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롯기가 떨어지질 않는다' KIA 7G 무패+롯데 4연승→한엘롯기삼 완성, KBO 최초 역사 현실 되나

김동윤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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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선수단들이 승리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구단 제공
위에서부터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선수단들이 승리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구단 제공
전반기 마무리를 앞두고 KBO 전통의 인기팀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이른바 엘롯기의 기세가 무섭다. 시즌의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도 5강에 안착하며 KBO 44년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던 동반 가을야구를 향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LG(전신 MBC 청룡 포함), 롯데, KIA(전신 해태 타이거즈 포함)는 1982년 프로 원년부터 있던 전통이 있는 팀이다. 전통이 있는 팀들답게 한국시리즈 우승 횟수도 도합 17회(LG 3회, 롯데 2회, KIA 12회)에 달하고 각자 꾸준히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전성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 세 팀이 함께 가을야구를 한 적은 없었다.


KBO 10개 구단 확장으로 인한 와일드카드 제도 신설로 가을야구 진출팀이 5개로 늘었음에도 엘롯기가 함께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경우는 두 팀이 참여한 것이 최다였다. 2016년 LG-KIA, 2017년 KIA-롯데, 2022년 LG-KIA, 2024년 KIA-LG 등 총 4번으로 그마저도 이들 간의 가을야구 맞대결은 없었다. 엘롯기의 직접적인 가을야구 맞대결은 2002년 LG-KIA의 플레이오프로 23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올해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최근 LG가 2019년부터 6년 연속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가운데, KIA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고 롯데도 감독 2년 차에 안정적인 전력을 보여주면서 5강이 형성됐다.

롯데의 알렉 감보아(왼쪽)와 이민석.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의 알렉 감보아(왼쪽)와 이민석.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특히 롯데의 선전이 놀랍다. 롯데가 시즌 초반 선전한 건 그동안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5~6월이 지나며 핵심 선수 한두 명이 이탈하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2023년이 대표적이었다. 당시 롯데는 5월 19일까지 1위를 달리며 승승장구했으나, 지친 불펜진과 타선의 사이클 하락으로 차츰 힘을 잃으면서 최종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는 2년 전과 달리 유독 사구로 인한 부상과 핵심 선수들의 부진에도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 오뚜기 같은 면모를 보인다. 5월 막판부터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부진하면서 10경기 2승 8패(5월 25일~6월 6일)로 한때 +10까지 가던 승패 마진이 +4까지 좁혀지는 위기가 있었다.

새로 영입한 알렉 감보아와 신예 이민석(22)이 큰 힘이 됐다. 찰리 반즈를 대신한 감보아는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5경기 4승 1패 평균자책점 2.37로 에이스 자리를 꿰찼다. 이민석은 좌충우돌했던 5월을 지나, 6월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2.93으로 자리 잡으면서 안정감을 더했다. 그사이 부진했던 선수들과 타격 사이클도 올라오면서 한화와 삼성에 2연속 위닝 시리즈를 거두며 4위 KIA와 2.5경기, 1위 한화와 2경기 차로 LG-한화와 3강 구도를 형성 중이다.

KIA 성영탁(왼쪽)과 최형우.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성영탁(왼쪽)과 최형우.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BO MVP 김도영 없이도 이기는 법을 깨달은 '디펜딩 챔피언' KIA의 상승세도 눈부시다. 지난해 김도영을 앞세워 통합 우승을 차지한 KIA는 올해 김도영이 두 차례 부상으로 중심을 잃고 헤맸다. 특히 5월 27일 김도영이 햄스트링(Grade 2) 부상으로 이탈하자, 순위가 8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제임스 네일-애덤 올러로 이뤄지는 안정적인 외국인 원투펀치에 14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3.02로 어엿한 선발 자원으로 성장한 김도현이 챔피언의 추락을 막았다. 여기에 '10라운드의 기적' 성영탁(21)이 13경기 연속 무실점 퍼포먼스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고 맏형 최형우(42)는 노익장을 과시하며 KIA의 6월 승률 1위(12승 1무 5패·0.706)를 이끌었다. 예비 FA 최원준은 지난주 타율 3위(0.474)에 명품 수비까지 곁들이며 최근 7경기, 지지 않는 타이거즈의 선봉장이 됐다.

개막 후 단 한 번도 2위 밖으로 떨어지지 않은 LG는 두말할 것도 없다. 유영찬, 함덕주, 장현식 등 주축 불펜 투수 3명 없이 시즌을 시작했음에도 팀 평균자책점 4위(3.69), OPS 2위(0.758)의 안정적인 투·타 밸런스로 전문가들로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신인왕 후보 송승기(23)다. 송승기는 5선발로 첫 풀타임 시즌을 시작했으나, 14경기 8승 4패 평균자책점 2.57로 외인들보다 더 나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팀원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송승기와 함께 국내 투수 다승 공동 1위에 올라와 있는 임찬규도 14경기 8승 2패 평균자책점 2.61로 마운드를 이끌면서 파도처럼 넘실대는 타격 사이클에도 팀을 지탱했다.

이처럼 롯데, KIA, LG 세 팀 모두 예년과 달리 한두 명의 공백과 부진에도 중심을 잡아주는 핵심 자원과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신예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치열한 5강 싸움에서도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홈 경기 매진 1, 2위팀 한화와 삼성까지 각각 리그 1위와 5위로 5가세하면서 KBO 리그는 역대급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LG 송승기(왼쪽)와 임찬규. /사진=LG 트윈스 제공
LG 송승기(왼쪽)와 임찬규. /사진=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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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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