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자진 강판에 '모두가 철렁', 한화는 '왜' 리그 ERA 1위 선발진 갖고도 38세 노장 '부상 가능성'에 노심초사하나

김동윤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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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류현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류현진(38)이 스스로 강판을 요청했을 때 한화 이글스는 새삼 노장의 존재감을 재확인했다.

류현진은 지난 5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 홈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3⅔이닝 8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1볼넷 1몸에 맞는 볼)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한화가 총 5안타 빈타에 시달리며 KT에 0-7로 패했고, 류현진도 시즌 3패(5승)째를 떠안았다.


하지만 패배보다 한화 구단과 팬들을 노심초사하게 한 순간이 있었다. 류현진이 4회초 2사 만루 안현민의 타석에서 초구를 던지고 벤치에 신호를 보냈을 때였다. 이윽고 트레이너와 대화를 나눈 류현진은 양상문 투수코치와 상의한 후 자진해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구원 등판한 조동욱이 안현민을 우익수 뜬공 처리하면서 류현진의 자책점은 늘어나지 않았으나, 류현진의 상태가 더욱 중요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류현진이 왼쪽 내전근에 불편함을 호소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됐다. 현재로서는 병원으로 이동할 계획은 없지만, 상태는 지속해서 체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행히 병원에 갈 정도의 부상은 아니었지만, 모두의 가슴이 철렁한 순간이었다. 언뜻 한화 선발진의 평균자책점(ERA)을 떠올리면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다. 한화는 5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선발 평균자책점 3.43으로 리그 1위에 올라와 있다. 국내 투수들의 잇따른 부진으로 어느덧 평균자책점 3.49의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 등 2위권의 추격을 허용했지만, 반대로 그동안 한화 선발진이 얼마나 견고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류현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류현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리그 에이스로 군림하고 있는 코디 폰세(31)와 공이 긁혔을 때는 1선발 못지 않은 2선발 라이언 와이스의 역할이 컸다. 폰세는 13경기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80, 85이닝 112탈삼진으로 다승, 이닝, 탈삼진, 평균자책점, 승률(1.000) 등 투수 지표에서 리그 1위를 질주 중이다.

와이스 역시 13경기 7승 2패 평균자책점 3.36, 80⅓이닝 90탈삼진으로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한화 마운드를 쌍끌이 중이다. 또한 9이닝당 탈삼진 10.08개로 리그 5번째로 많은 삼진을 솎아내며 왜 자신이 폰세 이전의 에이스였는지 구위로 증명하고 있다.

반면 류현진 외 국내 선발 투수들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4선발 문동주가 10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3.68, 5선발 엄상백은 9경기 1승 4패 평균자책점 6.27을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아쉬운 건 문동주 51⅓이닝, 엄상백 37⅓이닝으로 이 둘의 소화 이닝이 폰세 한 명이 감당하는 이닝에 비등하다는 점이었다. 안정적이지 못한 피칭에 결국 이들은 개막 두 달 만에 2군에 다녀오기도 했다.

류현진은 아직 불안한 후배들을 대신해 한화의 상승 분위기를 지탱하는 버팀목이었다. 구속은 전성기처럼 빠르지 않지만, 특유의 컴퓨터 제구와 변화구 구사력 그리고 완급 조절로 많은 이닝을 버텨냈다. 13경기 5승 3패 평균자책점 3.47, 70이닝 57탈삼진으로, 이닝 소화만큼은 리그 16위로 2선발급 존재감을 과시했다.

만약 그런 류현진이 빠진다면 단단했던 한화 마운드에도 균열이 생긴다. 최근 올라온 좌완 황준서(20)가 차츰 이닝을 늘려가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나, 아직 미완의 대기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화끈한 득점 지원과 기존 국내 선발 투수들의 호투다. 살아난 타격은 선발 투수와 영건들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고, 필승조의 과부하도 막는다. 여기에 기존 투수들의 호투가 이어진다면 류현진도 부담 없이 다음을 준비할 수 있다. 그동안 38세 노장의 관록에 기대왔던 한화가 힘을 낼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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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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