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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주장 송성문.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
키움 히어로즈가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사상 최초 100패 팀의 오명을 쓸 수 있는 상황에서도 주장 송성문(29)은 꺾이지 않았다.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구단 최초 10연패를 당한 키움은 이후 4연승을 달리는 등 상승세를 타는가 했지만 6연패에 빠졌고 다시 2할대 승률(0.288)로 추락했다.
빠져나간 전력, 당초 2명으로 시작했던 외국인 타자의 부진, 믿었던 선수들의 경기력 난조 등이 겹치며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놀라울 일만은 아니다. 최근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김혜성(LA 다저스)의 이적, 조상우(KIA)의 트레이드 등으로 키움은 이견 없는 최하위 후보로 꼽혔다.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더 심각했다. 외국인 타자 2명이 모두 부진했고 결국 야시엘 푸이그는 투수 라울 알칸타라로 교체됐다. 루벤 카디네스는 부상으로 이탈해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송성문도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2할 초반대 타율에 허덕였기 때문이다. 캡틴이기에 어깨가 더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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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문.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
후배들을 다독이는 데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다. 송성문은 "냉정하게 팀 성적이 많이 아쉬운 상황에서 어린 선수들도 그 짐을 짊어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어려도 팀이 맨날 지는데 어떻게 즐겁겠나"라며 "그래서 그런 게 보일 때마다 '성적은 형들 책임이다. 너희들은 야구 오래 해야 하니까 발전하는 것에 더 집중을 하면 좋겠다'고 말을 해준다. 이기고 싶어서 이길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런 게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뎁스가 두터워지고 모든 선수들이 발전을 해 자연스럽게 강해지면 평균에 수렴하는 스포츠"라며 "능력을 키우면 결국 이길 것이기 때문에 하루 하루, 한 타석의 결과보다는 길게 보고 너희들이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부딪혀 보고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더 연습하고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사람이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끝을 모를 부진에도 경기장을 찾아주는 팬들을 떠올렸다. "이렇게 아쉬운 성적에도 와서 응원해 주시는 팬들이 있는데 어떻게 짐을 안 질 수가 있겠나"라며 "그럼에도 그 안에서 우리가 해야 할 부분에 집중을 했으면 하는 마음이 큰 것이다. 저도 그렇고 안 될 때도 많지만 열심히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을 하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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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문(가운데).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
팬들만 생각하면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송성문은 "인터뷰 때마다 얘기하는데 팬분들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실 것이다. 그런데도 야구장에 찾아오셔서 응원을 많이 해 주시는 게 매번 얘기해도 부족할 정도로 너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당장 후반기 순위를 올리고 그런 목표는 누구나 다 있겠지만 현실과 멀리 떨어져 있는 두루뭉술한 목표보다는 선수단이 매 경기 찾아와서 목소리를 내주시는 팬분들을 보면서 매 경기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차마 이기겠다고 약속은 못하겠지만 팬분들이 무기력한 경기를 보러 오시는 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경기를 최대한 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끝으로 사진 요청에 "웃어도 되나요"라고 물은 송성문은 "그래도 웃어야죠"라며 특유의 밝은 성격으로 카메라를 바라보며 희망에 가득찬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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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친 송성문이 "그래도 웃어야죠"라며 밝은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