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클로저 수술 후 첫 세이브, 왜 '5아웃' 자청했나 "너무 마운드에 서고 싶어 한 번만 나가겠다고..." [창원 현장]

창원=양정웅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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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영찬이 5일 창원 NC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LG 유영찬이 5일 창원 NC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수술대에 오른 후 처음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그것도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서 5아웃 세이브를 달성했다. 유영찬(28·LG 트윈스)의 투혼 속에 팀도 위닝시리즈를 따냈다.

LG는 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창원 3연전을 2승 1패로 장식한 LG는 2위 한화 이글스와 승차를 1.5경기로 벌렸다.


이날 LG는 선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6⅓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고, 3번 타자로 나온 오스틴 딘이 1회 선제 2점 홈런 포함 멀티히트로 활약하면서 2점 차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LG에도 위기는 있었다. 8회말 마운드에 올라온 박명근은 선두타자 김주원을 초구에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대타 최정원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더니, 맷 데이비슨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다. 한석현 타석에서 포일로 2, 3루가 되더니 볼넷으로 나가면서 만루가 됐다.

그러자 LG는 6번 김휘집 타석에서 마운드를 유영찬으로 교체했다. 그는 초구부터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어 슬라이더만 6구 연속으로 던진 끝에 결국 김휘집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바깥쪽 바운드로 떨어지는 볼이었지만 완벽한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어 오영수를 상대로 유영찬은 시속 150km 이상의 패스트볼 2개를 보여준 후 포크볼로 헛스윙을 만들었다. 풀카운트까지 승부가 이어졌고, 결국 마지막으로 들어온 포크볼이 바깥쪽으로 휘어나가면서 오영수에게 헛스윙 삼진을 만들었다. 자칫 밀어내기를 허용할 수 있던 상황에서 유영찬의 배짱이 돋보였다.

8회 12개의 공을 던진 유영찬은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김형준을 2구 만에 우익수 플라이를 유도한 그는 천재환을 삼진, 박민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LG 유영찬이 5일 창원 NC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LG 유영찬이 5일 창원 NC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이날 유영찬은 1⅔이닝을 삼진 3개를 묶어 퍼펙트로 막고 세이브를 따냈다. 지난해 9월 26일 잠실 키움전 이후 첫 세이브였다. 지난해 11월 팔꿈치 수술 후 재활을 거쳐 지난 1일 잠실 삼성전에서 1군에 복귀한 그는 2경기 만에 다시 세이브를 챙겼다. 염경엽 LG 감독도 "8회 결정적인 위기에서 유영찬이 잘 막아내주며 오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유영찬은 "너무 오랜만에 올라오다 보니 빨리 마운드에 서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며 "세이브보다는 그냥 게임을 던졌다는 게 너무 기분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올라올 때 유영찬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는 "그냥 포수가 사인 내는 대로 정확하게만 던지자고 생각했다. (이)주헌이가 블로킹도 잘해주고 믿음을 많이 줬기 때문에 더 자신 있게 던졌다"고 말했다.

첫 타자 김휘집을 상대로 슬라이더만 6개를 던진 배경에 대해 유영찬은 "내가 슬라이더가 좋은 투수라는 걸 알기 때문에 좋은 공을 많이 던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포수가 좋은 공을 사인 내는 거기 때문에 그대로 던졌다"고 했다.

이어 오영수 타석에서 풀카운트 당시 포크볼을 던진 부분을 언급하며 "보통 직구를 더 많이 던지는데 포크볼 사인이 나서 당황했다"면서도 "그런 생각은 바로 지우고, 정확하게 던지자 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포크볼 궤적이 바깥으로 휘어나가는 모습을 보였는데, 유영찬은 "원래는 (종으로) 떨어진다"면서 "궤적을 생각하고 던지진 않는다"고 했다.

사실 LG 벤치는 유영찬을 9회에도 올릴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그는 9회 등판을 자청했다. 유영찬은 "너무 마운드에 서고 싶은 마음이 커서 한 번만 나가겠다고 했다"며 "너무 신났다. 점수 차가 몇 점 차라도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유영찬이 재활 과정을 거치는 동안에도 LG는 1위를 달리면서 빈자리를 채웠다. 그는 "팀에 누가 되지 않게 잘 던지겠다"며 "좋은 분위기를 같이 느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좀 아쉬웠다. 지금이라도 많이 느껴보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LG 유영찬이 5일 창원 NC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LG 유영찬이 5일 창원 NC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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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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