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만만하게 못 볼 것" 사령탑의 단언, '팀 타율 9위' 타선은 이제 강점이 된다 [인천 현장]

인천=안호근 기자 / 입력 :
  • 글자크기조절
SSG 선수들이 3일 삼성전 승리를 거두고 함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SSG 선수들이 3일 삼성전 승리를 거두고 함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다른 팀들이 우리를 만만하게 보는 것 같은데 이제는 절대 만만하게 못 볼 것이다."

최정(38)에 이어 오랫 동안 자리를 비웠던 기예르모 에레디아(34)까지 라인업에 복귀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부진을 겪던 SSG 랜더스 타선은 이제 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숭용(54) 감독도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SSG는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6-4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3연승을 달린 SSG는 30승(26패 2무)을 달성하며 단독 4위로 올라섰다. 파죽지세를 달리던 삼성의 8연승을 저지시켰다.

경기 전 SSG에 큰 희소식이 들렸다. 오른쪽 허벅지 종기(모낭염) 증상 악화로 지난 4월 20일 이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있었던 에레디아가 이날 1군 등록과 함께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것.


1회말 투런 홈런을 날리는 한유섬.
1회말 투런 홈런을 날리는 한유섬.
이숭용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많은 차이가 난다. 에레디아가 온 건 굉장히 긍정적이지만 자기 역할을 해줘야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좋은 모습을 보이면 6월엔 조금 더 견고하게 갈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또 시행착오가 여러 번 있을 수도 있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분명한 건 합류 자체만으로도 타선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타격왕인 에레디아는 부상 전까지 3할 타율을 치고 있었다. 현재 SSG 타선에 3할 타자는 최지훈(0.301)이 유일하다.

이 감독은 "에레디아 생각이 많이 났다. 그래서 저번주 (퓨처스) 경기를 다 뛰게끔 하며 컨디션을 조절 할 수 있게끔 해주고 오늘부터 퍼포먼스가 나올 수 있게끔 했다"며 2번 타자 기용에 대해선 "일단은 (상대 투수를) 많이 보고 많이 치라는 의미도 있고 지금 중심 타선이 (고)명준이나 (한)유섬이나 괜찮다고 보였다. 또 2번에서 잘하면 타순이 상대가 봤을 때는 더 갑갑해 보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정작 에레디아에겐 아직 시간이 필요한 듯 했다. 1회말 상대 선발 아리엘 후라도와 10구 승부를 펼쳤지만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3회엔 3루수 땅볼, 4회와 7회, 8회엔 모두 외야 뜬공으로 고개를 숙였다. 5타수 무안타 침묵.

백투백 홈런을 날린 고명준.
백투백 홈런을 날린 고명준.
그러나 에레디아 합류 효과일까. 1회부터 타선이 힘을 냈다. 한유섬과 고명준이 백투백 홈런을 날려 3-0 리드를 잡았고 4회, 6회, 8회 한 점씩을 추가하며 승리를 거뒀다. 팀 타선은 후라도에게 11개의 안타를 뽑아냈다. 이는 후라도의 KBO 한 경기 최다 피안타 기록이었다. 에레디아를 제외하고는 선발 출전한 모든 야수가 안타를 날릴 정도로 타선이 활기를 띄었다.

경기 후 이숭용 감독도 침묵한 에레디아를 콕집어 언급했다. "공격에서는 에레디아가 다시 돌아오면서 전체적인 팀 분위기를 올려줬고 경기 초반 유섬이와 명준이의 홈런으로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다. (박)성한이와 (이)지영이도 활발한 타격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SSG는 팀 타율 0.237로 최하위 키움(0.231)에만 앞선 9위에 머물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ERA) 이 3.55로 4위인 가운데 팀 순위 4위라는 성적이 놀라울 따름이다. 최정에 이어 에레디아까지 합류하며 타선이 살아난다면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극심한 부진을 겪은 박성한은 이날 3안타를 친 뒤 취재진과 만나 "최정 선배가 없었을 때와 있을 때 타선의 무게가 많이 다르고 에레디아가 오니까 이제 타선이 잘 짜여져 가는 느낌이라고 생각을 했다. 계속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숭용 감독.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숭용 감독.
에레디아가 살아나면 팀 타선이 전반적으로 상향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이 감독은 "중심 타선이 너무 잘해주고 있고 유섬이와 명준이가 상황에 따라서 4,5번은 데이터를 보고 움직이고 있고 (최)정이도 한 번 치면 아무래도 (박)성환이가 뒤에 6,7번으로 가면 편안해질 것"이라며 "포수 (조)형우, (이)지영이가 돌아가면서 7번으로 가고 정이가 수비를 하면 (최)준우를 활용할 수 있다. 그러면 타격은 더 견고해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3연승을 달렸고 그 자신감은 더 커진다. 이 감독은 "어느 팀이든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먼저 무너졌기 때문에 진 경기가 많았다"며 "외국인 선수도 자기 역할을 잘해주고 있고 (김)광현이도 그랬고 선발에서도 새로운 인물이 나타났고 불펜도 견고하게 돌아가고 있다. 타격도 부침을 겪고 있지만 나타나지 않는 수치 점수를 내야 될 때는 집중력을 발휘해서 내고 막아야 될 땐 막는 야구를 하고 있다.

이 감독은 "제가 2년 가까이 보지만 우리 팀이 참 재밌는 팀인 것 같다. 지인들도 그렇게 얘기를 한다. 야구를 못하는 것 같은데 보면 '왜 올라와 있냐'고 한다"며 "다른 팀들이 만만하게 보는 것 같은데 이제는 우리를 절대 만만하게 못 볼 것이다. 곳곳에 숨어 있는 힘이 있고 그걸 굉장히 큰 활력소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SSG 에레디아가 3일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SSG 에레디아가 3일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기자 프로필
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스포츠의 감동을 전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