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승민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부활 위해 투구폼도 바꿨는데, 1G 던지고 열흘 만에 1군 말소→사령탑도 사과

양정웅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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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구승민(맨 왼쪽)과 김태형 감독(가운데).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구승민(맨 왼쪽)과 김태형 감독(가운데).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슬럼프 탈출을 위해 투구 폼까지 바꾸며 노력에 나섰지만, 현실에 부딪혀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베테랑 불펜 구승민(35·롯데 자이언츠)을 향해 사령탑도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야구가 없던 지난 23일 오후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구승민의 1군 말소를 밝혔다. 대신 다음날 나승엽(23)이 1군에 컴백했다.


기록만 놓고 본다면 크게 이상할 건 없다. 구승민은 올 시즌 6경기에 등판, 승리 없이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11.57을 기록 중이다. 4⅔이닝을 투구하면서 삼진 6개, 볼넷 3개, 피안타 6개로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93, 피안타율 0.300을 마크하고 있다.

올해 첫 등판인 3월 23일 잠실 LG전부터 ⅔이닝 4실점으로 무너진 구승민은 개막 5일 만에 2군에서 재정비에 나섰다. 이후 4월 말 1군에 돌아왔으나 4경기에 나온 후 다시 말소됐다. 그리고 지난 13일, 올 시즌 3번째로 1군에 등록됐다.

이후 17일 사직 한화전에서 구승민은 마운드에 올랐는데,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투구할 때 글러브를 낀 왼팔의 높이는 높아졌고, 오른팔은 낮은 곳에서 시작한 것이다. 시속 140km 중반대의 볼을 뿌린 그는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투구를 마쳤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공 가는 궤도는 괜찮더라"고 평가했다.


롯데 구승민.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구승민.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당시 구승민은 "원래 폼으로 던지기도 부담이 있었다. 2군에 있는 동안 코치님들과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수정했다. 이제 인정하고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본인 설명으로는 가속력을 줄이고 회전을 신경썼다고 한다. 그러면서 "오른팔이 안 올라오다 보니 수정하게 됐는데, 조금씩 나왔던 것 같다"고 했다.

이렇듯 구승민은 변화를 주려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롯데 불펜에는 정철원과 최준용 등 우완 정통파가 필승조 자리를 지키고 있고, 베테랑 김상수도 대기 중이었다. 결국 구승민은 열흘 만에 다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김 감독도 "(구승민에게는) 미안하다 그랬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구승민은 롯데 불펜진을 수년간 지탱한 선수다. 2023년에는 4년 연속 20홀드와 함께 롯데 역사상 최초로 100홀드를 기록한 투수가 됐다. 지난해에는 초반 부진을 딛고 5승 3패 13홀드 평균자책점 4.84를 기록했고, 시즌 종료 후 2+2년 최대 21억 원의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

구승민(왼쪽)이 롯데와 FA 계약을 맺고 박준혁 단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구승민(왼쪽)이 롯데와 FA 계약을 맺고 박준혁 단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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