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왜 이토록 아마야구에 진심인가, '숙식·교통 전액 부담' 통 큰 지원에 세심함 더했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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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올스타 선수들이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 우승한 뒤 기쁨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대학 올스타 선수들이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 우승한 뒤 기쁨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고교, 대학 올스타 선수들이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고교, 대학 올스타 선수들이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아마야구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한화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이 어린 야구 유망주 모두가 출전하길 바라는 꿈의 대회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2일 한화의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는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이 열렸다. 결과는 대학 올스타의 3-1 승리였다. 5회말 1사 만루에서 안재연(고려대)의 기습번트로 한 점을 뽑았고, 김동휘(송원대)의 대형 2타점 2루타로 3-0을 만들었다. 이 리드를 끝까지 지켜 대학 올스타는 2전3기 끝에 대회 첫 승을 거뒀다.


현장에는 역대 대회 최고 수준인 약 3000명의 관중이 찾았다. KBO리그 10개 구단 스카우트들과 아메리칸리그(AL) 5개 팀, 내셔널리그(NL) 3개 팀 등 최소 8개 이상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모여 관심 있게 지켜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날 단체관람으로 초청된 넥스트레벨 선수들(초, 중, 고 야구선수)이 전광판에 자신이 잡힐 때마다, 자신의 끼를 발산하는 모습은 관중들을 즐겁게 했다.

한화 정민혁(42) 국내 스카우트 팀장의 건의로 시작된 이 대회는 한화 구단이 지원하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와 한국대학야구연맹의 협조 속에 2023년 시작됐다. KBO 10개 구단 스카우트 팀장들이 고교, 대학 선수들의 기량과 선발 당시 컨디션 등을 면밀히 검토해 양 팀 각 24명씩 총 48명의 유망주를 뽑아 자연스레 프로에 지명될 확률이 높은 선수들이 선발됐다. 1회 대회 참가자 중엔 총 38명(고교 20명 대학 18명)이, 2회 대회 참가자 중엔 총 31명(고교 23명 대학 8명)이 프로에 진출했다. 지난 1, 2회 대회 참가 드래프트 대상자의 프로 진출 비율이 79.3%에 달한다.

그런 만큼 이 대회는 어느덧 아마추어 야구선수들에게 전국대회 우승과 함께 학창 시절 꼭 한번 해내고 싶은 목표이자 꿈이 됐다. 선수들뿐 아니라 국내·외 스카우트들에게도 고맙고 소중한 대회다. 한 자리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유망주들을 한데 모아 보기 쉽지 않기 때문.


고교 올스타 선수들이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을 앞두고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고교 올스타 선수들이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을 앞두고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KBO 스카우트들(왼쪽 검은색 상의)이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을 앞두고 대학 올스타 선수들에게 기념구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KBO 스카우트들(왼쪽 검은색 상의)이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을 앞두고 대학 올스타 선수들에게 기념구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KBO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을 앞두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KBO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을 앞두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이날 참석한 KBO 구단 스카우트 A는 대회 종료 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이렇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 뽑힐 선수나 프로에 갈 선수들을 한자리에서 볼 기회가 아예 없었다. 좋은 선수들이 한곳에 모여서 경기하니까 더욱 눈여겨 볼 수 있다. 정말 스카우트와 야구팬 모두에게 좋은 대회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특히 전국대회도 2개(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 불과해 자신을 뽐낼 기회조차 없이 관중석 없는 경기장에서 뛰는 대학 야구 선수들에게 더욱 의미 있는 대회였다. 이번 대회 승리에도 인상적인 뒷이야기가 있었다. 1회 대회에서 6-6 무승부, 2회 대회에서 고교 올스타에 2-12 완패해 체면을 구겼던 대학 올스타는 이번 대회 승리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스타뉴스 취재에 따르면 대회 전날 모여 따로 훈련을 진행했고, 올해 1월 한국대학야구연맹의 새로운 수장이 된 이병수 제8대 회장은 훈련을 마친 대학 선수들에게 따로 특식을 제공해 선전을 기원했다. 대회 당일에도 손동일 감독은 포수를 제외한 선발 라인업 전원을 출루에 유리한 좌타자로 배치해 많은 득점을 노렸다. 또한 적극적인 번트 작전과 투수 교체를 활용하면서 승리에 초점을 맞췄다. 덕분에 몇몇 대학 선수는 KBO 스카우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대학팀 박정민이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대학팀 박정민이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대학팀 김동휘가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 5회말 2사 2,3루에서 2타점 적시 3루타를 치고 기뻐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대학팀 김동휘가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 5회말 2사 2,3루에서 2타점 적시 3루타를 치고 기뻐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대학 올스타의 선전은 주최 측도 바라던 결과였다. 정민혁 팀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우리 구단은 이 대회를 열기 전부터도 연고 지역 아마야구에는 꾸준히 지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신인드래프트가 2023년부터 전면드래프트로 바뀌면서 전국의 아마추어 선수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침체한 대학 야구에 도움이 됐으면 했다. 지금 대학 야구는 관중도 없는 지방에서 경기하고 있다. 그나마 (팬들의 접근이 용이하고 시설이 쓸만한) 목동야구장, 신월 야구장을 쓰고 중계도 있는 고교야구보다 열악하다. 그들이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하고 주목받았으면 했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 대학 야구의 침체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이 성장해 대학생이 되는데 대학 야구가 이렇다는 건 결국 지금 아마야구 시스템이 건강하게 돌아가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마침 고등학교 선수들도 대형 선수가 많이 나오고 인기도 많아지고 있어, 함께 좋은 곳에서 야구를 하다 보면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나오지 않을까 했다"고 설명했다.

아마야구를 향한 한화 구단의 진심은 단순히 홈구장을 지원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1회 대회 때부터 참가 선수 48명이 대회 기간 교통, 숙박, 식사 비용을 전액 지원했다. 선수들은 대전 내 호텔에서 숙식을 해결했고 이번 대회에서는 한화 1군 선수단과 동일한 식사를 했다. 통 큰 지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회 MVP에게는 태블릿 PC, 양 팀 우수 투수상, 우수 타자상, 우승팀 감독상, 홈런레이스 우승자에게는 스마트워치가 제공됐다.

KBO 스카우트들이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 직접 적어 48명의 선수들에게 전달한 기념구.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KBO 스카우트들이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 직접 적어 48명의 선수들에게 전달한 기념구.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KBO 스카우트들이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 직접 적어 48명의 선수들에게 전달한 기념구.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KBO 스카우트들이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 직접 적어 48명의 선수들에게 전달한 기념구.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 구단이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 참가한 선수들을 위해 마련한 한정판 키링.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 구단이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 참가한 선수들을 위해 마련한 한정판 키링.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여기에 세심한 배려를 더했다. 2회 대회 때부터는 KBO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참가선수 48명 개개인별 장점과 특성이 담긴 메시지를 기념구에 직접 적어 전달했다. 정 팀장은 "이들도 언젠가는 야구를 그만둘 때가 온다. 그때 돼서 돌아보면 막상 남는 게 별로 없다. 그랬을 때 기념구를 보며 자신들이 어떤 선수였는지 자부심을 느끼고 또 영원히 추억할 수 있었으면 했다. 야구를 계속하는 선수들에게는 (힘들 때) 이걸 보고 자존감을 다시 키울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올해 대회부터는 다음 날인 3일 스포츠 윤리교육이 진행됐다. 여기에 고교·대학 올스타전 한정판 키링도 함께 제작해 배부했다. 이에 대해서는 "다들 앞으로 프로 선수가 될 텐데 프로 선수가 갖춰야 할 덕목과 마음가짐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번에 처음으로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이렇게 뭐라도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회가 어디가 됐건, 아마추어의 중요성을 깨닫고 그들을 지원할 수 있는 더 좋은 방안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했다. 어린 선수들이 더욱 부각되고 좋은 환경에서 운동해야 프로야구도 더 건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아마야구를 향한 한화 구단의 진심과 노력이 KBO리그에 또 다른 바람을 불러올지도 관심사다. 마침 지난 4월 14일 KBO와 KBSA는 아마추어 야구계의 현안을 심도 있게 진단하고 발전적인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프로·아마 야구 발전 협의체를 발족했다. 아마야구가 살아야 KBO 리그도 발전한다는 대전제에 대부분의 구성원이 공감하고 있는 만큼, 향후 제2의 한화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의 탄생도 꿈은 아니다.

KBO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KBO도 대학 야구, 아마야구와 상생을 위해 고교·대학 올스타전 같은 대회가 더 활성화됐으면 한다는 취지에 기본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우리도 어떻게 그런 기회를 더 제공하고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단체관람으로 초청된 넥스트레벨 선수단(초, 중, 고 야구선수)이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단체관람으로 초청된 넥스트레벨 선수단(초, 중, 고 야구선수)이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박종태 대표이사가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을 앞두고 양해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에게 아마야구 발전기금 500만 원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박종태 대표이사가 지난 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제3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을 앞두고 양해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에게 아마야구 발전기금 500만 원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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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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