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우-최원태 또다시 충돌, '평화수호자' 강민호는 "원태가 인사만 했으면 됐을 텐데..." 아쉬움 [대구 현장]

대구=양정웅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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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강민호(왼쪽)가 29일 대구 롯데전에서 5회 몸에 맞는 볼 이후 전준우를 말리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강민호(왼쪽)가 29일 대구 롯데전에서 5회 몸에 맞는 볼 이후 전준우를 말리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강민호가 29일 대구 롯데전 승리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삼성 강민호가 29일 대구 롯데전 승리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가 또 벤치 클리어링을 벌였다. 롯데 전준우(39)와 삼성 최원태(28)가 2번째로 갈등을 빚은 가운데, 적극적 중재자 역할을 한 삼성 베테랑 강민호(40)는 어떻게 봤을까.

삼성과 롯데는 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맞대결을 치렀다. 이날 경기는 삼성이 9-3으로 승리하며 4연승을 질주했다.


두 팀은 5회초 충돌을 빚었다. 2아웃을 잡은 최원태는 4번 전준우에게 3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왼쪽 팔꿈치 쪽에 맞았다. 이에 전준우는 분을 참지 못하고 최원태에게 달려가 '두 번째'라는 손짓을 했다. 그러자 최원태도 억울한 듯 두 팔을 올리면서 다가갔다.

이에 양 팀 선수들이 달려나와 벤치 클리어링이 펼쳐졌다. 최원태는 격앙된 표정으로 무언가를 말했고, 전준우도 화가 난 듯 달려가려고 하자 과거 팀 동료였던 포수 강민호가 적극적으로 말렸다.

두 팀의 중재 끝에 마무리되는 듯했던 벤치 클리어링은 전준우가 1루로 나간 뒤 최원태가 무언가를 또 말하면서 다시 벌어졌다. 전준우는 다시 최원태에게 달려가려고 했고, 이번에는 삼성 주장 구자욱이 전준우에게 다가가 중재에 나섰다.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던 선수들도 다시 몰려나와 2차 벤치 클리어링을 했다.


삼성과 롯데 선수단이 벤치 클리어링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삼성과 롯데 선수단이 벤치 클리어링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전준우와 김민성 등 롯데의 고참 선수들은 항의에 나섰고, 양 팀 선수들은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나섰다. 결국 최원태가 전준우에게 다가가 다시 무언가를 얘기한 후 전준우가 미소를 지으면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앞서 두 선수는 12일 전에도 갈등이 있었다. 지난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삼성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전준우가 최원태의 높은 쪽 패스트볼에 맞은 후 투수를 노려보면서 긴장감을 조성했다. 이어 다음 날에는 5회말 양창섭이 윤동희의 머리 위쪽으로 위협구를 던지며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다.

삼성과 롯데의 두 번의 벤치 클리어링에서 모두 적극적 중재자로 나선 선수가 바로 강민호다. 롯데에서 14년(2004~2017년)을 뛰었고, 삼성에서도 8년(2018~2025년)을 뛴 그는 양 팀에 아는 선수들이 많았고, 그렇기에 대화가 통할 수 있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강민호는 벤치 클리어링 상황에 대해 "서로 오해가 쌓인 부분이 없잖아 있는 것 같다"며 "전준우 선수도 부산 경기(17일 더블헤더 2차전) 때 최원태 선수에게 똑같이 맞아서, 그때(5회초) 최원태 선수의 제스처가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 전준우가 17일 사직 삼성전 더블헤더 2차전에서 최원태의 투구에 맞은 후 노려보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전준우가 17일 사직 삼성전 더블헤더 2차전에서 최원태의 투구에 맞은 후 노려보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전)준우를 편드는 건 아니다"라는 전제를 단 강민호는 "최원태 선수가 인사만 했으면 됐을 텐데, '나도 공이 빠진 건데 왜 나한테 이러느냐' 이런 식으로 오해가 생겼다"며 "명백히 최원태 선수가 잘못했다. 한국야구에서는 선후배의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에 강민호는 주장 구자욱과 함께 더그아웃에서 최원태에게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강민호는 두 차례 벤치 클리어링에서 중재에 나선 부분에 대해서는 "롯데에 있는 친구들도 다 알고, 같이 야구를 했다. 그래서 제가 앞에서 나서서 중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야구장에 어린 친구들도 많이 오기 때문에,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거는 정말 야구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다고 생각해서 좀 더 적극적으로 말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치고 받고 하면 난리가 난다"며 미소를 지은 강민호는 "흥분한 선수들이 있으면 찾아가서 '야, 흥분하지 마라. 내가 얘기할게' 하면서 몇 명을 진정시켰다"고 했다.

삼성 최원태(왼쪽)와 롯데 전준우가 벤치 클리어링 직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최원태(왼쪽)와 롯데 전준우가 벤치 클리어링 직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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