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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곽빈(왼쪽)이 21일 잠실 LG전 4회말 무사 1, 2루에서 박동원(오른쪽)에게 역전 우월 3점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
LG는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두산에 5-6으로 패했다.
이로써 41승 2무 30패를 기록한 LG는 이날 우천 취소로 경기가 없던 1위 한화 이글스(42승 1무 29패)와 승차가 오히려 1경기로 벌어졌다. 9위 두산은 2연승을 달리며 29승 3무 41패를 기록했다.
LG로서는 졸전이었다. 선발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는 4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또 한 번 5이닝을 책임지지 못했다. 지난 17일 잠실 NC전 헤드샷 퇴장으로 22구만 던지고 사흘간 휴식을 취했음에도 나온 아쉬운 결과다. 또 보이지 않은 실책들이 겹쳐 쉽게 동점과 역전을 허용해 1강 다운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한 가지 위안거리가 있었다면 박동원의 역전 3점 홈런이었다. LG가 1-3으로 4회말 문보경과 문성주의 연속 안타로 기회를 잡았다. 최근 발목 통증과 체력 관리 차 지명타자로 나온 박동원은 곽빈의 바깥쪽 시속 153km 직구를 밀어 쳤고, 이 타구는 잠실야구장 우측 담장 밖으로 날아 홈런이 됐다. 잠실야구장 1루 관중석을 폭발시킨 짜릿한 역전포였다. 이날 좋은 투구를 보여준 국가대표 투수 곽빈도 이 홈런 하나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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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동원이 21일 잠실 LG전 4회말 무사 1, 2루에서 역전 우월 3점 홈런을 치고 있다. |
타자에게 나올 수 있는 최고의 찬사였다. 저지는 201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지난 10년간 1068경기에 출장해 342개의 홈런을 때린 미국을 대표하는 강타자다. 메이저리그 최초의 신인 시즌 52홈런을 쏘아 올려 만장일치 신인왕을 수상했고, 2022년에는 62개의 아치로 홈런왕에 등극하며 첫 MVP를 수상했다. 이후 4번의 실버슬러거와 MVP를 하나 더 추가하면서 '세계 최고의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의 라이벌로 불리고 있다.
KBO리그에서 박동원 역시 파워만큼은 확실히 인정받는 타자다. 2010년 1군에 데뷔해 7년 연속(2019~2025년) 포함 총 10번의 두 자릿수 홈런 시즌을 만들며 통산 168번의 아치를 그려 공격형 포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그 정점이 이적 첫해인 2023년으로,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9(409타수 102안타) 20홈런 75타점 장타율 0.443으로 LG의 숙원을 풀었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는 2차전 결승 역전 투런, 3차전 다시 경기를 뒤집는 역전 투런포로 클러치 히터의 면모를 보여주며 MVP에 준하는 맹활약을 했다.
그 이후로도 꾸준히 클린업에 자리하며 LG 타선에 무게감을 싣는 중이다. LG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 백업 포수 이주헌(21)의 성장을 칭찬하면서 "그동안 (박)동원이의 비중이 컸는데, (이)주헌이가 많이 성장한 덕분에 올해, 내년에도 동원이 체력을 세이브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굳은 신뢰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