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5삼진→홈 데뷔전 2안타 3출루' KT 이적생이 꼭 부탁했다 "대전 3연전은 잊어주세요"

수원=김동윤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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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정훈이 6일 수원 SSG전을 승리로 이끈 뒤 스타뉴스와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KT 이정훈이 6일 수원 SSG전을 승리로 이끈 뒤 스타뉴스와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KT 위즈 이적생 이정훈(31)이 자신의 강점을 100% 발휘하며 홈팬들 앞에서 화끈한 신고식을 치렀다.

이정훈은 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SSG 랜더스와 홈 경기에서 6번 및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하며 10-3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은 "(이)정훈이는 지명타자로 계속 기회를 줄 것이다. 어차피 우리는 부상자가 많아 칠 사람도 없다"며 "마음이야 빨리 터져줬으면 좋겠지만, 정훈이도 갑자기 와서 적응이 필요할 것이다. 방망이는 잘 치던 선수니까 기다려 보려 한다"고 말했다.

그 기대에 100% 부응한 이정훈이다. 첫 타석 땅볼로 물러난 이정훈은 4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우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허경민의 안타에 3루, 오윤석의 2루타 때 홈을 밟아 KT에서의 첫 득점에 성공했다.

5회말에도 간결한 스윙으로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이어진 만루 찬스에 권동진의 병살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마지막 타석인 7회말에는 다시 한 번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대주자 최성민으로 교체됐다. KT 이적 4경기 만에 이정훈다운 모습을 보여준 경기였다.


경기 후 스타뉴스와 만난 이정훈은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을 했다. 스윙도 가볍게 가져가려 했고 나만의 존에 오는 공을 안 놓치고 인플레이 타구를 노리는 데만 집중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정훈은 교문초-배재중-휘문고-경희대 졸업 후 2017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94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포수로 입단한 우투우타 선수다. 2023년 롯데로 이적해 외야수로 전향했다. KIA 시절부터 뛰어난 타격 재능을 인정받았다. 퓨처스리그 통산 타율 0.319(1399타수 446안타) 37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878로 활약하며 2군 무대에서는 더 증명할 필요가 없었으나, 좋지 않은 수비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전준우, 윤동희, 황성빈, 장두성 등이 있는 롯데에서 그가 설 자리는 없었다. 결국 불펜이 필요했던 롯데는 지난 2일 박세진(28)을 받고 이정훈을 KT로 일대일 트레이드했고, 이정훈은 곧장 대전으로 합류해 데뷔전을 치렀다.

KT 이정훈이 6일 수원 SSG전 5회말 1사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KT 이정훈이 6일 수원 SSG전 5회말 1사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하지만 대전 3연전에서의 모습은 기대 이하였다. 물론 상대한 투수들이 하필 리그에서 가장 강력하다 불리는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류현진이긴 했으나, 이정훈 본인의 강점이 하나도 드러나지 않았다.

3일 대전 한화전에서 4타수 1안타 1삼진으로 올해 첫 안타를 신고했으나, 4일 경기에서는 5타수 무안타 3삼진에 그쳤고 5일에는 한 타석에 나와 삼진을 당하고 경기를 마쳤다. 퓨처스리그에서 236사사구(215볼넷 21몸에 맞는 볼) 222삼진으로 선구안도 인정받은 그가 한 경기에서 안타 없이 3삼진을 당한 건 2021년 6월 27일 고척 키움전 이후 4년 만이었다.

이정훈은 "나도 하루에 그렇게 삼진만 3번 먹은 적은 처음이었다. 좋은 투수들을 만나긴 했지만, 그건 그거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야 했는데 하지 못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잊어버리고 홈런과 장타를 노리다 헛스윙이 많이 나왔다"고 자책했다.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욕심을 낸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이정훈은 "어느덧 3번째 팀이다 보니 잘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다. 트레이드 후 대전까지 운전해서 갔는데, 가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답답한 마음에 차 안에서 소리도 질러 보고 몇 번을 마음을 다잡았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하지만 KT에 있던 오랜 친구들과 베테랑 형들이 큰 힘이 됐다. 이정훈은 "내가 낯가림이 심한데 형들이 편하게 하라고 격려해주셔서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또 (허)경민이 형은 첫날 오자마자 치킨을 사주면서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정말 감사했다"고 미소 지었다.

마음고생을 훌훌 털고 홈팬들 앞에서는 KT가 왜 자신을 데려왔는지 입증했다. 때마침 시즌 9번째 1만 8700명의 만원 관중이 새로운 마법사를 반겼다. 4경기 연속 홈경기 매진이자, 창단 최초 SSG전 만원 관중이었다.

이정훈은 "첫 홈경기였는데 정말 많은 팬분이 와주셔서 놀랐다. 흔히 말하는 인기 구단들에 팬심이 전혀 밀리지 않는다고 느껴졌다"고 감탄하며 "정말 대전에서 신고식을 제대로 치렀다고 생각한다. 사실 첫 3연전에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려 팬들에게 죄송했다. 앞으로는 꾸준한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대전 3연전에서의 모습은 너그러이 잊어주시고 많은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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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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