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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가운데) 등 전북 현대 선수들이 지난 17일 수원FC와의 홈경기에서 0-2로 뒤지다 3-2 역전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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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선수들이 지난 17일 수원FC와의 홈경기 3-2 승리 후 서포터스와 승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지난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9라운드는 그야말로 '왕조 부활'의 서막을 본격적으로 올린 경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반에만 2골을 실점하고도 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기어코 승리를 따냈기 때문이다. 이제는 2골 차 열세에 몰리더라도 이를 뒤집을 수 있는 저력을 되찾은 팀이 됐음을 고스란히 증명한 경기인 셈이다.
이날 전북은 전반 4분 만에 김도윤에게 선제골을 실점한 데 이어 전반 30분 싸박에게 추가골까지 허용했다. 14경기 연속 이어지던 무패행진에 마침표가 찍히는 듯한 위기감이 감돌았다. 전북은 그러나 후반 6분 '국가대표 미드필더' 김진규의 프리킥 만회골로 추격의 불씨를 지피더니, 후반 26분 콤파뇨의 헤더로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43분엔 이승우가 상대 자책골을 유도해 냈다. 0-2로 뒤지던 경기를 3-2로 뒤집은 대역전 드라마에 전주성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전북이 K리그에서 먼저 2골을 실점하고 내리 3골을 넣고 역전승을 거둔 건 지난 2016년 5월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전 이후 무려 9년 만이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그리고 이동국과 이재성, 레오나르도, 루이스 등이 선발로 출전하던 시기다. 당시 전북은 후반 2분과 7분 연속 실점을 허용했지만, 후반 19분부터 불과 17분 새 레오나르도와 최규백, 로페즈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대역전 드라마를 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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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5월 상주 상무전에서 0-2로 뒤지다 3-2로 역전승을 거둔 뒤 서포터스와 함께 기뻐하고 있는 전북 현대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9년 만에 2골 차 열세를 뒤집은 대역전승은 그래서 더 의미가 남달랐다. 2골을 먼저 실점한 부분은 물론 내부적으로 짚어야 할 부분이겠으나, 적어도 2골을 내주더라도 내리 3골을 만들어 역전할 수 있는 팀으로 돌아왔다는 걸 직접 증명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진 결과였다. 반대로 상대팀 입장에서 전북전은 2골 차 리드조차 안심할 수 없는 경기가 된 셈이다.
지난 시즌 강등 위기까지 몰렸던 전북이 완전히 반등에 성공한 데에는 거스 포옛 감독의 지도력이 자리잡고 있다. 수원FC전에서는 빠른 교체 카드를 활용해 승부수를 던졌고, 마침 교체로 나선 콤파뇨와 이승우가 동점골과 역전골에 관여하면서 포옛 감독을 환호케 했다. 특정 선수 의존도를 넘어 다양한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반갑다. 리그 득점 선두 전진우가 침묵하고도 수원FC전에서 대역전극을 만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구나 기대요소들도 많다. 최근 부상으로 이탈했던 장신 공격수 콤파뇨는 부상 복귀전부터 골을 터뜨리며 최전방에 다시 무게감을 더했다. 부진했던 티아고도 최근 4경기 4골 1도움으로 완전히 부활에 성공했고, 이승우 역시 수원FC전에서 역전골을 만들어내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전진우의 맹활약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격진에 다양한 플러스요소들이 더 생겼다. 19경기에서 14실점,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 중인 수비진 역시 리그에서 가장 단단하다. 수원FC전에서 징계로 결장했던 박진섭도 다음 라운드부터 돌아온다. 15경기 무패의 기세가 더 오래 이어질 거란 기대감이 커지는 포인트들이다.
전북이 수원FC에 대역전승을 거둔 이튿날, 2위 대전하나시티즌은 김천 상무와 무승부에 그치면서 1, 2위 간 격차도 벌어지기 시작했다. 직전 라운드에서 6점 차였던 전북과 대전의 격차는 이제 8점 차가 됐다. 최근 6경기에서 전북은 무려 승점 16점을 쌓았는데, 같은 선두권인 2위 대전과 3위 김천이 같은 기간 6점을 얻는 데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북의 최근 가파른 기세는 더욱 돋보인다. K리그 정상 탈환, 나아가 왕조의 부활로 향하는 길도 그만큼 가까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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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 포옛 전북 현대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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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선수들이 지난 17일 수원FC와의 홈경기 3-2 승리 후 서포터스와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