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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최종전 팔레스타인(흰색)과 오만의 경기 모습. /사진=아시아축구연맹(AFC) 제공 |
문제의 판정은 11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 오만의 월드컵 3차 예선 B조 최종전에서 나왔다. 최종전을 앞두고 월드컵 본선 직행팀과 4차 예선 진출팀이 거의 가려진 가운데, 사실상 유일하게 '월드컵 꿈'을 두고 벌인 두 팀의 단두대 매치이기도 했다. 경기 전 오만은 승점 10(3승 1무 5패), 팔레스타인은 승점 9(2승 3무 4패)로 각각 4위와 5위에 올라 있었다. 승리 팀이 예선 4위로 월드컵 4차 예선으로 향하는 경기였다.
경기 막판까지만 해도 유리한 쪽은 팔레스타인이었다. 후반 4분 오데이 카룹의 선제골로 균형을 깨트렸고, 후반 28분엔 상대 퇴장으로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팔레스타인 입장에선 마지막 남은 5분의 추가시간만 잘 버텨내면, 극적으로 4위에 올라 월드컵 4차 예선 무대로 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종료 30초를 남기고 대반전이 일어났다. 프리킥 이후 팔레스타인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던 무흐센 알 가사니가 넘어졌고, 이란 국적의 무드 보냐디파드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한 것. 페널티킥을 알리는 휘슬에 양 팀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팔레스타인 선수들은 저마다 쓰러져 절망했고, 오만 선수들은 환호했다.
문제는 페널티킥 선언에 논란의 여지가 컸다는 점이다. 주심은 알가사니가 팔레스타인의 아마드 타하에 걸려 넘어졌다고 봤지만, 리플레이 화면상 알가사니는 충돌이나 접촉이 없었다. 페널티킥을 얻어내기 위한 시뮬레이션 액션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그러나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VAR)을 거친 뒤에도 기존 페널티킥 판정을 유지했다. 결국 이삼 알사브히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뒤, 두 팀의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오만의 동점골 득점 공식 시간은 90+7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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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최종전 팔레스타인(흰색)과 오만의 경기 모습. /사진=아시아축구연맹(AFC) 제공 |
두 팀의 희비를 가른 결정적인 오심은 현지에서도 논란이 됐다. 축구 전문 매체 원풋볼은 "추가시간에 나온 페널티킥에 팔레스타인의 월드컵 꿈도 끝났다. 팔레스타인은 경기를 지배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월드컵 꿈이 가까워지는 듯했으나 축구는 팔레스타인에 가장 잔인한 반전을 선사했다"며 "논란의 여지가 있는 페널티킥 성공 이후 오만은 4차 예선 진출의 기쁨을 누렸고, 꿈이 산산조각 난 팔레스타인은 절망에 빠졌다"고 전했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는 "전쟁으로 인해 중립지역인 요르단에서 홈경기를 치른 팔레스타인은 뒤늦은 드라마로 인해 월드컵 진출 꿈이 무산됐다. 팔레스타인의 월드컵 4차 예선 진출 축하 장면은 잔인하게도 단 몇 초 차이로 사라졌다"며 "심판이 경기를 종료하기 전까지 팽팽하던 긴장감은 곧 절망의 장면이 됐다. 팔레스타인 선수들의 눈에선 눈물이 쏟아졌고, 많은 선수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닥에 쓰러졌다"고 당시 상황을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국적의 아부바커 아베드 기자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스캔들 같은 판정"이라며 "충돌이나 접촉이 전혀 없었는데도 어떻게 페널티킥이 선언됐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팔레스타인 축구 소식을 전하는 풋볼포팔레스타인은 "분명히 페널티킥이 아니다. 접촉이 전혀 없었는데도 심판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말도 안 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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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최종전에서 1-1 무승부로 끝나자 희비가 엇갈린 팔레스타인(흰색)과 오만의 선수들의 모습. /사진=중계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