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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
박선영 전 SBS 아나운서가 유치원 선생님이 됐다.
반려견 관찰 리얼리티,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집 나가면 개호강'에 출연하는 아나운서 출신 댕냥집사 박선영이 "세상에 없을 것만 같았던 꿈의 유치원을 만들고 싶었다"며 강아지를 위한 '개호강 유치원' 운영 목표를 전했다. 앞서 박선영 아나운서는 뉴스를 진행하던 시절, 특정 발음을 할 때 눈을 감는 버릇이 있는데, 그것이 캡쳐를 통해 발견된 뒤에 '뽀뽀녀'라는 별명을 얻으며 사랑 받았다.
박선영은 최근 JTBC 새 예능 '집 나가면 개호강'에 '대형견 반' 선생님으로 합류했다. 동물을 사랑하는 박선영은 지난 1일 방송된 '집 나가면 개호강' 2회에서 유기견 출신 반려견 '로또'의 담당 선생님이 되어, 밀착 케어로 겁쟁이 로또의 마음을 조금씩 열어가는 모습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박선영은 심각한 '동물 털 알레르기'로 반려견들과 같이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인 상태. 그는 "일도 못 하고 한 해를 쉬어야 했다. 어떻게든 극복해 보고 싶었다"며 반려동물을 향한 찐 애정을 드러냈다. 다음은 병원까지 다녀가며 알레르기를 극복하고 '개호강 유치원' 운영에 진심인 박선영과의 일문일답이다.
출연 제안을 받고 처음 든 생각과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 '일하면서 사리사욕을 챙겨도 되는 걸까?', '가족들에게는 비밀로 해야겠다' 딱 이런 생각들이 먼저 떠올랐어요. 동물이라면 가던 길도 멈춰 서고, 채널을 돌리다가도 얼음이 되는 저인데, 아쉽게도 동물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해 본 경험이 없거든요. 영상만 봐도 힐링 되는 동물들을 직접 만나면서 하는 일이라니! 정말 설렜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지고 있는 동물 털 알레르기 때문에 가족들이 걱정하실까 봐 촬영 내내, 무슨 일을 하는지 비밀로 해야만 했어요.
소문난 반려인이신데 반려견 자랑 한번 부탁드립니다.
- '우리 집 반려동물이 최고'라는 건 어느 반려인이나 마찬가지겠지요? 그렇지만 저희 집 애들은 좀 정말 '진짜로' 달라요. 똑똑하고 세상 깔끔하고, 먹을 기회를 놓치지 않는 치밀함과 영특함이 빛나는 개지요. 유기된 채 저희 가족에게 구조된 아이라 특유의 예민함과 까칠함도 있지만요. 2014년 추석날 저희 가족에게 찾아와준 소중한 선물이랍니다.
혼자 사는 가구가 많아지면서 출근 후 혼자 남겨진 반려견이 반려인의 가장 큰 걱정이라고 하는데, 반려견과 함께하시면서 본인에게 가장 큰 걱정은 어떤 건가요? 또 '개호강 유치원'을 운영하시면서 그 걱정들이 많이 해소됐나요?
- 저희 반려견이 유기된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아이라 겁도 많고, 또 앓고 있는 질환도 있어서 마음 한편엔 언제나 짠함이 더 있어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유치원이나 시설들 가운데 좋은 곳도 있다고 듣긴 했지만, 시행착오는 겪어봐야 알 수 있다는 생각에 시도조차 못 하고 있었지요. 또 저희 반려견이 사회성이 없다고 느끼는 편이라 혹시라도 다른 강아지 친구들에게 피해가 가면 어떡하나 걱정도 됐고요. 그래서 저희 가족은 웬만하면 개를 혼자 내버려두지 않으려고 여러 방법을 모색해왔었거든요. 그걸 당연한 희생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번 촬영을 하면서 조금은 용기가 났어요. 우선 저는 '집 나가면 개호강'이라는 유치원 이름에 맞는 운영을 목표로 했어요. '내가 만약 우리 집 개를 유치원에 보냈다면?'이라는 마음으로 운영했지요. 그러다 보니 '어딘가엔 분명 이런 유치원이 있겠다'는 현실적 기대도 생겼고, 유치원에 온 강아지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적응하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반려인으로서 갖고 있던 막연한 걱정은 조금 덜어낼 수 있었습니다.
'집 나가면 개호강'을 통해 깨닫거나 얻은 게 있으시다면 어떤 점일지 궁금합니다.
- 보더콜리가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고, 파양이 제일 많이 되는 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명석한 두뇌, 넘치는 체력, 신체 능력을 가진 우수한 개인데 단순히 호기심에 키우는 일부 반려인들이 끝까지 책임지지 않으려 한다는 이야기지요. 너무 안타까웠어요. 저희 유치원에 입학한 아이는 저희에게 정말 행복 에너지를 주었거든요. 이번 촬영을 통해 강아지마다 성격이 다양하고 종마다의 개성이 아주 뚜렷하다는 걸 배울 기회가 됐죠. 그걸 바탕으로 개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더 깊게 고민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또 강아지 사이의 관계성에 대해서도 많은 걸 배웠습니다. 결국은 사람과 비슷하더라고요. 천사 같은 아이들이지만 자기들끼리 관계에선 싫고 좋고, 피하고 싶은 관계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가까이 챙기고 싶은 관계가 있어요. 재밌게도 강아지들간의 관계를 보며 사람을 대하는 자세도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특별히 준비하셨던 게 있으신가요? 촬영 전의 마음가짐과 촬영에 들어가고 나서 가장 달랐던 점은 어떤 거였나요?
- 병원을 정말 열심히 다녔어요. 2022년 겨울에 제가 고양이를 구조하면서 어느 날 갑자기 집사가 되었거든요. 그리고 동물 털 알레르기가 생기며 2023년 정말 많이 아팠습니다. 일도 못 하고 거의 한 해를 그대로 쉬어야 했어요. 알레르기와 싸워가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들이 꽤 많다고 들었습니다. 가족이 된 인연을 끊을 수 없어서 약을 먹으면서까지 키우는 거잖아요. 저 또한 그런 반려인이에요. 뭔가 제 스스로를 이겨보고 싶었고 알레르기라는 게 제 인생에 이런저런 장벽이 된다는 게 너무 화가 났어요.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극복을 해보자' 결심했죠.
그래서 출연이 최종 확정되기도 전에 한국 최고의 알레르기 전문 의사 선생님을 찾아다니며 치료와 상담을 이어갔어요. 우리나라 반려인 10명 가운데 3명꼴로 반려동물 알레르기를 앓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와 같은 고민을 지니신 반려인들은 공감 많이 하실 듯합니다. 여러 가지 고민이 많아 도전을 넘어서 모험에 가까웠지만, 대부분은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함께한 강아지들과 교감하시면서 기억나는 부분이 있으셨다면요?
- 입학 첫날 등교시키고 돌아서는 보호자님 등만 바라보던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하루를 보내고 난 다음 날 등교 때는 유치원으로 뛰어 들어오는 모습이 너무 뿌듯하고 좋았습니다. 물론 하교할 때도 역시나 뛰어가는 아이들이지만, 그래도 마음을 서로 주고받고 있다는 확인을 받은 기분이에요.
'집 나가면 개호강'에서 어떤 역할을 하시는지 본인의 캐릭터 설명 부탁드립니다.
- 저는 엄격한 군기 반장이에요. 유치원에는 지켜야 할 규칙이 있으니 친구들과 즐겁게 유치원 생활을 하려면 우리 학생들이 그만큼 잘 따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놓치면 안 될 관전포인트 하나 짚어주시면서 시청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세상에 없을 것만 같았던 꿈의 유치원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저희는 유치원을 운영하는 선생님이었지만 동시에 유치원을 찾아 주시는 보호자님과 같은 마음을 지닌 반려인이기도 합니다. 저희가 '집 나가면 개호강'이라는 유치원을 열게 된 이유는 너무 분명해요. 우리에게 찾아온 고마운 반려동물과 보호자님들의 행복을 찾아드리고 싶었어요. 따뜻한 마음은 덤으로 가져가실 수 있을 테니 지켜봐 주세요.
세상 모든 개들의 행복이 0순위인 '개호강 유치원' 운영기, JTBC '집 나가면 개호강'은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 30분 JTBC에서 방송되며 쿠팡플레이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5시에 선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