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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찬규. /사진=김진경 대기자 |
야구가 없는 월요일인 16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군 엔트리 등·말소 현황을 전했다. 등록 선수 없이 삼성 외야수 이성규(32), LG 투수 임찬규, KT 외야수 최성민(23), 롯데 투수 송재영(23) 등 총 4명이 1군에서 말소됐다.
부진 등의 이유로 보이는 다른 세 선수와 달리 임찬규의 1군 말소는 다소 의외로 느껴진다. 우승 시즌인 2023년부터 당당히 LG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여겨지는 임찬규는 올해도 14경기 8승 2패 평균자책점 2.61, 86⅓이닝 59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특히 올해 LG 외국인 투수들이 부상으로 몇 주간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임찬규의 꾸준함은 LG의 선두 경쟁에 큰 힘이 됐다. 임찬규의 공헌은 이닝에서 드러난다. 15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임찬규는 이닝 부문 리그 5위로 리그 에이스 못지 않은 이닝이팅을 보여주고 있다.
임찬규보다 앞선 투수는 96⅓이닝의 아리엘 후라도(삼성), 96이닝의 코디 폰세(한화), 91이닝의 제임스 네일(KIA), 87⅓이닝의 라이언 와이스(한화)로 하나같이 KBO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들이다. 뒤편에도 국내 투수의 이름은 4명을 더 건너가야 10번째에 83이닝의 박세웅(롯데)이 나온다.
그런 만큼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올해 임찬규의 직구 평균 시속은 141.9km까지 나왔다. 줄곧 시속 140km대를 유지하던 직구 구속은 이달 7일 고척 키움전 138.1km, 14일 대전 한화전 137.4km까지 떨어지며 휴식의 필요성이 요구됐다.
아직 정규시즌이 3개월 넘게 남아 당장의 순위 싸움보다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체력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염경엽 감독의 지론도 내포돼 있었다. 염 감독은 지난 5일 부산 롯데전을 앞두고 "(지금 시점에) 1위 하면 좋다. 하지만 (지금 시점의 1위가) 절대적인 건 아니라 생각한다. 여건이 안 될 때 괜히 지키려고 무리하기보단 시즌 마지막에 승부를 걸기 위해 항상 준비하고,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때마침 기다리던 전력들이 속속 복귀한 것은 임찬규의 휴식을 조금 더 안심하고 결정할 수 있는 이유가 됐다. 지난해 11월 나란히 팔꿈치 수술을 받아 개점 휴업 상태였던 마무리 유영찬(28)과 2023년 우승 당시 필승조 함덕주(30)가 각각 돌아오거나 복귀가 임박했다. 유영찬은 지난 1일 올 시즌 처음 등록돼 벌써 1세이브를 챙기는 등 순조롭게 1군 무대에 적응 중이다.
함덕주 역시 지난 8일 첫 라이브 피칭을 시작으로 12일 이천 고양 히어로즈전에서 약 9개월 만의 실전 복귀전을 치렀다. 17일 이천에서 열릴 한화와 퓨처스 경기에서 큰 이상이 없다면 1군으로 올라와 나머지 빌드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오른쪽 광배근 미세 손상으로 이탈했던 장현식이 지난 7일 복귀했다. 뒤이어 2023년 우승 멤버이자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줄곧 선발 수업을 받던 이상영(29)도 17일 전역 후 2년 만에 1군 무대로의 귀환이 결정되면서 LG는 한시름을 놓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