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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하는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 |
키움은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4-9로 졌다.
키움의 승리 시계는 14승에서 멈춰섰고 10패 1무만 늘었다. 승률은 0.241에 불과한데 이보다 더 낮은 승률을 기록한 건 정규리그 종료 시점으로 단 두 팀 뿐이었다.
김선기가 올 시즌 첫 5이닝(2실점) 호투를 펼쳤고 7회초 1사까지만 해도 4-2로 앞서 있었기에 더욱 뼈아픈 패배다. 7회에만 무려 7점을 내주며 완전히 무너져내렸다. 허탈함이 빠져들 수밖에 없는, 단순한 1패 이상의 치명타를 안긴 결과다.
승률이 3할에도 미치지 못했던 팀은 역사상 단 4팀에 불과했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0.188(15승 65패), 1986년 빙그레 이글스(한화 전신)의 0.290(31승 76패 1무),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의 0.224(28승 97패 7무), 2002년 롯데 자이언츠의 0.265(35승 97패 1무)가 전부였다.
이마저도 모두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프로 원년 삼미는 마지막에 급하게 창단해 제대로 된 선수들을 수급하기 힘들었고 1986년 빙그레 역시 창단 첫 해로 여러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1999년 쌍방울은 모기업이 부도 위기에 놓여 선수 구성에 애를 먹을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이러한 점을 들어 2002년 롯데야말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올 시즌 키움은 당시 롯데보다도 더 심각한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두 시즌 모두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0.411(58승 83패 3무), 0.403(58승 86패)로 올 시즌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2015년 10구단 체제 이후에서도 단연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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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기 키움 감독. |
주장 송성문을 비롯한 선수들은 "절대 최하위는 하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는데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충분한 근거가 부족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KBO 통산 타율 1위(0.340)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올 시즌을 앞두고는 4년 연속 골든글러브의 주인공 김혜성(LA 다저스)을 메이저리그로 보냈다. 여기에 조상우까지 현금과 신인 지명권을 받아오는 조건으로 KIA 타이거즈에 넘겼다.
타선 약화에 대비해 외국인 타자를 2명으로 구성하는 강수를 뒀지만 대실패였다. 루벤 카디네스와 야시엘 푸이그 모두 2할대 초반 타율에 허덕였고 결국 지난 19일 푸이그를 대신해 라울 알칸타라를 급하게 대체 영입하며 전략 실패를 인정했다.
팀 타율(0.235), 득점(208), 출루율(0.305), 장타율(0.337), 득점권 타율(0.248) 모두 최하위에 머물고 있고 팀 평균자책점(5.96)도 단연 최하위다. 수비 실책(50개)도 가장 많다. 숫자로만 봐도 도무지 이길 방법이 보이지 않는 현실이다.
지난해 1000만 관중 시대를 열며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프로야구는 올 시즌에도 지난 18일 역대 최소 경기 400만 관중을 달성하는 등 1100만을 넘어 1200만까지도 도전할 수 있는 기세다.
그러나 키움의 부진은 이러한 KBO리그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역대 최다패가 2002년 롯데와 1999년 쌍방울의 97패였다는데, 키움은 현재 페이스대로면 산술적으로 114패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키움을 바라보는 야구계의 시선이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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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을 거듭하다 결국 방출된 푸이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