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홈런 쾅→7실점' 충격의 두산 외인, 사령탑 오히려 "잘했다" 칭찬... 조성환은 왜 격려의 말 남겼나 [잠실 현장]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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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 두산 감독대행. /사진=김진경 대기자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 /사진=김진경 대기자
두산 베어스 조성환(49) 감독대행이 전날(19일) 만루홈런을 맞고 7실점 해 팀을 패배 위기로 몰아넣은 잭 로그(29)에게 오히려 격려의 메시지를 남겼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두산-LG전이 비로 취소된 뒤 브리핑에서 "로그 선수가 1회 큰 거 한 방을 맞고 마운드에서 내려왔을 때 편하게 해주려 했다. 줄 점수 다 줬으니까, 부담을 내려놓고 네 공만 던지라고 했다"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전날 두산은 하마터면 3연패에 빠질 뻔했다. 믿고 있던 외인 1선발 로그가 1회초부터 5실점 한 탓이다. 2사까지 순조롭게 잡아낸 로그는 구자욱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걸 시작으로 르윈 디아즈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해 위기에 놓였다. 뒤이어 이재현과 전병우에게 각각 몸에 맞는 공과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1실점 했고, 박병호에게 우월 만루홈런을 맞으면서 순식간에 실점이 5점으로 늘어났다.

두산 타선이 2회와 3회 집중적인 적시타 행진으로 5-5 동점을 만들어줬으나, 로그는 3회말 2사 2루에서 박병호에게 또 한 번 비거리 130m의 대형 아치를 맞아 크게 흔들렸다. 다행히 이후 타선의 집중타에 힘입어 두산이 9-8 역전승하면서 패전 투수를 면했지만, 로그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98에서 3.51로 수직으로 상승했다.

두산 외국인 투수 잭 로그. /사진=김진경 대기자
두산 외국인 투수 잭 로그. /사진=김진경 대기자
하지만 사령탑은 한 경기 결과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그동안 로그의 공을 잊지 않고 칭찬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통역을 통해 너무 잘해줬다고 했다. 로그는 지금까지 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으며 본인이 할 역할을 다 해줬다. 어제 실점보다는 지금 우리 팀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해 주고, 우리 팀 투수들에게 전체적으로 좋은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다는 점에 조금 더 점수를 주고 싶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 시즌 두산을 통해 처음 KBO리그에 입성한 로그는 15경기 4승 6패 평균자책점 3.51, 89⅔이닝 84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실제로 1선발 역할이 기대됐던 콜 어빈이 불안한 제구와 태도 문제로 흔들렸던 것과 대조적으로, 로그는 팀 내 가장 많은 이닝과 리그에서 6번째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팀에 기여했다.

조금 더 수정이 필요한 쪽은 어빈이었다. 어빈은 올 시즌 전문가로부터 리그 에이스가 될 자질을 충분히 갖췄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14경기 5승 7패 평균자책점 4.86, 76이닝 37볼넷 63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38, 피안타율 0.251로 기대했던 구위와 이닝 소화 능력 모두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조성환 감독대행은 "투구폼적인 면에서 기술적인 수정이 들어갔다. 특히 이번 경기가 끝나고 피칭 디자인을 다시 한번 훑어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이제 영점이 조금 잡힌 느낌이다. 그런데 상대가 영점 잡힌 걸 노리고 달려들고 있어, 또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쓴맛을 계속 보고 있는데, 기술적이든 멘탈적이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행히 선수 본인이 자신감 있게 던질 수 있다는 의지를 계속 나타내주고 있어서 다음 등판 때까지 조금 더 단단히 준비시키려 한다. 솔직히 다음 등판이 기대되고, 기대한 만큼 잘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믿음을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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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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