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6.36→3G 1.86' 퇴출 위기 KBO 장수 외인 반전투, 무엇이 달라졌나

수원=김동윤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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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사진=김진경 대기자
KT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사진=김진경 대기자
"진작 잘 던져주지."

올 시즌 내내 속 썩이던 윌리엄 쿠에바스(35)의 반전 있는 투구에 이강철(59) KT 위즈 감독도 모처럼 활짝 웃었다.


쿠에바스는 KBO 리그와 KT를 대표하는 장수 외국인 투수다. 2019년 첫발을 디딘 후 7시즌 동안 통산 147경기에 출전해 55승 43패 평균자책점 3.91, 862⅔이닝 700탈삼진의 기록을 남겼고, 현재진행형이다.

꾸준함보다 강렬한 임팩트가 있는 유형이다. 쿠에바스가 규정 이닝을 넘긴 건 의외로 세 차례뿐, 2022년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도중 팀을 떠나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 삼성과 타이브레이커 게임에서 창단 최초 정규시즌 1위를 결정짓는 호투를 비롯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퍼포먼스를 무시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역투로 사상 최초 5위 팀의 업셋을 이끌어 31경기 7승 12패 평균자책점 4.10의 정규시즌 성적에도 재계약을 결정지었다.

올해 들어서는 그 퍼포먼스도 한계에 봉착한 듯했다. 쿠에바스가 6월 3일 대전 한화전까지 기록한 무실점 경기는 13번의 등판 중 단 한 번이었다. 선발 투수로서 기본 덕목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5번에 불과해 시즌 평균자책점은 한때 6.36까지 치솟았다. 이강철 감독이 몇 차례 개인 면담을 통해 조언도 건넸으나, 한두 경기에서 반짝할 뿐이었다. 그 탓에 야구계에서 퇴출 위기에 놓였다는 이야기도 떠돌았다.


24일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면담하고 쿠에바스도 잘하려고 하는데도 잘 안됐다. 신체적으로나 심적으로나 약간 힘들어했다. 그러다 8일 SSG전 때 5이닝 3실점을 했는데 그때 공이 좀 괜찮았다"고 떠올렸다.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건 8일 SSG전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2자책) 투구였다. 이날도 패전 투수가 됐으나, 변화구를 많이 활용하면서 적극적인 승부를 이어가는 쿠에바스만의 투구가 나왔다.

이때부터 자신의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14일 대구 삼성전 7이닝 8탈삼진 무실점, 22일 수원 NC전 7⅓이닝 2탈삼진 2실점으로 2연속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최근 3경기 평균자책점은 1.86에 달한다. SSG, 삼성, NC 모두 타선에 강점이 있는 팀인 걸 떠올린다면 고무적이다.

특히 지난 NC전에서는 올 시즌 최다 투구 수(111구)를 기록했는데, 직구 33구, 스위퍼 30구, 커터 23구, 체인지업 20구, 투심 패스트볼 5구를 골고루 섞어 팔색조 매력을 선보였다.

이강철 감독은 "삼성전에서 쿠에바스가 잘 던졌을 때의 피칭이 나오더라. 그전까진 계속 직구만 던졌는데 커터, 슬라이더(스위퍼) 등 변화구를 많이 던졌다. 또 계속 공이 스트라이크 존에 안 들어왔는데 삼성전부터 좋은 투구가 엄청나게 많아졌다. NC도 최근 방망이가 좋았던 팀인데, 그런 팀을 상대로 저렇게 잘 던지면 정말 좋아진 것 아닌가 싶다"고 미소 지었다.

KT 이강철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KT 이강철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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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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