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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성영탁이 24일 키움전 6회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6-6으로 팽팽히 맞선 1사 1,2루. 사령탑은 신성 성영탁(21·KIA 타이거즈)를 투입했다. 뼈아픈 홈런을 맞고 데뷔 첫 실점까지 허용했으나 이범호(44) 감독은 애제자를 감쌌다.
성영탁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에서 6회말 1사 1,2루에 구원 등판해 임지열에게 결승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2024 신인 드래프트 10라운드 전체 96순위로 턱걸이 입단을 한 성영탁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만 경험을 쌓았고 올 시즌에도 부진했으나 콜업을 받은 뒤 17⅓이닝 연속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KBO 데뷔 후 최다 이닝 무실점 기록 3위에 올라 있었다. 기록은 중단됐지만 그만큼 이범호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날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전)상현이가 하루 쉬는 날이었기 때문에 웬만하면 6회까지는 (성)영탁이를 안 올리고 7회에 내보내려고 생각을 하고 준비를 시키고 있었다"면서 "상황이 어렵다 보니까 영탁이가 지금 제일 구위도 좋아서 올렸는데 (승계 주자는) 다른 투수의 주자이기 때문에 본인 입장에선 솔로 홈런인 셈"이라고 성영탁을 감쌌다.
오히려 "조금 아쉬운 건 그런 상황에 올리다 보니까 본인이 기록 중이던 것들이 홈런 하나에 아쉽게 무산이 됐다"며 "어제 투수 코치님들에게도 선수가 힘들 수 있으니까 잘 위로해 달라고 말씀드렸는데 그래도 이런 것들 때문에 또 성장을 하지 않겠나. 앞으로 세울 또 다른 기록들도 많을 것이고 앞으로 영탁이가 이런 것들도 잘 배워서 우리 팀의 주축이 되는 선수로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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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스리런 홈런을 날린 임지열(왼쪽)과 아쉬워하는 성영탁. |
첫 실점이 된 홈런도 실투로 인한 건 아니었다. 존 하단으로 향하는 커터였는데 임지열이 잘 퍼올렸고 좌중월 담장을 넘어갔다. 이 감독도 "야구라는 게 참 운에 작용하지 않나. 한가운데로 가도 못 치는 날이 있고 잘 들어간 볼도 홈런으로 연결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타자의 컨디션이 어떠냐에 따라서 투수 구위가 판단이 되고 결정이 되는 것"이라며 "영탁이는 잘 던졌다고 생각했는데 임지열 선수가 요즘 컨디션이 상당히 좋더라. 그래서 한 대 맞았는데 앞으로 이런 것들도 잘 배워가고 그러면 더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활약을 보면 왜 10라운드에 뽑혔는지 의아할 정도다. 이 감독은 "스피드 때문에 그랬을까. 확실하게는 모르겠지만 다른 팀들도 10라운드에 들어온 투수들이 성장하는 경우도 많았다"며 "퓨처스에서도 성적이 별로 안 좋았다. 선수만의 운이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이닝을 길게 끌어갈 선수가 필요하다고 해서 영탁이를 올렸는데 와서 잘 던져주면서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드래프트 (결과)는 순번 순이 아니다'라고 하지 않나. 프로에 와서 어떤 성향을 갖고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프로야구에서 순번은 크게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찌됐든 우리 팀 스카우트 팀에서 열 번째로 좋은 선수를 잘 뽑아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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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영탁. /사진=KIA 타이거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