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위해 입대 연기→국가대표로 성장해 전역' 인천 수문장 김동헌 "목표는 무조건 승격" [인터뷰]

김명석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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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 골키퍼 김동헌.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인천 유나이티드 골키퍼 김동헌.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벌써부터 프로축구 K리그2 독주 체제를 갖춘 인천 유나이티드의 전력이 더 강해진다. 병역 의무를 다하고 복귀한 수문장 김동헌(28)의 합류 덕분이다. 올 상반기 K리그1 최고의 골키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활약을 펼친 데다 이제는 '국가대표 골키퍼'라는 수식어까지 달고 팀에 합류했다. 구단과 팬들의 기대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가운데, 김동헌 역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 2023시즌을 마치고 그해 12월 입대했던 김동헌은 김천 상무 소속으로 병역 의무를 마치고 지난 17일 전역했다. 그는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아직 실감 나지는 않는다. 다시 휴가 나온 느낌"이라며 웃은 뒤 "(말년휴가를 활용해) 팀에 먼저 합류하긴 했는데, 그때는 가볍게 훈련을 하다 전역 이후 본격적으로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대 후 1년 반 사이에 참 많은 게 바뀌었다. 김동헌이 입대할 당시만 해도 인천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하던 팀이었다. 김동헌 역시 조성환 당시 인천 감독이 입대 연기까지 요청할 만큼 팀의 핵심 자원이기도 했다. 결국 당시 그는 팀의 다음 시즌 ACL 출전권이 걸린 대구FC전, 그리고 ACL 16강 진출 여부가 걸린 카야(필리핀)전까지 남은 2경기 골문을 지키기 위해 예정됐던 입대 예정일을 2주 연기해 화제가 됐다. 팀에 대한 애정이기도 했다.

지난 2023년 12월 군 입대 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김동헌.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지난 2023년 12월 군 입대 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김동헌.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다만 공교롭게도 그가 입대한 뒤 인천은 추락을 면치 못했다. 이듬해 K리그1 최하위로 떨어져 창단 처음으로 K리그2로 강등됐다. 군 복무 중 인천의 강등을 지켜본 그는 "되게 속상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 유스 출신으로 줄곧 인천에서만 뛰었고, 입대일까지 연기할 만큼 팀에 대한 애정이 컸던 터라 강등의 의미는 더욱 다르게 다가왔다. 김동헌은 "저렇게 떨어질 팀이 아니었기에 너무 속상했다. 부디 살아남길 바랐는데, 그러지 못해 속상하고 슬펐다"고 했다.

그래도 인천의 강등과 별개로 김동헌에게 지난 1년 반의 군 복무 시간은 선수로서 크게 성장한 시기가 됐다. 입대 전에도 K리그에서 경쟁력 있는 골키퍼로 주목을 받긴 했지만 입대 이후, 특히 올 상반기엔 그야말로 리그 최고의 골키퍼라는 찬사가 나올 만큼 성장한 덕분이다.


실제 지난 시즌 김동헌은 김천 소속으로 17경기에 출전했는데, 선방률은 무려 75%에 달했다. 17경기 이상 출전한 골키퍼 중에선 가장 높았다. 이번 시즌 상반기 역시 리그 선방률은 74.3%로 전체 3위에 올라 있다. K리그 공식 부가 데이터 업체 비프로 평점은 지난 시즌 7.02점, 이번 시즌은 7.04점으로 모두 골키퍼 전체 1위다.

덕분에 김동헌은 지난 3월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고 생애 처음 A대표팀까지 승선한 데 이어, 6월에도 태극마크를 달았다. 골키퍼 포지션 특성상 A매치 데뷔 기회까진 찾아오진 않았으나, 오롯이 K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어느덧 '국가대표 골키퍼'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특히 국가대표 발탁으로 이어진 올 상반기는 스스로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고 단언할 만큼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김천 상무 소속 당시 김동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천 상무 소속 당시 김동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동헌은 "작년보다는 올해가 더 성장할 수 있었던 시기가 됐다. 작년에 제가 놓쳤던 부분이 있다면 '이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실수가 나오고 욕심이 많아졌다는 점이었다. 올해는 그런 걸 내려놓고 욕심을 안 부리다 보니 결과적인 부분에서도 잘 따라온 것 같다. 그걸 토대로 앞으로도 계속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다행히 인천도 K리그2 강등 아픔을 딛고 첫 시즌 만에 독주 체제를 갖췄다. 2위 수원 삼성과 격차를 10점으로 벌리며 1년 만의 재승격을 향해 거침없는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김동헌은 "올 시즌 시작할 때부터 인천 경기들을 챙겨봤다. 좋은 선수들도 많고,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게 남다른 것 같아 성적이 잘 나오는 것 같다. 선생님들(감독·코치진)도 바뀌어서 플레이 스타일이나 전술적인 부분도 다르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물론 김천 소속으로 K리그1에서 보여준 활약, 그리고 국가대표 골키퍼라는 수식어가 김동헌의 '주전 무혈입성'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당장 인천 골문을 지키고 있는 민성준은 16경기에 출전해 단 9실점만 허용했고, 무려 10경기를 무실점 경기로 치러냈다. 김동헌 역시도 중간에 합류한 만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걸 잘 알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 골키퍼 김동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인천 유나이티드 골키퍼 김동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는 "경쟁은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즌 시작할 때부터 있었던 게 아니라 중간에 들어온 만큼, 실력과 경기 외적인 부분 등 어필을 많이 하면서 경쟁을 해야 한다"고 했다. 당사자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경쟁이지만, 윤정환 감독에게는 행복한 고민이자 팀적으로는 선의의 경쟁이 될 수 있다.

물론 주전 경쟁을 떠나 팀원으로서 목표는 명확하다. K리그2 우승을 통한 다이렉트 승격이다. 그는 "팀이 승격하는 게 최우선 목표다. 지금은 잘하고 있지만 아직 모르기 때문에 방심하면 안 된다. 저도 이제 합류한 만큼 도움이 돼야 한다. 수비적인 부분 등을 더 안정적으로 해서 완벽하게 우승을 빨리 확정 짓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했다.

이어 김동헌은 "작년 강등의 아픔을 겪으신 만큼 팬들도 올해는 다들 무조건 다이렉트 승격을 기대하고 계실 거다. 선수들도 그만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면서 "팬들이 기대하는 제 장점 등을 경기장에서 잘 보여드리고 싶다. 1년 6개월 동안 애타게 기다려주신 팬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경기장에서 경기를 재미있게, 또 마음 편안하게 보실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서 결국 승격의 기쁨을 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인천 유나이티드 김동헌.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인천 유나이티드 김동헌.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인천 유나이티드 골키퍼 김동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인천 유나이티드 골키퍼 김동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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