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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홍창기. /사진=김진경 대기자 |
올해 LG 트윈스의 팀 지표를 보면 놀라운 지점이 하나 있다. 바로 리그 평균(266개), 해당 부문 2위 팀 기록(KT 위즈의 290개)보다 훨씬 많은 팀 볼넷 개수다. 21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LG는 332볼넷 리그 10개 팀 중 가장 앞서고 있다. 필연적으로 팀 출루율 역시 0.357로 롯데 자이언츠와 공동 1위를 기록하고 있다.
KBO리그 대표 출루왕 홍창기(31)가 일찌감치 시즌 아웃이 됐는데도 나온 결과여서 더욱 놀랍다. 홍창기는 5월 13일 잠실 키움전에서 수비 도중 동료 선수와 충돌로 왼쪽 무릎 내측 측부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 약 4~5개월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와 사실상 정규시즌에서는 뛸 수 없게 됐다.
홍창기는 출루왕 세 차례(2021년, 2023년, 2024년), 1군 통산 출루율 0.428에 빛나는 국가대표 외야수다. 그런 홍창기가 이탈했기에 출루에 있어 커다란 공백은 불가피해 보였다. 하지만 문보경 50개, 박해민 41개, 오스틴 딘 40개로 다른 선수들이 공백을 메우면서 적어도 출루에 있어서는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고 있다.
그 비결을 22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들을 수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우리는 타자들에게 절대 볼넷을 주문하지 않는다. 타격해야 출루율이 높아지는 거지, 기다린다고 출루율이 높아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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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문보경. /사진=김진경 대기자 |
염 감독은 "뭐든 공격적으로 해야 출루율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상대 투수들이 우리 팀에는 3볼에서도 직구를 잘 안 던진다. (타자가) 3볼에 안 친다고 생각하면 (투수는) 쉽게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온다. 하지만 3볼에도 치지 않는다고 여기면 가운데에 쉽게 넣지 못한다. 까다롭다는 것이다"고 밝혔다.
공격적인 타격을 하니 상대 배터리는 초구나 3볼에서도 쉽게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던지지 못하고 자연스레 볼넷이 증가했다는 논리다.
염 감독은 "3년 동안 공격적으로 하자고 한 결과다. 초구부터 치라고 한다. 초구를 안 치면 상대는 직구를 쉽게 던진다. 하지만 초구에 직구를 던질 때 칼 같이 치면 상대도 변화구 위주로 던지게 된다. 직구보단 변화구의 스트라이크 비율이 떨어지는 투수가 훨씬 많다. 그렇게 데이터가 쌓이면서 우리는 볼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 단, 득점권에서는 조심하라고 한다. 안타가 나올 확률보다 아닐 확률이 높다. 주자가 없을 때는 무조건 공격적으로 배팅하라고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LG는 2023년 염경엽 감독 부임 전후 볼넷의 숫자가 확연히 달라졌다. 2021년 팀 볼넷 리그 6위(592개), 2022년 6위(501개)를 기록하던 LG는 2023년 1위(583개), 2024년 1위(616개)로 리그에서 가장 눈이 밝은 팀으로 변모했다. 자연스레 팀 출루율도 2023년 리그 1위(0.361), 2024년 2위(0.366)로 최상위권에서 놀았다. 그리고 잘 나가는 LG의 야구는 2025시즌에도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