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솜방망이 징계' 논란... 초유의 재정 규정 위반→'선례' 남긴 상벌위

재정건전화 규정 위반으로 상벌위
제재금 1000만원에 영입 금지 1년
영입 금지 징계는 3년 간 집행유예

김명석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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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 엠블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 엠블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속적인 재정건전화 규정 위반으로는 사상 처음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에 회부된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 구단이 사실상 솜방망이 징계로 끝나게 됐다. 그동안 연맹이 거듭 강조해 온 규정인 만큼 대부분의 구단이 철저하게 지키느라 애를 썼지만, 오히려 상벌위가 선례를 남겼다는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조남돈 위원장 체제의 연맹 상벌위는 1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상벌위를 열고 재정건전화 규정 위반으로 회부된 광주 구단에 제재금 1000만원과 선수 영입 금지 1년의 징계를 내렸다. 다만 선수 영입 금지 징계는 3년 간 집행을 유예하기로 했다. 2027년 회계연도까지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지 못하거나, 연맹 재무위원회가 올초 승인한 재무개선안을 미이행할 경우에만 선수 영입 금지 제재가 집행된다.


연맹에 따르면 광주 구단은 회계연도 2022년도에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있었다. 재정건전화 제도가 시행된 이후인 회계연도 2023년에는 14억 1000만원 손실로 관련 지표를 준수하지 못한 데다, 구단이 제출한 재무개선안조차 이행하지 못하면서 자본잠식이 더 심화됐다. 회계연도 2024년 역시 23억원 손실로 손익분기점 지표를 다시 한번 지키지 못했다.

나아가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참가를 위한 전력 강화 목적으로 선수 인건비 상한을 증액하기 위해 수익을 과대 계상해 연맹에 예산안을 제출했고, 대규모 영업 손실까지 기록했다. 결국 연맹은 '지속적인 재정건전화 규정 위반'을 근거로 광주 구단을 상벌위에 회부했다.

재정건전화 규정을 지키지 못해 상벌위에 회부되는 구단은 광주 구단이 사상 처음이었다. 자연스레 광주가 어떠한 징계를 받을 것인지 그 수위에도 관심이 쏠렸다. 연맹 상벌 규정에는 재정건전화 규정을 지키지 못할 경우 벌금이나 선수 영입 금지, 승점 삭감뿐만 아니라 최대 강등될 수도 있을 정도로 징계 수위가 셌다. 향후 재정건전화 규정을 지키지 않은 구단들의 징계 수위의 기준이 될 선례로 남는다는 점에서도 많은 주목을 남겼다.


지난 5월 강원FC전 패배 후 아쉬워하고 있는 광주FC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 5월 강원FC전 패배 후 아쉬워하고 있는 광주FC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결과적으로 연맹 상벌위는 제재금 1000만원과 우선 3년 간 집행을 유예하는 1년 선수 영입 금지 징계를 내렸다. 상벌위 전부터 거론되던 승점 삭감이나 강등 등 강력한 수위의 징계와는 사실상 동떨어진 수위의 징계가 나왔다. 지속적으로 재정건전화 규정을 위반하고도 당장 광주 구단에 적용되는 징계는 1000만원의 제재금이 전부인 셈이다.

K리그 한 구단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어쨌든 광주도 같은 프로축구 구성원인 만큼 징계 수위 자체에 대해 언급하긴 조심스럽다"면서도 "'앞으로 우리도 지킬 필요가 없겠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그동안 재정건전화 규정 때문에 애를 썼던 구단이나 담당자들 입장에선 허탈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그동안 연맹이 이 규정을 계속 강조했는데, 정작 상벌위에서 선례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상벌위에는 노동일 광주 대표이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관련 내용들을 소명했다. 앞서 광주 구단은 재정건전화 규정 위반과 관련된 사과문을 통해 "2025년부터 재정건전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불요불급한 예산 절감과 자체수입 확대를 통해 더 이상의 채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정 건전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채무도 연차별로 상환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광주 구단에 대한 이번 상벌위는 재정건전화 규정 위반에 대해서만 다뤘다. 앞서 논란이 됐던 국제축구연맹(FIFA) 연대기여금 미납과 FIFA의 선수 등록 금지 징계 미인지 및 징계 기간 선수 영입, 해당 선수들의 경기 출전 논란 등은 FIFA 등 상위 기관들의 공식 답변이나 결정이 나온 뒤 징계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최근 광주와 맞대결을 펼친 팀들은 결과와 무관하게 연맹에 광주의 '무자격 선수 출전'을 두고 잇따라 이의 제기에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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