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 출신' 초클루, PBA 개막전 우승→벌써 2.5억 수확 "산체스에 크게 한턱 낼 것"

안호근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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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클루가 23일 우리금융캐피탈 PBA-LPBA 남자부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우승 트로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초클루가 23일 우리금융캐피탈 PBA-LPBA 남자부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우승 트로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튀르키예 강호' 무라트 나지 초클루(하나카드)가 '스페인 3쿠션 전설' 다니엘 산체스(이상 51·웰컴저축은행)를 꺾고 프로당구 새 시즌 개막전 정상에 올랐다.

초클루는 23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로당구 개막전 '우리금융캐피탈 PBA-LPBA 챔피언십' PBA 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4-1(15-12, 15-11, 15-8, 6-15, 15-4)로 승리, 통산 2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이로써 초클루는 2023~2024시즌 9차 투어(크라운해태 챔피언십) 우승 이후 1년 3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추가하며 하며 PBA 통산 2회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 상금 1억원을 더해 누적 상금 2억원(2억 5750만원)도 돌파했다.

반면 지난 시즌 3차 투어(에스와이 하노이 오픈)에서 우승한 산체스는 국내투어 첫 우승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 경기 최고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컴톱랭킹'(상금 400만원)은 128강에서 윤순재를 상대로 애버리지 3.462를 기록한 황형범이 수상했다.

첫 세트 12-12에서 산체스의 뱅크샷이 무산되자 초클루는 곧바로 3연속 득점으로 마무리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세트는 역전승, 3세트에서는 뱅크샷을 무려 4개나 터뜨리며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산체스도 쉽게 물러서진 않았다. 산체스는 4세트에서 초반 두 이닝 만에 9점을 뽑아내는 활약으로 15-6으로 7이닝 만에 세트스코어를 1-3으로 돌리며 반격에 나섰다.

챔피언샷을 성공시킨 초클루가 큐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챔피언샷을 성공시킨 초클루가 큐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그러나 집중력을 다시 끌어올린 초클루는 5세트 초구부터 하이런 7점을 기록했고 2번째 이닝에서 11-2로 점수 차를 벌린 뒤 4이닝째 5쿠션 대회전 뱅크샷 득점에 이어 또 한 번 깔끔한 쓰리뱅크샷을 성공시키며 15-4로 우승을 확정했다.

튀르키예 출신 초클루는 넉넉하지 못한 가정 형편 탓에 중학교 1학년때 중퇴한 뒤 생활 전선으로 뛰어들었다. 90년대 중후반 지역 토너먼트와 전국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생활이 나아지지 않자, 택시와 버스를 몰며 선수생활을 병행했다. 그러다 2004년 유럽3쿠션선수권 우승, 3쿠션 월드컵 우승으로 선수생활에 힘을 얻었고, 본격적으로 3쿠션 무대에 본인의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23년 초클루는 프로 무대 도전을 선언하며 당구인생 2막을 열었다. 데뷔 시즌인 2023~2024시즌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으나 빠르게 적응을 마친 뒤에는 상승세를 탔다. 마지막 정규투어(크라운해태 챔피언십) 정상을 밟았고, PBA 팀리그에서는 소속팀 하나카드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며 포스트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우승으로 통산 2회 우승컵을 든 초클루는 고국 선배인 세미 사이그너(웰컴저축은행)와 나란히 개인투어 2회 우승을 이루며 PBA를 대표하는 튀르키예 선수로 발돋움했다.

시즌 개막전을 마무리한 PBA는 곧바로 2차 투어에 돌입한다. 시즌 두 번째 투어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은 오는 29일부터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휴가를 잘 보낸 게 크나 큰 원동력이 됐다. PBA에 따르면 우승 후 기자회견에 나선 초클루는 "사실 지난 시즌 월드챔피언십이 끝나고 큐를 튀르키예로 가져가지 않았다. 최대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했다. 연습 시간을 줄이고 쉬는 시간을 가지려 했다"며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2~3일 정도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그때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런 이유인지 좋은 결과가 따랐다"고 밝혔다.

초클루가 우승자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초클루가 우승자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대회 때마다 자주 동행했던 아내 없이 치른 대회에서 이뤄낸 쾌거다. 초클루는 "와이프가 옆에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장모님의 심장이 좋지 않은 상태"라며 "튀르키예에서 병원 통원 치료를 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함께 하지 못했다. 9월쯤 한국으로 돌아와서 같이 있을 것 같다. 항상 아내와 메신저를 통해 모든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외롭지 않을 수 있었던 건 하나카드 선수들이 동반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김가영이 8연속 우승을 펼쳐 남녀부에서 우승을 석권했다. 그는 "투어 기간에 외롭기도 했지만 김가영 선수를 비롯해 하나카드 선수들이 함께 있어줘서 덜 외로웠다"며 "(동반 우승은) 항상 꿈꿔왔고 원하던 일이었다. 행복하다. 지난 시즌에도 이 기회가 한 번 있었는데 4차 투어(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서 김가영 선수가 먼저 우승하고 제가 강동궁 선수에게 결승전에서 아쉽게 졌다. 좋은 기억은 아니지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동반 우승을 이룰 수 있게 돼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초클루와 산체스는 동갑내기 절친한 사이다. 산체스는 "초클루 선수는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다. 동갑내기이자 같은 시기(2023~2024시즌)에 PBA 넘어와서 활약을 했기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그는 정말 좋은 선수이고, 침착하고 냉철한 플레이를 보여준다. 그런 면에서 초클루 선수는 상대가 누구라도 이길 수 있다. 힘든 상대 중 한 명이다. 그럼에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라고 축하를 보냈다.

초클루는 "대회 직전에 '결승전에서 만나자'고 얘기했다. 결승전에서 우승하는 선수가 크게 한 턱을 쏘기로 했다. 조만간 그에게 식사를 대접하려고 한다"며 "산체스는 당구계에서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다. 그와 함께 결승전 경기를 할 수 있어 더욱 기쁘다. 이겨서 기쁘지만 만일 패배했더라도 그와 결승전에서 맞붙을 수 있었기에 기쁜 마음을 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클루(왼쪽)가 우승 후 절친 산체스와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초클루(왼쪽)가 우승 후 절친 산체스와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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