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진혁, '프듀'→'SNL' 뚝심의 10년.."몽상 빠져 살 바에 부딪히자" [★FULL인터뷰]

김나라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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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진혁 본인 제공
/사진=이진혁 본인 제공
그룹 업텐션 출신 연기자 이진혁(28)이 뚝심 있는 행보로 유의미한 데뷔 10주년을 장식, 앞으로의 활동에도 기대감을 높였다.

이진혁의 지난 10년, 단순히 '아이돌 출신'으로 정리하기엔 어쩐지 범상치 않다. 2015년 업텐션 멤버로 데뷔해 인기리에 활동 도중, 2019년 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듀스X101'에 도전하며 팬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당시 이진혁은 최종 순위 11위로 아쉽게 엑스원 데뷔조에서 탈락했지만, 출중한 실력을 입증하며 집념의 아이돌로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었다.

이후 이진혁은 솔로 가수와 연기자로 활동 2막을 활짝 열어젖혔다. 2020년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으로 연기 데뷔 신고식을 치른 뒤, 시트콤 '놓지 마 정신줄'(2020), 드라마 '이벤트를 확인하세요'(2021), '왜 오수재인가'(2022), '비밀은 없어'(2024) 등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갔다.

데뷔 10주년을 앞둔 작년엔 또 한 번 과감한 행보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진혁이 OTT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6'에 고정 크루로 합류한 것. 신동엽, 안영미, 이수지, 권혁수, 김민교 등 내로라하는 선배들 사이에서 코미디 연기를 능청스럽게 소화해야 하는 만큼 용기 있는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이진혁은 안주하지 않는 자세로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며, 마침내 맞이한 10주년을 보다 뜻깊게 장식할 수 있었다. 특히 올해엔 인생작 '디어엠(Dear.M)'을 만나고, 'SNL 코리아' 시리즈에서도 변함없이 활약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난달 막을 내린 KBS Joy 드라마 '디어엠'에서 이진혁은 길목진 역할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극 중 그는 황보영(우다비 분)과 풋풋한 로맨스 케미를 선보인 동시에, '깜짝' 반전까지 책임졌다. 서연대를 발칵 뒤집어놓은 익명의 고백 글을 작성한 주인공으로 밝혀지며, 시청자들에게 쫄깃한 재미를 선사했다.

길목진 역의 이진혁 /사진=KBS Joy '디어엠'
길목진 역의 이진혁 /사진=KBS Joy '디어엠'
이진혁은 최근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고백 글 작성자라고, 드디어 반전을 속시원히 얘기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라고 유쾌하게 외쳤다.

이어 그는 "길목진이 '디어엠' 작성자라는 건, 제 기억으론 첫 촬영이 끝난 뒤 감독님으로부터 슬쩍 전해 들었던 것 같다. 처음 출연할 때만 해도 반전 캐릭터인 줄 몰랐다. 다른 배우들에게도 거의 막바지까지 숨긴 채 연기했다. 저도 그렇고 모두들 놀라워했다"라며 "목진이 전체적으로 중심이 되는 서사의 발단을 만든 인물이기 때문에 대본을 정말 많이 읽으며 분석했다. 겉으로는 목진이 허당기 있어 보이지만 늘 이러한 반전을 염두에 두고 미묘한 느낌을 풍기려 신경 썼다"라고 떠올렸다.

'디어엠' 출연진
'디어엠' 출연진
'디어엠'이 최근 방영되긴 했으나, 2020년 출연이 확정되고 이듬해 촬영을 마친 작품이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선보인 만큼 이진혁은 "방송을 보며 감회가 무척 새로웠다. 마지막 회를 보면서도 되게 뭉클했다. 마치 제 청춘이 끝난 듯한 느낌을 받았다. 20대 마지막 작품이 된 거니까, 더 남다르게 느껴지더라"라고 남다르게 얘기했다.

이진혁은 '디어엠'에 대해 "무엇보다 '청춘물'이라서 하고 싶었다. 제 또래랑 연기한 경험이 거의 없어서, 이런 작품을 내가 언제 또 해보겠나 싶었다. 실제로 촬영장이 학교를 다닌 것처럼 너무 즐거웠고 좋았다. 진짜 친구들과 같이 기숙사 생활을 한 거 같다. 그래서 더 마음이 간다. 지금도 '디어엠' 단톡방이 활발할 정도로 모두와 친하게 지내고 있다"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특히 그는 "만약에 다시 길목진을 연기해 보라고 하면 어려울 거 같다. 딱 그 나이대에만 할 수 있는 철딱서니 없이 귀엽고 순수하고 앳된 모습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드라마가 마무리가 됐을 때 나라서 가능한 캐릭터였구나 하는 만족감이 들었다"라며 '인생작'으로 남았음을 강조했다.

'SNL 코리아' 이진혁 스틸 /사진=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이진혁 스틸 /사진=쿠팡플레이
뿐만 아니라 이진혁은 'SNL 코리아' 시리즈에 뛰어들게 된 계기도 솔직하게 터놓았다. 그는 "제가 배우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만두냐, 안 두냐'가 아니라 '내가 계속 같은 연기만 하고 있진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이걸 깨고 싶었다. 번아웃을 털어내고 싶은 시기에, 그때 마침 'SNL 코리아6' 오디션이 열려서 지원했다"라고 연기 열정을 내비쳤다.

이진혁은 "합격할 거라곤 전혀 예상 못했다. 다들 너무 잘하셔서 '그래 좋은 경험이었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합격 연락을 받아 엄청 놀라웠다. 그렇다고 'SNL 코리아'를 '기회다'라고 여긴 건 아니었다. 그저 '많이 배우고 배운 걸 보여드리자'가 주된 마음이었다. 지금도 배우고 있다"라고 겸손하게 얘기했다.

이진혁은 "망가지는 건 두렵지 않고, 망가진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저는 'SNL 코리아'를 코미디 프로라고 생각 안 하니까. '연극단'이라고 생각하며 극단 단원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라고 진중한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그는 "정말 선배님들이 (연기가) 미쳤다. 어우, 다 괴물이다. 누구 하나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모두에게 많은 배움을 얻고 있다"라며 "신동엽 선배님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인데, 왜 그 위치에 계신지 알겠더라. 제가 근래에 봤던 분들 중 가장 어른다운 어른이신 거 같다. 정말 좋은 어른이시다"라고 존경심을 표하기도 했다.

이제 이진혁도 'SNL 코리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크르로 자리매김한 모양새다. 지난 시즌에 이어 현재 방영 중인 'SNL 코리아7'에도 출연, 물오른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진혁은 "사실 시즌7 때는 연락이 안 올 줄 알았다. 저는 당연히 또 하고 싶기에 기다리고 있었다. 오디션 소식이 들려서, '난 어떻게 되는 거지' 애가 타는 와중에 감사하게도 연락을 주신 거다. 물론, 언젠가는 이별을 하겠지만 저는 그 시일이 가깝지만은 않았으면 좋겠다. 좋은 '극단'에서 계속 열심히 하고 싶다. 다음 시즌도 당연히 함께했으면 좋겠다"라며 롱런 욕심을 보였다.

이진혁
이진혁
10년 차가 된 소회는 어떨까. 이진혁은 "배우로서는 여전히 신인이라 생각하지만 아이돌로서는 조금 실감이 난다. 왜냐하면 저는 늘 요즘은 어떤 게 트렌드인가 항상 다 찾아보는 편인데, 봐도 잘 모르겠더라. 그래서 선배님들이 후배들을 왜 어려워했고, 다가가고 싶고 챙겨주고 싶었던 건지 이제야 그 입장이 좀 이해가 간다"라고 말했다.

아이돌 시절을 곱씹으며 경험에서 얻은 깨달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진혁은 "예전엔 수동적으로 움직이고 철없이 생각했던 거 같다. 상 받고 1등도 해보고 소위 상상하면 이루어진다, '비비드 드림'(vivid dream)이라는 말처럼 느꼈다"라며 "아이돌 때 느낀 게 쭉 해오던 일이 정점에 섰을 때 '이게 끝이구나, 이거면 돼' 하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들었다. '프로듀스X101' 때 살짝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영화처럼 그게 쭉 계속되고 그러지 않지 않나. 결국 사라지고, 묻힌다"라는 털어놨다.

그는 "그래서 몽상에 빠져 살 바에 부딪히고 노력하자 하는 마음이 커진 거다. 바쁘게 뛰게 된 게, 큰 목표보다는 오래가고 싶어서였다. 선배님들과 오래 마주하며 인사드리고 싶고, 후배들도 오래 많이 만났으면 했다. 다양한 도전을 하면서 시야가 넓어지다 보니 절대 거만해질 수가 없더라. 자기 자신을 계속 돌아보게 되고, 연구를 끝없이 하다 보면 좌절할 시간도 없다"라고 밝혔다.

이진혁은 후배들에게 "뭐든 최대한 많이 배우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제가 그걸 못했으니까. 영어나 자격증 공부든 꼭 지금 당장 필요한 건 아니더라도 나중을 위해 본인이 배우고 싶고 이득이 될만한 건 많이 배웠으면 한다. 저도 배우로서 기간이 길지 않기에 많이 겸손해야 하고 서른 살이라도 더 공부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라는 조언을 건넸다.

이어 그는 "팬들이든 후배들이든 제작진분이든 선배님들이든 누구에게든 인사를 잘 드리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항상 웃으면서 최대한 예의 있게 행동해야 한다. 진짜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모르는 일이기도 하지만, 인사가 가장 기본이 되는 행동 아니냐. 기본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 이게 쌓여서 좋은 인연이 되더라. 실제로 저도 신인 시절부터 인사드린 분들과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진혁 /사진=Mnet '프로듀스X101'
이진혁 /사진=Mnet '프로듀스X101'
팬들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고 전했다. 이진혁은 "아무래도 '프로듀스X101' 덕분에 깨달은 게 많다. 힘든 역경과 고난이 있었는데, 제 앞날 자체를 응원해 주신 팬분들 덕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언제나 저를 변함없이 사랑해 주신 팬분들을 위해, 얼마 전 솔로 데뷔 2000일은 그냥 넘기고 싶지 않아서 자비를 들여 '팬송'을 만든 거였다"라고 이야기했다.

현재 소속사 없이 홀로 활동 중인 이진혁은 "혼자 다 해내야 한다는 게 힘들긴 하지만 직접 부딪히며 배우는 것도 많다. 회사는 신중하게 찾고 있는 중이다"라고 알리기도 했다.

끝으로 이진혁은 "음악을 아예 놓은 건 아니지만, 배우 활동에 좀 더 집중할 생각이다. '배우 이진혁'을 많은 분이 아실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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