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저지 압도' 칼 롤리, '벌써 31호포→66홈런 페이스' NEW 공정 홈런왕 탄생 예감

안호근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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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칼 롤리가 23일 컵스전 1회초 31호 홈런을 터뜨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AFPBBNews=뉴스1
시애틀 칼 롤리가 23일 컵스전 1회초 31호 홈런을 터뜨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AFPBBNews=뉴스1
괴물 같은 타격으로 내셔널리그(NL)와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를 나눠가진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와 애런 저지(33·뉴욕 양키스). 메이저리그(MLB) 대표할 또 한 명의 특급스타가 탄생했다. 바로 믿기지 않는 홈런 페이스를 질주하고 있는 칼 롤리(29·시애틀 매리너스)다.

롤리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2025 미국프로야구 MLB 방문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1회초 시즌 31번째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오타니도 26번째 홈런을 날리며 NL 이 부문 1위를 달렸지만 롤리와는 벌써부터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저지(27홈런)와도 4개 차이다.

롤리는 팀이 2-0으로 앞선 1회초 1사 1루에서 콜린 레아의 시속 93.8마일(150.9㎞) 포심 패스트볼을 강타, 발사속도 105마일(168.9㎞)로 134m를 뻗어가는 대형 홈런을 터뜨렸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도 롤리의 놀라운 대포에 주목했다. '31번째 홈런으로 롤리의 믿기 힘든 질주는 계속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의 홈런 페이스가 갖는 의미를 조명했다. 먼저 전반기 최다 홈런에 도전한다. 역사적인 홈런 타자 배리 본즈는 2001년 전반기에만 39홈런을 날렸는데, 롤리는 향후 20경기 안에 9홈런을 날려야 이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8개를 추가해 본즈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충분히 기록 경신도 노려볼 수 있다. 시애틀의 레전드 켄 그리피 주니어의 전반기 35홈런 기록은 충분히 경신 가능한 수준이다. MLB닷컴은 "칼 롤리는 막을 수 없다"고 감탄을 나타냈다.


롤리가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롤리가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시애틀의 선발 투수이자 롤리와 절친한 로건 길버트는 "많은 투수들이 그와 상대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만약 볼카운트에서 불리해지면 당연히 홈런이 될 확률이 커진다. 그는 여러 방식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다. 그리고 거의 매 경기에서 그렇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저지는 설명이 필요없는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타자이고 지난해 오타니는 지명타자로만 나서면서도 리그를 지배했지만 최고 수준의 이도류 활약이 가능한 만화 캐릭터와도 같은 선수다. 롤리 또한 활약을 더 돋보이게 만드는 대목이 있다. 하나는 그의 포지션이 체력적 부담이 심해 좀처럼 리그 최고 수준의 타격을 뽐내기 힘든 포수라는 점이다.

2018년 3라운드 전체 90순위로 시애틀의 지명을 받은 롤리는 올 시즌 갑자기 떠오른 선수는 아니다. 2021년 빅리그에 데뷔해 2022년 27홈런을 날렸고 이후 30홈런, 34홈런, 31홈런으로 리그 최고 타격형 포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올 시즌 반등은 놀랍다. MLB닷컴은 "강력한 파워 외에도 롤리는 타격 전반에서 큰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타율은 지난해 0.220에서 0.276로, 출루율도 0.312에서 0.383으로 상승해 완성도 높은 타자로 성장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댄 윌슨 시애틀 감독은 "그는 자신이 잘 나갈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다"며 "첫 타석에서 기회를 살려 홈런을 쳤다. 시즌 31호 홈런이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역사 속을 걸어가고 있다. 정말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영리한 선수다. 경기 후반에도 조급해하지 않고 존을 벗어난 공에 손대지 않으며 자신만의 타격 스타일을 지켜낸다"며 "자신이 어떤 타자인지 정확히 알고 있고 그 모습 그대로 경기에 임하면서 출루하고 다음 타자에게 기회를 넘겨준다"고 칭찬했다.

홈런을 날린 롤리(왼쪽)가 동료와 함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홈런을 날린 롤리(왼쪽)가 동료와 함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또 하나는 타석 양 쪽에서 모두 나설 수 있는 스위치 히터라는 점이다. 이번 주말 시리즈에서 터뜨린 홈런 4개도 나란히 좌우 타석에서 2개씩 고르게 나왔다. 그만큼 양 쪽에서 타격 능력치가 모두 수준급이라는 방증이다. 좌타석에서 21홈런, 우타석에서 10홈런을 날렸다.

최근 5경기에선 5홈런을 날리며 기세도 뜨겁다. NL에선 이도류 활약을 시작한 오타니가 벌써부터 MVP를 예약한 모양새지만 AL에선 지금으로선 롤리가 저지에 뒤질 게 없는 상황이다.

MLB에서 포수로서 홈런왕에 등극한 건 2021년 48홈런을 날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와 함께 공동 1위에 오른 살바도르 페레즈였다. 롤리는 단순히 포수 홈런왕을 넘어 더 커다란 도전에 나선다.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홈런은 2001년 본즈의 73홈런이다. 롤리는 66홈런 페이스다. 최근 5경기에서 5홈런을 날린 것처럼 몰아치기를 할 경우 본즈의 대기록도 결코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다만 본즈의 기록이 '대약물의 시대'에 쓰인 것인 만큼 도핑 검사가 강화된 2005년 이전의 기록에 대해선 가치를 온전히 인정하지 않는 시선도 적지 않다. 2005년 이후로 한정하면 2022년 저지의 62홈런이 최다 기록이다. 현재로선 롤리가 이 기록을 충분히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포수 홈런왕을 노리는 롤리. /AFPBBNews=뉴스1
포수 홈런왕을 노리는 롤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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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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