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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라울 알칸타라.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
키움은 70경기를 치른 현재 20승 48패 2무, 승률은 0.294로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영향은 팀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찾아볼 수 있겠지만 이를 차치하고 생각한다면 외국인 구성에서 원인을 따져볼 수 있다.
키움은 올 시즌을 앞두고 타선 약화를 이유로 외국인 타자를 2명으로 구성하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시즌 전 김혜성(LA 다저스)과 조상우(KIA))를 떠나보냈다고는 하지만 23승을 합작한 아리엘 후라도(삼성)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KT), 95경기에만 뛰었지만 타율 0.330을 기록한 로니 도슨으로부터 얻었던 외국인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게 더 결정적이었다.
야심차게 다시 데려온 푸이그는 40경기에서 타율 0.212(156타수 33안타) 6홈런 2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25에 그쳤다. 카디네스는 53경기에서 타율 0.238(189타수 45안타) 5홈런 25타점, OPS 0.712로 아쉬움을 남겼다.
유일한 외인 투수 케니 로젠버그가 13경기에서 4승 4패 평균자책점(ERA) 3.23으로 잘 버텼지만 지난 8일 고관절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병원 검진 결과 좌측 대퇴골두 골극으로 인한 대퇴비구 충돌 증후군(웃자란 뼈의 마찰로 생긴 통증) 진단을 받았다. 6주 가량의 이탈이 예상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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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NC전 KBO 데뷔 안타를 날린 스톤 개럿.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
카디네스 또한 오른쪽 팔꿈치 굴곡근건 손상을 입었고 키움은 지난 5일 스톤 개럿과 단기 계약 소식을 알렸다. 로젠버그의 대체자로도 호주 출신 라클란 웰스를 영입했다.
시즌 반환점을 채 돌지 않은 상황에서 개막을 맞이했던 외국인 3명이 모두 엔트리에서 사라진 것. 암담한 상황이지만 어쩌면 키움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경기 전 만난 홍원기 감독은 "프로 생활을 오래 해봤지만 이 외국인 선수들이 시작과 끝이 전부 다 아름다울 수는 없는 것 같다"며 "항상 변수가 생기고 특히 우리 팀 같은 경우는 출산 휴가라든지 개인적인 문제로도 끝까지 한 선수들이 많지는 않다"고 전했다.
이어 "(방출된) 푸이그나 카디네스, 로젠버그 선수도 지금 부상으로 같이 할 수는 없다"면서도 "아직도 로젠버그와 카디네스가 부상에서 회복한다고 하면 기존 대체 선수들과 결과에 따라서 더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건강히 돌아온 알칸타라가 2경기에서 14이닝을 책임지며 단 1실점하며 2승을 챙긴 가운데 호주에서 빼어난 성적을 거뒀던 웰스는 외로운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로젠버그가 돌아오기 전짜기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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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케니 로젠버그.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
불의의 발목 부상으로 이후 주춤했으나 화끈한 파워와 빠른 발을 지닌 선수로 기대감을 자아낸다. 홍 감독은 "연습 때만 봤다. 국내야구는 특히 유인구가 많아서 얼마나 잘 참아낼 수 있는 인내력을 가지고 있는지, 인플레이 타구를 어떻게 날릴지 이런 것은 실전에서 직접 봐야 한다"고 말했다.
4번 타자 우익수로 데뷔전을 치른 스톤은 두 번째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날렸고 4회엔 우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날려 첫 타점까지 올렸다.
부상 전 10경기에서 타율 0.297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카디네스지만 여전히 만족할 만한 성적이 아니라는 점에선 스톤의 활약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카디네스가 지난해 삼성에서 부상으로 7경기 만에 방출됐다는 것도 키움의 고민을 키우는 부분이다.
홍 감독도 "캠프 때부터 쭉 봐왔고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에 봐 왔던 이 선수의 공격력이나 그런 퍼포먼스는 아닌 게 분명하다"며 "본인말로는 출산 휴가를 다녀오고 나서 시차도 있고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하는데 그게 부상에 의한 건지 심리적인 변화가 온 건지는 알 수 없다. 그건 본인만이 알고 있을 것 같다"고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스톤이 준수한 활약을 펼친다면 키움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시즌 초반 구상에선 모두 변화가 생겼지만 어쩌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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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이탈한 루벤 카디네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