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왜' 연고 이전 결정했나... '韓 배구 균형 발전+구단 자생력 강화 목표' [상암동 현장]

상암동=김명석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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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4~2025시즌을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OK저축은행 선수들. /사진=KOVO 제공
지난 2024~2025시즌을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OK저축은행 선수들. /사진=KOVO 제공
"수도권에 편중된 한국 배구 기반을 확대하고, 구단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결정이었다."

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의 부산 연고 이전이 확정됐다. 지난 2013년 안산을 연고로 창단한 지 12년 만이다. 권철근 OK저축은행 단장은 수도권에 편중된 한국 배구 균형 발전, 그리고 구단 자생력 강화를 위해 연고 이전이라는 큰 결심을 했다고 직접 밝혔다. 나아가 더 큰 시장인 부산을 연고로 리그 1위 수준의 관중 동원 등을 목표로 내걸었다.


OK저축은행은 2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KOVO) 사무국에서 진행된 이사회 만장일치로 부산 연고 이전이 확정됐다. 지난 2020년부터 꾸준히 부산시와 연고 이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왔던 OK저축은행과 부산시는 지난 5월 부산시 행정부시장-OK저축은행 구단주 간 간담회를 통해 이전 관련 최종 의견을 조율한 뒤, 이달 안산시에 이전계획 등을 전달하고 KOVO 이사회까지 거쳐 부산에 새 둥지를 틀게 됐다.

권철근 OK저축은행 프로배구단 단장이 2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KGIT센터 한국배구연맹(KOVO) 기자실에서 부산 연고 이전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김명석 기자
권철근 OK저축은행 프로배구단 단장이 2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KGIT센터 한국배구연맹(KOVO) 기자실에서 부산 연고 이전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김명석 기자
이사회 직후 취재진과 만난 권철근 OK저축은행 단장은 "남자배구는 대전 이남으로 팀이 없다. 영남권 배구 팬들에겐 '나의 팀, 연고팀 개념이 없는 것'"이라며 "그러나 부산은 이미 배구 인프라가 확보돼 있었다. 엘리트(초중고)만 13개 팀, 많을 땐 25개팀까지 있었다. 생활배구인도 1700명이 넘는다. 이 숫자는 전국 배구 동호인의 1/4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팀만 결심하면, 용기만 있으면 가서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수도권에 편중된 배구 기반을 확대하고, 새롭게 도전을 해보자는 차원에서 연고지 이전을 검토했다"며 "다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오는 연고지 이전은 있으나 지방으로 가는 연고지 이전은 처음 본다는 의견이 많다. 블루오션으로 떠나는 긍정적인 도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구단으로서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차원에서도 부산으로 연고 이전을 결심한 배경이 됐다. 새 연고지인 부산시는 인구나 기업수, 학생수 등에서 안산과 큰 차이가 난다. 체육관 수용인원 역시 그동안 홈으로 썼던 상록수체육관 2300명에 비해 새 홈경기장 강서체육관은 4189명으로 2배 가까이 많다.

권철근 단장은 "프로배구도 모기업으로부터 의존도를 낮추고, 완전한 자립이 쉽지 않겠지만 자생력을 키우려면 더 큰 시장이 필요했다"면서 "부산 배구계 반응도 당연히 좋다. 부산시배구협회장은 관중이든, 광고든, 영업사원처럼 뛰겠다고 해주실 정도다. 부산은 지자체 중 최초로 체육국을 따로 만들 정도로 체육을 통한 시민 여가활동에 진심이다. 체육회나 체육관련 협회들 모두 적극적으로 도와주려고 하신다"고 했다.

OK저축은행이 2013년부터 홈으로 쓰고 있던 안산 상록수체육관 전경. /사진=KOVO 제공
OK저축은행이 2013년부터 홈으로 쓰고 있던 안산 상록수체육관 전경. /사진=KOVO 제공
실제 OK저축은행은 부산 연고 이전을 통한 마케팅 등 수익 극대화도 기대하고 있다. 임성순 구단 마케팅팀장은 "부산의 크고 작은 기업들, 단체들, 관공서 등을 통한 스폰서십 매출의 큰 폭을 기대하고 있다. 실질적인 성과가 날 수 있도록 시와 협조를 다져나가고 있다"며 "주말 관중은 4000명에 가깝게 매 경기 매진을 목표로 하고 있고, 평일 관중도 부산뿐만 아니라 수도권에 계신 분들도 편하게 방문하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팀장은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이 2000명 후반대 관중을 기록 중인데, 우리도 남자배구 1위 수준인 2000명대 후반에서 3000명대 초반의 평균 관중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MD도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확보해서 MD 수익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철근 단장은 "부산시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셨기에 용기를 내서 가게 됐다. 배구가 최근 정체상태다. 스타선수들도 은퇴했고, 남자배구와 여자배구 모두 국제경기 성적이 안 좋아 위기감이 많다"면서 "남자배구단 막내로서 해볼 만한 도전이라고 저와 구단주가 판단했다. 가서 부디 멋진 부산 팬들과 잘 만들어볼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권철근 OK저축은행 프로배구단 단장이 2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KGIT센터 한국배구연맹(KOVO) 기자실에서 부산 연고 이전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김명석 기자
권철근 OK저축은행 프로배구단 단장이 2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KGIT센터 한국배구연맹(KOVO) 기자실에서 부산 연고 이전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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