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절반 치렀는데' 연봉 18억 외인 선발이 고작 37이닝 소화라니... LG 고민도 깊어진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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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사진=김진경 대기자
LG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사진=김진경 대기자
0.5경기 차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2위 LG 트윈스에 고민이 있다.

바로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30)다. 지난해 KBO에 입성한 에르난데스는 11경기 3승 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02의 저조한 정규시즌 성적에도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에게 '엘동원(LG+최동원)'이란 영광스러운 별명을 안겨준 가을야구 활약 덕분이었다. 당시 에르난데스는 KT와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등판해 무실점을 기록하고 삼성과 플레이오프에서도 3⅔이닝을 실점 없이 막는 위력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이 재계약에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지난해 에르난데스는 정규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11경기 47이닝 18사사구(16볼넷 2몸에 맞는 공) 55탈삼진으로 외국인 1선발 다운 이닝 소화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기대했던 구위가 가을야구 때 나오긴 했으나, 11이닝을 던진 것에 불과했다. 풀 시즌 활약을 증명하지 못한 그에게 130만 달러(약 18억 원)라는 재계약 금액은 다소 높다는 의견도 나왔다.

19일 경기 종료 시점 LG가 2025시즌의 반환점을 지난 가운데, 이 우려는 현실이 됐다. 올해 에르난데스는 8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4.14, 37이닝 9볼넷 42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08, 피안타율 0.228로 평범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9이닝당 삼진 10.22개로 구위는 여전히 위력적이나, 이닝 소화력과 꾸준한 면에서 외국인 투수에게 기대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9일 경기 종료 시점까지 에르난데스의 선발 경기당 소화 이닝은 4.63에 불과하다. 헤드샷으로 1이닝 1실점 퇴장당한 17일 잠실 NC전을 제외해도 5.14로, 5선발 송승기의 5.74이닝, 4선발 손주영의 5.3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LG 에르난데스. /사진=김진경 대기자
LG 에르난데스. /사진=김진경 대기자
4월 16일 오른쪽 대퇴부 대내전근 손상 소견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이탈한 것도 핑계가 되긴 어렵다. 에르난데스는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오른쪽 광배근 염좌, 이두근 염증, 어깨, 흉곽 통증 등으로 꾸준히 부상 이슈가 있던 선수였기에 시즌 중 부상은 예측할 수 있는 범위였다.

그렇다 보니 외국인 2선발에 기대했던 이닝이팅을 국내 1선발 임찬규에게 기대고 있다. 임찬규는 올해 86⅓이닝으로 리그 9위의 이닝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리그 이닝 톱10 중 국내 투수는 임찬규가 유일하다. 외국인 투수가 이닝도 퍼포먼스도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탓에 탄탄한 LG 불펜에도 조금씩 피로가 누적되는 상황이다.

이번 주중 잠실 NC 3연전이 대표적인 예다. 어떤 이유에서건 에르난데스는 17일 경기에서 1이닝만 소화하는 데 그쳤고, 이후 김영우, 장현식, 김진성, 박명근 등 총 7명의 투수가 남은 8이닝을 책임져야 했다. 18일에도 또 다른 외국인 선발 투수 요니 치리노스가 4⅔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며 5명의 불펜 투수가 동원됐고, 19일에는 필승조를 최소화한 채 6명의 투수로 경기를 마무리해야 했다.

LG는 남은 시즌 에르난데스가 최소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만 해주길 바란다. 6월 팀 타율 0.264(리그 8위), OPS 0.706(8위)으로 타선마저 침체한 최근에서는 그 활약이 더욱 절실하다. 타선이 침체한 상황에서 외국인 투수의 위력적인 구위는 경기 흐름을 가져오는 또 하나의 무기다. 그리고 부상 이력과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어 그에게 회의적인 시선을 가진 관계자들조차 에르난데스의 구위와 잠재력은 확실히 인정받고 있다.

선수 본인의 재계약도 남은 시즌 퍼포먼스에 달린 가운데, 에르난데스가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아직 교체 카드가 남은 LG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에르난데스는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첫 반전을 노린다. 올 시즌 첫 맞대결로, 지난해에는 3경기 1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86, 7이닝 10탈삼진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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