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도루' 진기록에 롯데 新외인 "이렇게 한 번도 도루 안 내줬는데...", 그래도 "韓 공인구 손에 더 익어" 희망 봤다

대구=양정웅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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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알렉 감보아가 27일 대구 삼성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알렉 감보아가 27일 대구 삼성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위력적인 구위로 상대 타자를 압도하기도 하고, 찰나의 방심으로 허무한 실점도 기록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새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29)가 자신의 1군 첫 등판을 돌아봤다.

감보아는 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를 앞두고 스타뉴스와 만나 "굉장히 즐거운 경험이었다. 전반적으로 원하는 방향대로 갔다"고 자신의 투구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감보아는 27일 삼성전에 선발투수로 등판, 4⅔이닝 5피안타 3사사구 9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게임은 감보아가 롯데와 계약한 후 처음으로 1군 경기에 선발로 등판하는 날이었다.

감보아는 1회 초구부터 시속 151㎞ 바깥쪽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회에는 한계도 보여줬다. 우타자에게 제구가 흔들리면서 강민호에게 안타를 맞은 후 2사에서 박승규(안타)와 이성규(몸에 맞는 볼)를 연달아 내보냈다. 이어 김지찬의 느린 땅볼 때 1루 송구가 빗나갔고, 이를 틈타 2루 주자까지 홈으로 들어와 2점을 헌납했다.

롯데 감보아가 27일 대구 삼성전에서 투구 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롯데 감보아가 27일 대구 삼성전에서 투구 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삼성 이성규(아래쪽)가 27일 대구 롯데전에서 2회 홈스틸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이성규(아래쪽)가 27일 대구 롯데전에서 2회 홈스틸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어진 만루에서 감보아가 글러브를 잡고 고개를 숙이는 동작을 하는 사이, 3루 주자 이성규가 홈스틸을 시도했다. 이를 알아채지 못한 감보아는 뒤늦게 3루로 송구했지만, 주자는 모두 살았다. KBO 역대 9번째 트리플 스틸(삼중도루)이었다. 이어 감보아는 폭투까지 저지르면서 4실점째를 기록했다.


그래도 감보아는 문제가 된 동작을 3회부터 수정했고, 투구에서도 조금씩 안정감을 찾았다. 4회에는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고, 5회까지도 크게 구위가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예정된 투구 수 90개에 육박하자(89개) 감보아는 5회 2사 후 마운드를 내려갔다. 최고 구속은 155㎞까지 나왔다.

감보아는 "팀이 승리했다면 개인적으로도 좋았긴 했을 것이다"라면서 "그래도 전반적으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앞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경기였다"며 "적당히 괜찮은 경기였던 걸로 본다"고 자신의 첫 등판에 대해 자평했다.

롯데 알렉 감보아가 27일 대구 삼성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알렉 감보아가 27일 대구 삼성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2회 삼중도루 상황에 대해 "야구장이 굉장히 시끄러웠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는 소리는 못 들어봤다"며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그런 자세로 오랫동안 많이 투구했는데 이렇게는 한 번도 도루를 내준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야구는 미국과 스타일이 다르다는 결 느꼈으니 방향도 바꾸려고 한다. 셋업 자세를 고쳐가고 앞으로 발전해나가겠다"고 했다.

3회부터 바뀐 자세가 문제가 없었던 데는 이유가 있었다. 감보아는 "그 자세 자체가 평상시 자세이기도 하다. 그런 식으로 투구한 적이 있었기에 큰 어려움 없이 곧바로 전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감보아는 통산 마이너리그에서 9이닝당 4.3볼넷, 올해 트리플A에서는 5.6볼넷을 내주는 등 제구에서 의문부호가 붙었다. 하지만 입국 후 불펜 피칭을 지켜본 주형광 롯데 투수코치는 "제구가 안정적이고, 비슷하게 들어오더라"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그는 "KBO 공인구가 손에 더 잘 맞고 제구가 더 잘 잡힌다. 그래서 정확하게 들어가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직 한 경기지만 한국 타자의 특징을 느낀 게 있을까. 감보아는 "최대한 오래 끌어가면서 악착같이 싸우는 걸 확실히 느꼈다"며 "그래서 나도 어떻게든 투구 수를 줄여가면서 빨리 상대하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롯데 알렉 감보아가 27일 대구 삼성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알렉 감보아가 27일 대구 삼성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감보아는 지난 14일 찰리 반즈를 대신해 롯데에 합류한 선수다. 박세웅과 터커 데이비슨을 제외하면 아직 의문부호가 붙는 롯데 선발진에 힘을 불어넣을 자원으로 기대받고 있다.

지난 17일 입국 후 2주 가까이 흘렀다. 감보아는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 잠도 잘 자고 음식도 잘 맞아서 전혀 문제 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선수들은 한국 음식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감보아는 "전혀 문제 없다. 통역 직원들도 같이 먹을 수 있는 걸 잘 찾아주고 있다"며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롯데는 현재 상위권 경쟁에 나서고 있는데, 감보아의 역할이 막중하다. 그는 "내가 경기에 나가지 않더라도 안에서 다른 선수들을 응원하겠다. 내가 그만큼 해줌으로써 내가 던질 때 다른 선수들도 응원해주면서 좋은 결실을 낼 수 있도록 해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롯데 알렉 감보아가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롯데 알렉 감보아가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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