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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정현우(왼쪽)가 15일 두산전 5회말 강판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정현우는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89구를 던져 6피안타 1볼넷 1탈삼진 3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데뷔전부터 122구를 던지며 첫 승을 따냈고 이후 부상을 3경기 연속 5이닝 투구, 부상으로 두 달 가까이 쉬고 복귀한 지난 8일 LG 트윈스전에서도 5이닝을 책임지며 남다른 떡잎임을 증명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지난 8일 복귀전에선 투구수 조절을 했다. 5이닝을 단 65구로 소화했다. 2피안타 5탈삼진 1실점하며 7이닝 이상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법한 페이스였다.
1회말 선두 타자 이유찬에게 내야 안타를 내주며 시작했지만 오명진을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잡아내 한숨을 돌렸고 양의지에게 볼넷을 허용하고도 김재환을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2회는 깔끔한 삼자범퇴. 3회엔 1사에서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다시 한 번 병살타를 유도해 이닝을 끝냈다.
4회가 뼈아팠다. 수비의 도움을 좀처럼 받지 못했다. 오명진의 강습 타구에 1루수 최주환이 몸을 날렸지만 포구에 실패했고 2루수 전태현도 공을 흘리는 실책을 범했다. 그 사이 오명진은 1루를 거쳐 2루까지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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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우가 두산전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홍원기 감독도 베테랑급 선수들의 집중력 부족한 플레이를 문책하듯 교체로 메시지를 전했다. 5회말 시작과 함께 1루수 최주환과 3루수 송성문을 각각 임지열과 오선진으로 교체했다.
선두 타자 정수빈을 상대로 0-2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지만 3구 커브가 존을 확실히 빠져나가지 못했고 다급했던 정수빈은 가볍게 밀어치며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번엔 정현우가 흔들렸다. 날카로운 견제가 강점인 정현우는 빠른 주자 정수빈을 맞아 1루 견제를 했지만 악송구가 나왔고 정수빈은 3루까지 도달했다. 1사 3루에서 오명진에게 2루수 방면 땅볼 타구를 유도했지만 전태현의 회심의 홈송구도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아웃카운트를 늘리지 못하고 실점만 불어났다.
홍원기 감독은 투구수가 90구에 임박한 정현우를 결국 내려보내고 김선기를 올렸다. 데뷔 후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건 5경기 만에 처음이었다.
올 시즌 압도적인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키움의 부실한 수비를 뼈저리게 체감한 경기였다. 투타는 물론이고 키움은 수비에서도 66개로 가장 많은 실책을 범하고 있다. 이날 정현우의 실점도 모두 실책으로 비롯된 것이었다. 3실점 모두 비자책이 돼 평균자책점(ERA)은 4.05에서 3.33까지 끌어내렸지만 많아진 투구수로 인해 첫 조기강판이라는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선수들의 부족했던 집중력도 아쉽지만 정현우로서도 현실적인 수비의 문제를 받아들이고 대처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경기였다. 부상 이후 찾아온 또 다른 현실적인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가 신인왕을 노리는 정현우의 올 시즌 행보를 가를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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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하는 정현우.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