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윤성빈, '꿈의 160㎞' 뿌리나... 본인에게 물었더니 "1군서 편한 마음가짐이라면..."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 글자크기조절
롯데 윤성빈이 15일 인천 SSG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윤성빈이 15일 인천 SSG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올해 첫 1군 등판에서 쓴맛을 봤던 '파이어볼러' 윤성빈(26·롯데 자이언츠)이 다시 돌아왔다. 비록 한 타자지만 희망을 보여줬다.

윤성빈은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처음에는 몰래카메라인가 했다. 한 점 차는 상상을 못했다"며 "이거 못하면 야구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신 있게 던졌다"고 밝혔다.


앞서 윤성빈은 지난 13일 1군에 콜업된 후, 15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원정경기에서 0-1로 뒤지던 7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비록 지고 있는 상황에서 2아웃에 등판했다지만, 한 점 차 승부에 타석에는 까다로운 타자 최지훈이 등장했다. 윤성빈은 초구부터 시속 157km의 빠른 볼을 뿌렸지만, 2볼-0스트라이크로 몰렸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 비슷하게 공이 들어왔고, 결국 3구째 157km 낮은 볼로 최지훈을 우익수 뜬공 처리했다.

8회말 시작과 함께 최준용이 마운드에 오르며 윤성빈은 한 타자만을 상대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고 이닝을 마쳐줬다는 점에서 희망을 보여줬다.


롯데 윤성빈이 15일 인천 SSG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윤성빈이 15일 인천 SSG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취재진과 만난 윤성빈은 "(등판)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몰래카메라인가' 싶었다"라고 고백했다. "1점 차는 상상을 못했다"고 한 그는 "그래도 2아웃이고 한 타자인데 이거 못 막으면 진짜 야구 그만둬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신 있게 던졌다"고 얘기했다.

그래도 자신감은 있었기에 다음 이닝에 대한 욕심도 있었을 터. 윤성빈은 "그날 팔 풀 때부터 스트라이크가 잘 들어갔다. 그래서 다음에도 자신이 있었는데, 그래도 감독 코치님들이 자신감을 올려주시는 것 가아서 더 납득하고 좋은 마무리였다"고 밝혔다.

윤성빈은 지난 5월 20일 사직 LG 트윈스전에서 올 시즌 첫 등판에 나섰다. 1회 초구부터 157km의 강속구를 뿌리며 3구 삼진을 잡았지만, 피치컴이 말을 듣지 않는 등 악재가 닥쳤다. 결국 이때부터 흔들린 윤성빈은 1이닝 4피안타 7사사구(6볼넷 1몸에 맞는볼) 9실점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당시를 떠올린 윤성빈은 "프로인데 이러면 안 되지만, (피치컴 고장 이후) 시야가 분산됐다. 처음에는 (유)강남이 형 미트밖에 안 보였는데, 그 이후 시야가 분산됐다"고 아쉬워했다. 경기 중 손까지 떨었던 그는 "그날 당일에만 조금 힘들어하고, 다음날부터 똑같이 준비했다"고 얘기했다.

롯데 윤성빈이 지난 5월 20일 사직 LG전에서 2회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롯데 윤성빈이 지난 5월 20일 사직 LG전에서 2회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비록 1군에서 흔들리기는 했지만, 윤성빈은 올해 퓨처스리그 12경기에서 2승 1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62를 기록 중이다. 34⅓이닝 동안 25개의 볼넷을 내줬지만, 무려 62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압도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지난 5월 28일 창원 NC전에서는 무려 159km까지 뿌렸다. 김상진 퓨처스 투수코치는 "구속이 특별히 좋아졌다기보다는 힘을 쓸 수 있는 부분에서 힘을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폼에 연연하지 않았다"고 말한 윤성빈은 "느낌이 좋았다. 스트라이크 비율도 높아지고, 볼넷을 주더라도 예전 같이 터무니 없는 볼넷이 아니라 스트라이크존 근처에서 놀다가 아쉽게 나온다"며 "그 느낌을 유지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첫 등판 이후 김태형 롯데 감독은 윤성빈을 짧게 쓸 뜻을 밝혔고, 실제로 그 이후 2군에서 불펜으로 나왔다. 윤성빈은 "땀이 많아서 선발 준비를 하다 보면 체력을 많이 소비하긴 하는데, 어느 쪽이나 다 상관은 없다"면서도 "빠른 공이 무기니까 한 타자, 두 타자 상대로 100% 쓰면 불펜도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159km의 구속에 대해 "잘 모르겠다. 나왔다고는 하더라"라고 말한 윤성빈. 그래도 그는 '몸의 힘을 완전히 쓸 수 있는 투구 폼이 됐나'는 질문에 "더 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러면 160km도 나오겠다'는 말에 "만약 100%로 정립이 되고, 1군에서도 편한 마음가짐으로 던지면 나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끝으로 윤성빈은 팬들에게 "정말 많이 연락이 왔다. 눈물 날 만큼 감사하고, 그 마음에 보답하고 싶다"며 절절한 고마움을 전했다.

윤성빈. /사진=김진경 대기자
윤성빈. /사진=김진경 대기자
기자 프로필
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양정웅 기자입니다. 현장에서 나오는 팩트만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