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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민석이 30일 키움전 3타점 3루타로 팀 승리를 이끈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
'초대형 트레이드'의 주인공이었지만 두 차례나 2군을 오갔다. 김민석(21·두산 베어스)은 3번째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그만큼 퓨처스에서 이 순간을 고대하며 칼을 갈았다.
김민석은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 6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삼진 3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9-4 역전승을 이끌었다.
2023년 1라운드 3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은 김민석은 두 시즌 아쉬움을 남긴 채 올 시즌을 앞두고 추재현, 최우인과 함께 정철원, 전민재와 맞바꾸는 3대2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정철원과 김민석이 메인 카드로 불리는 트레이드였다. 롯데는 확실히 불펜 자원이 필요했고 두산은 미래를 책임질 전도유망한 외야 자원이 간절했다.
정철원은 롯데의 핵심 불펜으로 자리매김했고 부상으로 2주 이상을 빠져 규정 타석은 채우지 못했으나 타격 1위 복귀를 눈앞에 둔 전민재 또한 맹타를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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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초 역전 3타점 3루타를 날리는 김민석.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지난달 20일 돌아와 다시 3경기 연속 안타로 좋은 타격감을 보이는 듯 했지만 이후 부진의 수렁에 빠졌고 두 번째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3번째 복귀한 이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김민석은 2회 첫 타석부터 우전 안타를 터뜨렸으나 도루에 실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제이크 케이브의 동점 투런 홈런으로 4-4 균형을 맞춘 7회초 1사 만루에 타석에 들어선 그는 양지율의 몸쪽 슬라이더를 강타, 우익수 뒤로 흐르는 3타점 싹쓸이 3루타를 날리고 포효했다. 승부는 한순간에 기울었고 두산은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후 이승엽 감독은 "타선이 골고루 터지며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특히 흐름이 밀리던 7회 7득점 빅이닝을 만들어낸 점이 주효했다"며 "그 중에서도 만루 찬스에서 좋은 스윙으로 3타점 싹쓸이 3루타를 때려낸 김민석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3회 만루 찬스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김민석은 "아쉬움이 컸지만 타순을 계산해봤는데 두 번은 기회가 더 올 것 같아 빨리 있으려 했다"며 "빨리 수비에 집중하자라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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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이 3루타를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승리를 책임질 기회를 얻은 김민석은 "앞에서 선배님들이 볼넷과 몸에 맞는 공으로 나가주셔서 외야 플라이만 쳐도 역전이니까 삼진이랑 병살타만 안 당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렸다"며 "(타구가 떨어지는 걸) 확인한 순간 죽어도 무조건 3루에서 죽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김민석에 유니폼에 잔뜩 묻은 흙먼지가 이날의 결정적 활약을 대변해줬다.
큰 기대를 받았던 만큼 2군을 오가며 마음을 추스르기도 쉽지 않았다. "마음고생이 심하긴 했는데 야구를 1,2년만 할 것도 아니고 앞으로 몇 십 년을 해야 하니까 더 강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며 "확실히 1군보다는 연습을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이어서 스스로 반성도 많이 하고 어떻게 하면 나만의 존을 설정해서 잘 칠 수 있는 공들이 뭔지 연구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2군에선 1,2루 내야 수업을 받기도 했다. 1군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간절함이었다. 김민석은 "메인은 외야였지만 시간이 비거나 내야 코치님이 시간이 되실 때 훈련을 했다"며 "메이저리그도 그렇고 내야와 외야수를 둘 다 하는 야수가 더 활용도도 높고 경기에도 많이 나갈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같이 연습을 했다"고 설명했다. 1,2루 수비를 펼친 김민석에 대해 퓨처스 코칭스태프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이젠 더 이상 퓨처스를 오갈 수 없다는 마음가짐이다. 김민석은 "(이날 활약이) 자신감도 되고 앞으로 더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밸런스도 2군에서 잘 만들었던 게 1군 경기까지 이어져 다행"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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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왼쪽)이 득점한 뒤 박계범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