 야구를 했다. 그래서 제가 앞에서 나서서 중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야구장에 어린 친구들도 많이 오기 때문에,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거는 정말 야구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다고 생각해서 좀 더 적극적으로 말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치고 받고 하면 난리가 난다"며 미소를 지은 강민호는 "흥분한 선수들이 있으면 찾아가서 '야, 흥분하지 마라. 내가 얘기할게' 하면서 몇 명을 진정시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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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최원태(왼쪽)와 롯데 전준우가 벤치 클리어링 직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