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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영이 2일 용인미르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국가대표평가전 대한민국과 콜롬비아의 경기에서 전반 초반 선제골을 성공시킨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미드필더 정민영(25·서울시청)이 드라마 같은 스토리를 썼다. A대표팀에 대체발탁된 데 이어, A매치 깜짝 선발 데뷔전 기회에서 골까지 터뜨린 것이다.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는 데 걸린 시간은 겨우 1분 24초. 정민영은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며 애써 눈물을 참았다.
정민영은 2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콜롬비아전에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킥오프 휘슬이 울린 지 84초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그는 문전 혼전 이후 아크 정면으로 흐른 공을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의 순간. 스스로도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막던 그는 이내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에도 의미가 큰 골이었다. 신상우호는 지난 4월 호주 원정 2연전과 지난달 30일 콜롬비아와 첫 평가전 모두 무득점에 그치고 있었다. 답답하던 무득점 흐름을 끊어낸 게 바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정민영의 데뷔골이었다. 신상우호 출범 이후 홈에서 넣은 첫 번째 골의 주인공도 됐다. 선제골뿐만 아니라 그는 중원에서 존재감을 보이다 후반 18분 김신지(AS로마)와 교체됐다.
비록 후반 팀의 통한의 자책골 실점 탓에 데뷔전 데뷔골이 결승골까지 되지는 못했지만, 이미 정민영에게는 꿈같은 A매치 데뷔전이 됐다. 특히 이번 대표팀 승선 자체가 '대체발탁'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그에게는 더욱 감격적인 스토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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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영이 2일 용인미르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국가대표평가전 대한민국과 콜롬비아의 경기에서 전반 초반 선제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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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영이 2일 용인미르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국가대표평가전 대한민국과 콜롬비아의 경기에서 전반 초반 선제골을 성공시킨후 동료들과 자축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다만 대표팀 발탁 소식은 부모님께도 알리지 않았다. 앞서 호주 원정 2연전에서 출전하지 못했던 데다 대체발탁인 만큼 경기 출전을 장담하기 어려웠기 때문. 실제 지난달 30일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첫 평가전에서도 벤치만 지켰다. 그러다 이날 깜짝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꿈에만 그리던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나아가 데뷔 2분도 채 안 돼 데뷔골까지 터뜨리는 스토리를 써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그는 여전히 얼떨떨한 모습이었다. 정민영은 "대체발탁으로 들어와서 더 많이 간절했던 거 같다. 이렇게 참가할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또 열심히 뛰어준 동료들에게도 감사하다"며 "솔직히 데뷔전을 한다는 것도 하나도 안 믿겼는데, 거기다가 골까지 넣는 건 진짜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어서 아직도 실감이 안 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소감을 말하던 내내 애써 감정을 추스르던 정민영은 이내 곧 냉정을 되찾았다. 꿈같은 데뷔전을 치르긴 했지만, 이날 터뜨린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이 꼭 향후 대표팀 승선을 보장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정민영 스스로도 자신이 대체발탁 신분이고, 그래서 더 갈 길이 멀다는 걸 알고 있다. 대신 이날 그는 더없는 동기부여를 얻었다. 정민영은 "대체발탁으로 들어왔으니까 조금 더 간절했던 거 같다. 일단은 소속팀에서 더 열심히 하고 잘하는 게 먼저"라며 "태극마크는 그다음의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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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영이 2일 용인미르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국가대표평가전 대한민국과 콜롬비아의 경기에서 전반 초반 선제골을 성공시킨후 동료들과 자축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