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R 데뷔→정규 2위' KB 새 역사 이끈 브라질 명장, 체력 또 체력 강조했다 '대체 왜'

수원=김동윤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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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의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이 23일 수원 KB손해보험 인재니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KB손해보험의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이 23일 수원 KB손해보험 인재니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브라질 출신 명장 레오나르도 아폰소(53) KB손해보험 스타즈 감독이 첫 풀타임 시즌의 테마로 체력을 잡았다.

레오나르도 감독은 23일 수원 KB손해보험 인재니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크게 두 가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나는 선수 개인 기량 향상, 다른 하나는 긴 시즌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많이 차출돼, 국가대표 경기에 따라 준비하는 방향이 많이 달라질 것 같다. 현재는 어린 선수 위주로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9월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복귀했을 때 어린 선수들과 융합이 될 수 있도록 기본기를 다지는 것이 첫 단계"라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KB손해보험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선임된 외국인 감독이 정규시즌 개막 직전 건강상 이유로 사퇴했고, 2라운드 무렵에는 홈구장 의정부체육관이 안전 문제로 폐쇄돼 한동안 타 구단 경기장을 빌려 써야 했다. 하지만 군 복무 선수들이 복귀해 차츰 상승세를 탔고 4라운드부터 선임된 레오나르도 감독이 팀을 빠르게 안정시키면서 정규시즌 2위로 봄 배구에 성공했다. 그 가운데 1월 23일 삼성화재 전부터 2월 28일 한국전력 전까지 창단 첫 9연승을 달리며 구단 역사에도 이름을 남겼다.

KB손해보험 스타즈 선수단이 2024~2025시즌을 마무리하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KB손해보험 스타즈 선수단이 2024~2025시즌을 마무리하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레오나르도 감독은 배구 강국 브라질에서 오랜 기간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맡아 육성에 강점이 있는 사령탑이다. 또한 2018년부터 5년간 일본 V리그 산토리 선버즈 수석코치를 맡아 아시아 문화와 배구에도 익숙해 구단의 신뢰도 높았다. 그런 만큼 지난 시즌 약 3개월의 짧은 경험에도 한국 V리그를 빠르게 진단하고 방향성을 잡았다.


그는 "한국 V리그는 경기 수가 정말 많고 일정이 촘촘하다. 그 부분이 다른 리그와 다르다고 느꼈다"며 "코트에서 기술적인 능력은 눈에 띄지만, 그것을 뒷받침하는 건 체력이다. 프로 코치 생활을 오래 하면서 기초 체력이 잘 다져져야 기술적인 퍼포먼스도 잘 나온다.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도 강한 체력은 필수"라고 거듭 체력을 강조했다.

레오나르도 감독은 KB손해보험 선수단으로부터 세세한 코칭과 많은 대화로 빠르게 신뢰를 얻었다. 그는 "지난해 우리 팀이 가장 좋았던 건 선수 개인의 기량이 모두 뛰어났다는 것이다. 리그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있어 공·수 밸런스가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역을 통해 소통하는 상황이 선수들에게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도 모든 선수가 잘 알아듣고 잘 따라오고 있다. 나도 선수들에게 바라는 점과 해줬으면 하는 점을 최대한 풀어서 명확히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선수들이 100% 이해하지 않으면 기대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가장 깔끔하고 훈련의 효율도 높일 수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KB손해보험은 이번 오프시즌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 외국인 선수 안드레스 비예나와 모하메드 야쿱과 재계약을 선택했고, FA를 선언한 주전 세터 황택의도 12억 원(연봉 9억 원+옵션 3억 원)에 앉혔다. 그러면서 올해 FA 최대어이자 국가대표 공격수 임성진(26)을 8억 5000만 원(연봉 6억 5000만 원+옵션 2억 원)을 영입하고 주전 리베로였던 정민수(34)를 보상 선수로 내줬다.

기존 전력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면서 디테일을 더하려 했다. 레오나르도 감독은 "상황에 맞는 유연한 시스템을 갖추려 한다. 서브의 경우 지난해에는 강력한 서브를 주로 넣었지만, 올해는 조금 다른 종류의 서브를 더해 경기 흐름을 바꿔 나가고 싶다. 또 어택 커버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외국인 선수들은 지난 시즌 내내 무너지지 않고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줘 올해도 재계약하는 것이 맞다고 봤다. 임성진은 어린 나이에도 국제무대 경험이 있어 우리 팀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수비와 리시브가 안정적이고 서브와 공격이 과감한 선수다. 임성진을 미래에는 KB뿐 아니라 한국 국가대표팀에도 중요한 선수로 성장시키는 것이 내 과제"라고 힘줘 말했다.

KB손해보험 리베로 김도훈.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KB손해보험 리베로 김도훈.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베테랑 리베로가 떠나면서 생긴 공백은 김도훈(27), 성한희(23), 지은우(23) 등 어린 선수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며 성장시킬 계획을 세웠다. 레오나르도 감독은 "세 명의 리베로 모두 리시브와 수비가 안정적이다. 물론 이들이 정민수와 비교했을 때 경험에서 확실히 차이는 있다. 김도훈은 나이가 어린 편은 아니지만, 경험이 부족하고 성한희와 지은우는 많이 어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들 모두 리베로로써 갖춰야 할 기본기나 기량은 확실히 갖췄으나, 경기를 세팅하는 부분은 확실히 발전이 필요하다. 그래서 올해 이 세 선수에게 많은 기회를 주려 한다. 특히 경기 내 어려운 순간을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중요하다. 내 목표는 이 세 선수가 올 시즌 후에는 국가대표에 합류할 만큼 기량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부임하자마자 괄목할 성적을 냈지만, 서두르지 않았다. 레오나르도 감독은 "V리그 모든 감독이 우승을 목표로 말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단계별로 접근해야 한다. 지난해 상위권 3팀은 올해도 전력이 동일한데, 나머지 팀들은 외국인 선수와 주전에 변화가 컸기에 변수가 있다. 우리 역시 거기에 맞춰 분석하고 훈련해,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려 한다. 또 우리 팀이 아직 챔피언 결정전 우승이 없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 꿈을 목표로 달려가려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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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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