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로 단 1점' 라미레스호, '국제 경쟁력' 위해 필요한 서브 강화... 한국 배구의 당면 과제 [천안 현장]

천안=안호근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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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봉이 6일 네덜란드와 국가대표 평가전 1차전에서 서브를 넣고 있다. /사진=대한배구협회 제공
허수봉이 6일 네덜란드와 국가대표 평가전 1차전에서 서브를 넣고 있다. /사진=대한배구협회 제공
"이탈리아 리그에서도 우승 팀이 블로킹보다 서브 에이스가 훨씬 많았다."

이사나예 라미레스(41) 남자배구 대표팀 감독은 서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렇기에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네덜란드 남자배구 국가대표 평가전 1차전에서 세트스코어 1-3(25-19, 14-25, 10-25, 23-25)으로 패했다.

네덜란드는 세계 랭킹 13위로 한국(27위)에 확실한 전력적 우위가 있는 팀이었지만 라미레스 감독은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1세트 집중력 높은 경기력을 보이며 기선제압을 했으나 2,3세트 네덜란드의 커다란 높이에 막혀 고개를 떨궜고 4세트엔 다시 집중력을 키우며 상대를 끝까지 내몰았다.


뱅크스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오른쪽)이 아히와 함께 인터뷰실을 찾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뱅크스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오른쪽)이 아히와 함께 인터뷰실을 찾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조앨 뱅크스 네덜란드 감독은 경기 후 "한국이 시작을 잘 가져갔다. 서브가 잘 들어갔다"며 "배구엔 많은 요소가 있지만 남자배구 자체가 강한 서브와 안정적 리시브를 바탕으로 한다. (한국도) 서브와 리시브가 잘 돼야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라미레스 감독의 생각도 적장과 정확히 일치했다. 2,3세트 졸전은 평가가 무색할 정도였으나 1,4세트는 결과만 달랐을 뿐 둘 모두 잘 싸웠다고 평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령탑의 생각은 달랐다. 라미레스 감독은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하는 네덜란드와 같은 국제적인 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적이었다"며 "경기하면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나갈지가 중요한 관점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서브에서 밀렸다. 이탈리아 리그에서도 우승 팀이 블로킹보다 서브 에이스가 훨씬 많았다"며 "가장 이상적이었던 건 1세트였다.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배구의 수준이었다. 가장 안 좋았던 건 4세트였다. 우리의 수준과 가장 멀리 떨어진 경기력"이라고 평가했다.

25-19로 이긴 1세트에 나온 김지한의 서브 득점이 이날 대표팀이 거둔 유일한 서브 에이스였다. 1-5로 서브 득점에서 네덜란드에 밀렸다.

흐름을 내준 2세트에는 5개의 범실만 쏟아냈고 3세트에도 2개의 범실이 나왔다. 4세트엔 막판까지 네덜란드를 압박한 끝에 23-25로 아쉽게 패했는데 23번의 시도 중 서브 범실 6개가 나오는 동안 하나의 득점도 하지 못한 게 뼈아팠다.

라미레스 감독이 경기를 돌아보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라미레스 감독이 경기를 돌아보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그렇다고 리시브 라인을 제대로 흔들어 놓은 것도 아니었다. 이날 네덜란드의 리시브 효율은 45.8%였다. 이는 지난 시즌 리시브 1위 정지석(대한항공)의 45.37%보다도 높은 수치다. 반면 한국은 36.6%에 그쳤다.

대표팀은 오는 17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는 아시아배구연맹(AVC) 네이션스컵 우승에 도전한다. 이후 브라질로 이동해 전지훈련을 펼친다. 9월 세계선수권을 바라보며 각 소속팀으로 돌아가기 전에 우선적으로 담금질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함이다.

세계적 수준에 근접하기 위해선 적장의 발언처럼 서브와 리시브가 한국의 분명한 강점이 돼야 한다. 공격과 블로킹 모두 피지컬에 따른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부분을 리시브와 서브에서 이점을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7일 열릴 두 번째 평가전, AVC 네이션스컵을 치르며 이를 얼마나 한국만의 강점으로 확고히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라미레스 감독(가운데)이 경기 도중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라미레스 감독(가운데)이 경기 도중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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