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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의 송구 모습. /AFPBBNews=뉴스1 |
수비는 이미 인정받았고, 타격도 점점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몰랐던 김혜성(26·LA 다저스)의 예상 밖 어깨까지 메이저리그(MLB)에서 나오고 있다.
김혜성은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경기에 9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 홈런을 포함해 4타수 4안타 1볼넷 2타점 3득점으로 대활약했다.
이날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4안타와 5출루 경기를 달성했고, 시즌 2번째 홈런까지 터트렸다. 덕분에 김혜성의 타율은 0.366에서 0.422, OPS는 0.858에서 1.058까지 수직상승했다.
타석에서는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을 만큼 맹활약을 펼쳤다. 주전 유격수 무키 베츠의 부상으로 선발 기회를 잡은 그는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내며 가볍게 출발했다. 이어 8-0으로 앞선 2회에는 8구 승부 끝에 우월 투런 홈런을 뽑아내며 팀의 두 자릿수 득점에 기여했다. 특히 그동안 상대할 기회가 적었던 좌투수에게 뽑아낸 것이어서 더 의미가 있었다.
이후로도 김혜성은 5회와 6회 각각 좌전안타를 뽑아냈고, 15-2로 앞서던 8회에는 내야수 파블로 레예스를 상대로 2루타를 터트리면서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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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이 홈런을 날리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 |
6회 수비에서 중견수로 옮긴 김혜성은 교체되자마자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선두타자 애런 저지의 타구는 좌중간을 가르며 펜스까지 갔다. 저지는 지체 없이 2루로 향했다. 그런데 펜스 플레이를 통해 타구를 잡은 김혜성이 거의 2루 베이스 위에 올려주는 송구를 하면서 저지를 잡아냈다. 비디오 판독조차 필요 없던 완벽한 아웃이었다.
이 장면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김혜성은 수비에서는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유망주 평가에 일가견이 있는 미국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BA)는 20-80 스케일 기준 그의 수비를 55점으로 평가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점수는 리그 평균 이상으로 평가받을 때 나온다. 팀 동료 미겔 로하스는 스프링캠프 때 "김혜성은 2루수 자리에서 골드글러브, 플래티넘 글러브를 수상할 능력이 있다"고 단언했다.
같은 매체의 평가에서 어깨는 40점에 불과했다. 이는 당연히 평균 이하였다. KBO 리그에서도 불안정한 송구로 실책이 많았기에 이런 평가가 내려진 것이다. 그래도 외야에서는 달랐다. 송구의 힘 자체는 약한 편이 아니었기에 정확도에 대한 필요성이 내야보다 적은 외야에서는 통할 여지가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현장에서도 예상외의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 매체 다저블루에 따르면 이날 경기 후 현지 기자가 "김혜성이 뛰어난 수비를 보여줬지만, 외야 송구 능력도 갖췄다고 보나"는 질문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그렇다. 내 생각에 그는 플러스급의 어깨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플러스'라는 말이 붙으면 그 선수의 주무기급으로 볼 수 있는데, 그만큼 현장의 평가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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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