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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 /사진=양정웅 기자 |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부산 기장군 기장-KBO 야구센터(기장군도시관리공단 운영)에서 2025 KBO 넥스트-레벨 트레이닝 캠프(Next-Level Training Camp)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넥스트-레벨 캠프는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보은 KBO 야구센터에서 중부권역 선수를 대상으로, 6월 9일부터 13일까지 강원도 횡성 KBO 야구센터에서 북부권역 선수를 대상으로 치러졌다. 이번 기장 캠프는 남부권역 선수(부산, 대구, 광주, 경남, 경북, 전남, 전북) 40명이 참석했다. 각 캠프에는 권역별 U-16(고 1) 우수선수가 40명씩 참가한다.
이번 캠프에서는 류지현 감독이 선수단을 총괄하고, 장원진 타격코치, 권오준·권혁 투수코치, 이성우 배터리코치, 채종국·정진호 수비 코치 등 KBO 리그 출신 코칭스탭이 오랜 프로 경험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수들을 지도했다.
류 감독은 LG 트윈스 감독에서 물러난 후 2023년부터 넥스트-레벨 캠프의 코칭스태프로 활약했다. 지난 1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으로 공식발표될 때도 류 감독은 기장에서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감독 부임 후에도 지난 5월 열린 '2025 KBO 찾아가는 티볼교실'에 이어 넥스트-레벨 캠프까지 직접 챙기고 있다.
19일 스타뉴스와 만난 류 감독은 탄 얼굴에 수염을 기른 모습이었다. 그는 "이 정도인 줄 모르고 첫날에 선크림을 바르지 않았다 이렇게 됐다"며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외모에 신경 쓸 새도 없이 고교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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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현 2026 WBC 대표팀 감독. /사진=KBO 제공 |
류 감독 역시 "선수들 마음에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며 "선수들도 캠프에 참가하면서 감독, 코치 이름을 보며 마음가짐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나뿐만 아니라 코치들이 전부 자기 분야에서 한 가닥씩 했던 사람들이라 다 알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도 선수들이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어 너무 감사한 일이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이번 훈련에 대해 "5일 훈련을 하는데, 날씨 때문에 훈련을 못하면 손해다. 그런데 이번에는 하루도 문제없이 하고 있어서 겨울보다 훨씬 훈련 효과가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권역별로 하다 보니까 더 많은 선수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러다 보니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재능 있는 선수들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말도 덧붙였다.
프로에서 하는 훈련법을 미리 체득하면 입단 후에도 당황할 가능성이 적다. 류 감독은 "이 선수들이 2년 반 있다가 프로에 가면 이런 훈련이 생소하지 않을 거다. 그러면 신인 티도 안 내고 적응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또한 프로가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는데, 그는 "한순간에 본인의 좋은 능력을 잃어버릴 수 있는 상황이 오는데, 조기 교육을 잘 시키는 것도 캠프의 목적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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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부산 기장-KBO 야구센터에서 2025 KBO 넥스트-레벨 트레이닝 캠프 4일차 훈련이 진행 중이다. /사진=양정웅 기자 |
선수들의 호응도 이어지고 있다. 류 감독은 "캠프에 갔다 오면 동료들이 물어보지 않겠나. 호응이 없이 어떻게 발전하겠나. 좋은 쪽으로 소문이 나고 있다"며 "지금은 캠프를 오고 싶어하는 선수들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프로 출신 지도자들이 선수들에게 알찬 지도를 하고 있지만, 일선 학교 지도자들의 우려도 무시할 수 없었다. 류 감독은 "우리가 폼 같은 걸 바꾸며 혼란을 줄까봐 걱정하는 게 있는데, 나같아도 그럴 것이다. 그럴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라며 "조금 부족한 부분에 대해 메시지를 주는 것이지, 단기간에 무언가를 바꾸려는 건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선수를 너무 섣불리 판단하면 안 된다. 단기간에도 바뀔 수 있고, 10년이 지나도 바뀔 수 있다"며 LG 시절 제자였던 오지환의 사례를 언급했다. 프로 초기 오지환은 이제 막 유격수 자리에 적응하고 있었는데, 강한 어깨를 살려 3루수나 외야수로 옮기자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류 감독은 "다른 포지션 가면 또 2년 이상 걸린다"라고 주장했고, 습관을 바꾸고 완성시키는데 10년이 걸렸다고 한다.
한편 이번 캠프가 끝나면 다시 류 감독은 강인권 수석코치, 김원형 투수코치와 함께 전국을 돌아다니며 '대표팀 모드'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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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현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