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문의 도루는 승리 위한 것" 경이로운 100% 성공률, "이종범 코치 넘은 걸로도 만족" [고척 현장]

고척=안호근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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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송성문이 18일 SS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키움 송성문이 18일 SS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바람의 아들'로 불린 전설적인 대도 이종범(55) KT 위즈 코치도 넘어 한국 야구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의 주장 송성문(29)의 이야기다.

송성문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3회말 안타를 날린 뒤 도루를 성공했다.


2023년 8월 13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시작으로 31연속 도루 성공을 달성했다. 이는 이종범 코치가 1997년 달성한 29연속 도루 기록을 넘어 자신의 기록을 새로 쓴 결과다.

지난해 19홈런, 21도루를 기록하며 아쉽게 20-20은 놓쳤지만 호타 준족의 대표격으로 떠오른 송성문이다.

놀라운 건 자신의 욕심을 위해 무리하게 뛰는 경우가 없다는 점이다. 18일 SS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홍원기 키움 감독은 "KBO리그에서는 처음 있는 기록이다. 굉장히 축하할 일"이라면서도 "항상 저는 그 부상이 걱정이다. 다리가 느린 선수들은 그런 부상의 위험은 없지만 뛰는 선수들이 위험을 갖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SSG전에서 도루를 성공시키는 송성문(오른쪽).
17일 SSG전에서 도루를 성공시키는 송성문(오른쪽).
이어 "송성문 선수의 도루는 팀 승리를 위해 의지를 나타내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기록은 굉장히 축하할 일이지만 부상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키움은 2할대 승률에 그치며 KBO 역사에서도 손꼽힐 만한 부침을 겪고 있다. 팀 타율도 0.232에 그치고 있다. 팀 도루도 29개로 9위에 그치고 있다. 반면 성공률은 87.9%로 압도적 1위에 올라 있다. 팀 타격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소중한 주자 하나를 잃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도루 9개로 팀 내 1위인 송성문은 그린라이트를 갖고 있는 선수지만 결코 성급히 뛰는 경우가 없다. 주장으로서 그 책임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확실한 타이밍에 확신이 섰을 때만 뛴다"며 "주루 코치와 그런 합을 통해 이뤄지는 플레이이기 때문에 그 부분은 전적으로 주루 코치와 송성문 선수의 어떤 신뢰의 결과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진한 팀 성적으로 인해 "축하 받을 일이 있나"라고 되물은 송성문은 "저희가 타격은 물론이고 팀 성적이 처져 있고 시즌 극 초반 몇 경기를 제외하고는 계속 타선에서 득점에서도 아쉬운 모습이기 때문에 더 신중해진다"고 말했다.

어렵게 출루를 해 기회를 잡고는 루상에서 아웃을 당한다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송성문이 17일 도루를 성공시키자 전광판에 기록 달성을 축하하는 메시지가 상영되고 있다.
송성문이 17일 도루를 성공시키자 전광판에 기록 달성을 축하하는 메시지가 상영되고 있다.
송성문은 "저는 거의 실패를 하지 않겠다는 타이밍에, 또 팀이 한 점을 따라가야 할 때나 더 도망가야 할 때 많이 시도를 한다. 그러다보니 실패도 없는 것 같고 시도도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물론 특별한 노력도 수반되기에 나타날 수 있는 결과다. "주루 코치 두 분이 정말 전력분석 미팅이나 경기 중간에 투수의 습관 같은 걸 너무 잘 체크해 주신다. 진짜 실패가 없는 이유는 그것 때문인 것 같다. 분석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무섭게 쫓아오는 추격자가 있다. 전날 2도루를 추가하며 30연속 도루를 달성한 SSG 랜더스 정준재다. 올 시즌에만 벌써 21도루를 기록 중이다.

물론 1등 자리를 지키고 싶은 마음도 크다. 송성문은 "저만의 방식대로 팀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팀이 승리에 가까워질 수 있는 상황에 도루를 이어갈 것이다. 너무 야비하지는 않게 할 것(웃음)"이라며 "실패가 없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상황에선 한 베이스 더 감으로써 팀이 조금 더 승리에 가까워질 수 있다면 실패를 각오하더라도 뛸 상황이 있을 것이다. 이종범 코치님 기록을 깨기 전까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는데 이젠 그런 것도 없어졌다"고 전했다.

송성문은 "도루는 뛰었을 때 변화구를 던진다든지 포수의 송구가 부정확하다든지 운도 필요하다. 그렇기에 준재가 1등을 한다고 해도 깔끔하게 인정할 것 같다. 너무 좋은 도루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이기에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다"며 "이종범 코치를 한 번은 뛰어넘은 것이니까 그걸로도 영광이고 충분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17일 키움전에서 정준재(오른쪽)가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17일 키움전에서 정준재(오른쪽)가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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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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