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달걀 10개 먹고 데뷔 2년 만에 첫 SV, 한화 조동욱이 보여준 가능성... 장충고 1R 친구에게도 희망됐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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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조동욱이 28일 잠실 LG전을 승리로 이끈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조동욱이 28일 잠실 LG전을 승리로 이끈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조동욱.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조동욱.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태생적으로 마른 사람들에게 체중 증량은 감량만큼이나 힘들다. 더욱이 단순히 지방을 늘리는 것이 아닌 운동에 필요한 근력을 늘려야 하는 마른 선수들에게, 일단 벌크업을 해놓고 필요한 만큼의 근육만 남겨놓는다는 다수의 선수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한화 이글스 좌완 조동욱(21)도 마찬가지였다. 소래초-영남중-장충고 졸업 후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조동욱은 제구력이 안정적이지 않았으나, 키 190cm에서 나오는 높은 타점으로 최고 시속 145km의 빠른 공을 던지는데 디셉션(숨김 동작)도 까다로운 편이어서, 한화뿐 아니라 노리는 구단이 많았다. 당시 신인드래프트에 참여한 한 KBO 구단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조동욱이 프로의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받는다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우리도 1라운드로 고려했던 선수여서 한화가 2라운드에서 가장 먼저 데려갔을 때 놀랍진 않았다"고 입맛을 다셨었다.


어느 구단, 어느 선수가 그렇듯 체격을 키우는 것이 순탄치는 않았다. 증량 과정에서 투구 밸런스를 잃어버리는 경우도 많고 고교 시절에도 제구가 뛰어나다 볼 수 없었던 조동욱도 마찬가지였다.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1군에서 21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6.37, 41이닝 20사사구(14볼넷 6몸에 맞는 볼) 32탈삼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3월 한화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트레이닝 파트의 체계적인 운동 스케줄과 하루에 달걀 10개를 먹는 등 본인의 노력으로 부지런히 살을 찌웠다. 그 결과 지난 겨울 5~7㎏ 증량에 성공했고 구속 증가와 성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김경문 감독의 눈에도 띄었다. 지난 3월 신구장 청백전에서 호투를 시작으로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고, 멀티 이닝을 소화하는 마당쇠 역할을 하며 차츰 자신의 입지를 늘려갔다.

2024년 조동욱.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2024년 조동욱.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조동욱.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조동욱.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올해 한화가 타격 부진으로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면서 하이 레버리지 상황 출전도 잦아졌고, 지난 28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는 마침내 세이브 기회를 잡았다. 한화가 6-5로 앞선 연장 11회말 박상원이 송찬의에게 볼넷을 내주는 등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자, 오지환을 상대로 등판했다. 조동욱 역시 오지환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대타 이주헌에게 볼넷을 주는 등 2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함창건을 빠른 직구로 0B2S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접한 뒤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면서 경기를 끝냈다. 데뷔 2년 만에 첫 세이브를 달성한 순간.


조동욱의 점진적인 성장과 성공은 체중 증량과 투구 밸런스 고민에 빠진 선수들에게도 충분히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예가 한화 황준서(20)다. 황준서는 면일초(중랑구리틀)-상명중-장충고 졸업 후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특급 신인이다. 장충고 시절 최고 시속 150㎞의 빠른 공에 뛰어난 스플리터를 장착해 KBO 리그를 대표할 수 있는 좌완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조동욱과 함께 육선엽(20·삼성), 원종해(20·NC), 김윤하(20·키움) 등과 함께 2023년 장충고 빅5 중 하나로 불렸다.

지난해 데뷔 시즌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도 36경기 2승 8패 1홀드 평균자책점 5.38, 72이닝 70탈삼진을 마크하고 가능성을 보여줬다. 발전 가능성이 더 기대됐다. KBO 등록 기준 키 185㎝ 체중 78㎏의 몸 상태에서 근력을 더 늘리고 구속이 증가한다면 향후 한화 1선발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 잠재력을 눈여겨본 류현진(38)도 올해 초 일본 오키나와 미니캠프에 황준서를 데려가 '살찌우기 프로젝트'를 진행할 정도였다. 하지만 좀처럼 증량이 쉽지 않았고 퓨처스리그에서 슬라이더와 커브 숙련도를 높이며 때를 기다렸다. 그러다 엄상백의 부진을 기회로 지난 21일 1군에 등록됐고 이후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호투 중이다. 황준서도 장충고 동기 조동욱과 함께 더 날아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준서.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황준서.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황준서(왼쪽)과 조동욱.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황준서(왼쪽)과 조동욱.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조동욱이 28일 잠실 LG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조동욱이 28일 잠실 LG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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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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