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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Instagram@kurtsadams |
커츠 애덤스 로젠탈스(Kurts Adams Rozentals)는 지난 4월 성인 콘텐츠 플랫폼인 온리팬스 활동으로 인해 영국 카누 연맹으로부터 선수 자격이 정지됐다. 온리팬스는 창작자가 유료 구독자들에게 독점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주로 성인 콘텐츠로 유명하다.
로젠탈스는 생계비 마련을 위해 이 플랫폼에서 상의 탈의 사진과 영상을 올려 수익을 얻었지만, 이것이 "품위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간주되면서 올림픽 꿈과 경제적 안정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생계 위해" 온리팬스 활동
선수들이 노출 사진을 유료 플랫폼에 올리는 일은 이미 찾기 어려운 일이 아니다. 2016 리우 올림픽 다이빙 금메달리스트인 잭 로거도 2024년 "생계를 위해" 온리팬스 계정을 개설했다. 로거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남자 3m 스프링보드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파리올림픽에 참가한 조정 선수 로비 맨슨(뉴질랜드), 장대 높이뛰기 선수 앨리샤 뉴먼(캐나다), 커밍아웃한 게이 다이빙 금메달리스트 매튜 미첨(호주) 등 선수들 역시 온리팬스를 통해 돈을 벌며 재정적 안정을 찾았다고 밝힌 바 있다.
로거의 아버지는 "수영복만 입고 있는 모습이니 경기에서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할머니에게도 보여줄 수 있을 정도로 건전한 내용"이라고 옹호했다. 이는 영국 체육계에서 온리팬스가 이미 생계형 부업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수 케이트 내시도 "아티스트들이 투어하기 어려운 시기"라며 온리팬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혀 이는 체육계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 전반의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로젠탈스 역시 생계 때문에 온리팬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영국 카누 연맹에서 지급하는 연간 지원금은 1만 6천 파운드(한화 약 2천 600만원)에 불과해 런던에서의 임대료, 교통비, 식비 등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대부분의 풀타임 선수들이 런던에서 생활하는데, 부모의 지원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나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런던으로 이주할 수 없어서 동부 미들랜드에서 런던까지 계속 왕복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어머니가 주당 90시간씩 일하고 집에 법원 집행관이 찾아오는 등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임대료를 어떻게 낼지 고민하면서 경기 시작선에 서는 것은 좋은 경기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로젠탈스는 올해 1월부터 온리팬스에서 상의를 벗은 사진과 성적 암시가 담긴 콘텐츠를 올려 4개월 만에 10만 파운드(약 1억 2천 800만원) 이상을 벌었다. 그의 계정은 1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획득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도 "의도적으로 자극적인 콘텐츠"를 올려 온리팬스로 사람들을 유도했다고 인정했다. 온리팬스는 전 세계 2억 2천만 사용자와 200만 창작자를 보유한 대형 플랫폼으로, 창작자들은 수익의 80%를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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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nstagram@kurtsadams |
영국 카누 연맹은 로젠탈스의 행동이 선수로서 품위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체육단체의 선수 징계 정책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의 공격적 사용'과 '품위없고 공격적이거나 부도덕한 행동'은 선수 자격 박탈 사유가 될 수 있다. 연맹 측은 "다른 선수, 직원, 자원봉사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임시 조치"라며 "안전하고 열린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로젠탈스는 "연간 지원금 2천 600만원으로는 생활이 불가능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선수 지원 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다른 방법이 없다"고 반박했다.
2023년 세계 23세 이하 선수권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그는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이라며 "어머니가 인생을 즐기고 내가 스포츠에 모든 것을 쏟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고 강조했다. 로젠탈스는 현재 독립 조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의 사례는 영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프로 스포츠계에서 선수들의 경제적 어려움과 개인의 자유 사이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