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앞 무너진 김광현→SSG 맹추격→연장' 황당했던 11회말, 마무리는 허무한 무승부

안호근 기자 / 입력 :
  • 글자크기조절
21일 SSG와 KIA의 경기 11회 결과에 양 팀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21일 SSG와 KIA의 경기 11회 결과에 양 팀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한국야구 최고의 좌완 트리오 중 두 명인 김광현(SSG 랜더스)과 양현종(KIA 타이거즈)(이상 37)의 맞대결로 큰 관심을 끌었고 치열한 연장 승부까지 펼쳐졌지만 그 끝은 심히 허무했다.

SSG와 KIA는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시즌 6차전에서 연장 11회 승부 끝에 5-5로 비겼다.


2007년 각각 SK 와이번스(현 SSG)와 KIA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광현과 양현종은 KBO 통산 174승(105패), 184승(122패)을 기록한 대투수다. 둘은 역대 9차례 맞대결을 펼쳤는데 양현종이 4승 3패 평균자책점(ERA) 3.51, 김광현이 3승 5패 ERA 4.42를 기록했다.

4회까지는 두 투수 모두 나무랄 데 없는 투구를 펼쳤다. 김광현은 경기 시작부터 볼넷을 2개 연속 내주며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패트릭 위즈덤과 최형우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고 이후에는 4회까지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다. 양현종은 4회까지도 노히트 피칭을 펼쳤다.

김광현(왼쪽)이 5회초 최형우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고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김광현(왼쪽)이 5회초 최형우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고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실점 없이 이닝을 틀어막고 세리머니를 하는 김광현.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실점 없이 이닝을 틀어막고 세리머니를 하는 김광현.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김광현이 5회초 무너졌다. 선두 타자 박민에게 안타를 맞았고 2사 1루에서 위즈덤에게 안타를 내준 뒤 최형우에게 우월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이어 황대인과 최원준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2연속 볼넷을 내줘 밀어내기로 실점이 4로 늘었다. 결국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4⅔이닝 동안 95구를 던져 6피안타(1피홈런) 5사사구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SSG도 5회말 선두 타자 박성한이 양현종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지만 추가점을 뽑아내는 데 실패했다. 6회 오태곤이 솔로 홈런을 날렸지만 양현종은 6이닝 동안 97구를 던져 4피안타(2피홈런) 1볼넷 6탈삼진 2실점 호투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8회초 박민이 솔로포를 터뜨렸지만 SSG도 기예르모 에레디아와 한유섬의 연속 볼넷에 이어 고명준의 1타점 2루타로 추격했고 9회말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마무리 정해영이 등판했지만 1사에서 최지훈의 번트 안타, 오태곤의 우전 안타로 만든 1,3루 기회에서 에레디아의 1타점 적시타, 한유섬의 동점 적시타를 날렸다. KIA는 9회말 2사에서 등판시킨 성영탁을 등판시켰고 SSG는 2사 만루에서 박성한이 안타를 날렸으나 최원준이 완벽한 홈송구로 에레디아를 아웃시키며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필승조를 아꼈던 SSG는 10회초를 조병현, 11회를 이로운으로 완벽히 틀어막았다. KIA는 성영탁으로 밀고갔고 10회를 잘 버텨냈다.

SSG에 행운이 따라오는 듯 했다. 11회말 KIA는 성영탁을 대신해 김대유를 투입했고 최지훈의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으나 지난해 골든글러브 수상자 박찬호가 서두른 나머지 공을 놓치는 바람에 발 빠른 주자 최지훈이 1루에 출루했다. 정재훈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고 한 타자 만에 투수를 교체했다. 김대유를 대신해 신인 이호민을 투입했으나 긴장되는 순간 신인 투수 이호민은 견제 실책을 범해 1루 주자가 2루까지 향했다.

한유섬(왼쪽)이 9회말 동점 적시타를 날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한유섬(왼쪽)이 9회말 동점 적시타를 날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SSG 박성한이 21일 KIA전 9회말 안타를 날린 뒤 에레디아가 홈에서 태그아웃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SSG 박성한이 21일 KIA전 9회말 안타를 날린 뒤 에레디아가 홈에서 태그아웃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흐름이 완전히 SSG로 향하는 것 같았으나 SSG 또한 스스로 승리를 걷어찼다. 베테랑 오태곤이 시속 137㎞ 직구에 번트를 시도했으나 타구가 떠오르며 포수의 미트 속으로 들어갔다.

한숨을 돌린 KIA는 승부수를 띄웠다. 에레디아에게 자동 고의4구를 내주며 1루를 채워가기로 했다. 병살 플레이까지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

타석엔 거포 한유섬이 들어섰다. 1구 존을 빠져나가는 체인지업을 잘 골라냈지만 2구 시속 138㎞ 직구가 땅볼 타구가 됐다. 공을 잡은 2루수 박민이 유격수 박찬호에게 전달했고 박찬호는 이번엔 실수 없이 2루를 밟은 뒤 1루로 공을 뿌려 경기를 끝냈다.

결국 두 팀 모두 웃지 못했다. 5연승을 달리던 SSG는 37승 33패 2무로 4위, SSG는 36승 33패 2무로 6위 자리를 지켰다.

KIA 성영탁은 1⅔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데뷔 후 연속 무실점 기록을 17⅓이닝으로 늘리며 1986년 박노준(OB 베어스·16⅓이닝)을 제치고 이 부문 KBO리그 역대 3위로 올라섰다.

SSG 한유섬(왼쪽)이 11회말 병살타를 날린 뒤 아웃되고 있다. 결국 승부는 5-5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SSG 한유섬(왼쪽)이 11회말 병살타를 날린 뒤 아웃되고 있다. 결국 승부는 5-5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경기 종료 후 아쉬워하는 양 팀 선수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경기 종료 후 아쉬워하는 양 팀 선수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기자 프로필
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스포츠의 감동을 전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