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3 모두 미국 갈지도" 韓 고교 유망주 향한 이례적 ML 관심, KBO 1R 눈치싸움 끝까지 간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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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고 박준현(왼쪽)과 장충고 문서준. /사진=김동윤 기자
북일고 박준현(왼쪽)과 장충고 문서준. /사진=김동윤 기자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2026 KBO 신인드래프트가 열릴 올해 9월까지 역대급 눈치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3번째 전국대회인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개막이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1라운드 10명도 쉽게 예측이 되지 않고 있다.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ML)의 한국 고교 유망주들을 향한 이례적인 관심 탓이다. 그동안 한국 유망주들은 중남미, 대만, 일본에 밀려 뒷순위였다. 하지만 몇 가지 상황이 올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한국으로 향하게 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구단 간 역대급 경쟁을 부추긴 사사키 로키(24·LA 다저스) 영입전의 나비효과다. 사사키는 평균 시속 159㎞, 최고 165㎞의 빠른 직구와 최고 149㎞의 고속 포크볼을 던지는 선발 투수다. 일본프로야구(NPB)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어느 정도 검증을 마쳐 메이저리그에서도 1선발이 될 수 있는 자원으로 높이 평가받았다.

하지만 미·일 프로야구 협정에 따라 만 25세 미만의 일본 선수는 메이저리그 진출 시 신인 아마추어 선수와 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점이 경쟁을 과열시켰다. 헐값에 1선발을 구할 수 있다는 소식에 지난 겨울 메이저리그의 웬만한 팀이 국제 유망주 드래프트 머니를 긁어모아 사사키 영입전에 달려들었고, 650만 달러(약 90억 원)의 계약금을 제시한 LA 다저스가 승리했다.

사사키 영입에 실패한 구단들이 문제였다. 이때 모은 드래프트 머니는 이월 없이 올해 12월이면 모두 리셋된다. 메이저리그 각 구단은 어떻게든 국제 유망주 계약을 통해 소진해야 했고, 올해는 눈에 띄는 중남미 유망주가 보이지 않는 탓에 한국 유망주들까지 관심이 닿았다. 그중 하나였던 텍사스 레인저스는 마침 오랜 기간 관심을 가졌던 김성준(18·광주일고)에게 과감하게 120만 달러를 투자했다.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한 김성준. /사진=텍사스 레인저스 구단 공식 SNS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한 김성준. /사진=텍사스 레인저스 구단 공식 SNS
올해 초 박준현(18·북일고), 문서준(18·장충고)과 함께 톱3으로 분류되던 김성준이 좋은 대우를 받고 미국 무대 진출을 확정하자, 2026 KBO 신인드래프트 판도도 요동쳤다. 아마야구에 정통한 관계자 A는 최근 스타뉴스에 "웬만한 올해 KBO 1라운드급 유망주는 메이저리그의 직·간접적인 제안을 들어본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스타뉴스 확인 결과, 지난 2일 '제3회 한화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는 아메리칸리그 5개, 내셔널리그 3개 구단 등 최소 8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중에는 부사장급 고위 임원을 동행한 스카우트들도 있어 메이저리그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또한 확실하게 한국 KBO리그 진출을 못 박은 양우진(18·경기항공고)을 제외하면 박준현, 문서준, 박한결(18·전주고), 신재인(18·유신고) 등 몇몇 1라운드 후보군은 메이저리그 팀들의 구체적인 관심을 받고 있어 KBO 스카우트들도 이들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한 KBO 구단 스카우트 B는 "올해 신인드래프트는 1라운드도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 몇몇 선수들의 해외 진출 가능성이 남아 있어, 아직 톱3도 안 정해졌고, 누가 튀어나올지 모른다. 전체 1번도 아직 확실히 모르겠다"고 현 상황을 밝혔다.

또 다른 KBO 구단 스카우트 C 역시 "솔직히 이 시기쯤 되면 1라운드 10명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다. 지난해에는 상위 라운드 감이 너무 많았는데, 올해는 10명이 쉽게 예측되지 않는다. 특히 김성준이 텍사스로 가고 나서 박준현, 문서준도 미국으로 나갈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중·하위 라운드 선수들은 비슷할 것 같은데 1라운드급은 약한 편이다. 상위 라운드일수록 구단마다 전략을 잘 짜야 할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해 9월 5일부터 14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제32회 세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18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에서 김동현(19·KT 위즈)이 좋은 평가를 받아 1라운드 선수로 급부상했는데, 올해는 김동현 같은 사례가 더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KBO 구단 스카우트 D는 "올해도 투수들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띠지만, 좌완 투수 풀이 약하고 야수들이 조금씩 폼이 올라오는 것이 보여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 힘들다. 지금은 1라운드급으로 언급되지 않던 선수들이 1라운드로 지명돼도 놀랍지 않다. 정말 청소년 대표팀까지 봐야 할 것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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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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