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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민. /사진=KT 위즈 제공 |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9일 2025 신한 SOL Bank KBO 올스타전 '베스트 12' 팬 투표 1차 중간 집계 결과를 공개했다. 집계 기준은 지난 8일 오후 5시까지 투표가 진행된 3개 채널(KBO 홈페이지, KBO 앱, 신한SOL 뱅크 앱)에서 나온 표를 합산했다.
10일 경기 전 기준 1위 LG와 4.5경기 차 5위로 치열한 순위 경쟁 중인 KT도 삼성, 두산, SSG, 롯데가 모인 드림 올스타에서 주축 선수들이 고른 표를 얻었다. 그런데 KT 선수 최다 득표자가 프랜차이즈 스타 강백호(26), KBO 6시즌째인 장수 외인 멜 로하스 주니어(35)가 아닌 안현민이어서 눈길을 끈다.
안현민은 박병호(삼성), 김재환(두산), 한유섬(SSG), 전준우(롯데)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경쟁해 21만 12표로 드림 올스타 지명타자 부문 3위에 올랐다.
이 득표수가 불과 한 달 만에 이뤄낸 수치라 더욱 놀랍다. 안현민은 임호초(김해리틀)-개성중-마산고를 졸업하고 2022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38순위에 입단한 우투우타 유망주다. 입단 당시부터 준수한 선구안, 콘택트, 포수치고 빠른 발과 뛰어난 타구 스피드로 주목받았다. 현역 입대로 빠르게 병역의 의무를 마쳤고 그 과정에서 체중을 10㎏ 증량해 파워까지 갖추면서 지난해 퓨처스리그를 29경기 타율 0.292(89타수 26안타) 4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939로 폭격했다.
올해 4월 초 잠깐 1군에 콜업돼 일주일 동안 한 경기만 치르고 퓨처스로 향할 때만 해도 예열이 필요해 보였다. 그러나 4월 29일 재콜업 후 KBO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타자로 떠올랐다. 건장한 체격에, 맞으면 넘어가는 괴력 그리고 선구안이 돋보이는 안현민에게서 KBO 팬들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던 마이크 트라웃(34·LA 에인절스)을 연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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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민. /사진=KT 위즈 제공 |
6월에도 그 활약을 이어가, 지난 5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류현진을 상대로 시즌 10호 포를 쏘아 올려 임팩트를 남겼다. 10일 현재까지 성적은 36경기 타율 0.328(131타수 43안타) 10홈런 35타점 25득점, 출루율 0.413 장타율 0.656 OPS 1.069로 KT 팀 내 타율, 타점, 홈런 1위로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특히 보통 어린 우타자들과 달리 처음 보는 투수들을 상대로도 거침없이 자기 스윙을 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KT 이강철 감독은 "(안)현민이 제일 좋게 보는 점이 눈이 좋다는 것이다. 보통 홈런 타자들은 헛스윙이 많은데, 지금까지 현민이는 그 비율이 많이 떨어진다. 또 지금 상대하는 투수들은 다 처음 보는 선수들이다. 특히 원태인 같은 좋은 투수들에게 홈런을 쳤다"고 혀를 내두른 바 있다.
이에 대해 안현민은 최근 수원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처음 본 투수라고 크게 다를 건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들어간다. 개인적으로 까다로운 투수는 몇 번을 봐도 까다롭다. 오히려 많이 본 투수보다는 처음 본 투수가 내겐 편한 것 같다. 마음과 생각을 더 비우고 들어가게 된다. 그냥 그 투수가 나와 맞냐 안 맞냐의 차이일 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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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안현민이 6일 수원 SSG전서 만나 스타뉴스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이 퍼포먼스가 올스타전과 시즌 끝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2025 KBO 올스타전에 출전할 베스트 12를 뽑는 팬 투표는 오는 22일 오후 2시까지 진행된다. 2차 중간 집계 결과는 16일에 발표된다. 팬 투표(70%)와 선수단 투표(30%) 결과를 합산한 최종 베스트 12 명단은 6월 23일에 발표할 예정이다.
안현민은 "사실 최근 이런 관심이 신기하긴 하다. 그동안 (김)도영이나 다른 (드래프트) 동기들은 계속 잘하고 있어서 그냥 내 친구들을 따라간다는 생각뿐이다"라며 "올해 두 자릿수 홈런을 치는 것이 목표였는데, 그건 채웠다. 이제부터는 치는 만큼 목표도 올라가 것 같다. 신인왕 후보로도 말씀해 주시는데, 그건 내가 욕심낸다고 해서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일단 내가 할 것을 하고 나중에 따라오는 결과를 보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