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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김윤하가 24일 KIA전에서 홈런을 맞고 아쉬워하고 있다. |
키움은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IA 타이거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를 앞두고 김윤하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는 대체 외국인 투수 라클란 웰스(28)가 채웠다.
선발 투수 한 명이 빠지고 이날 등판하는 외국인 투수가 들어왔다. 그러나 전날 투구 결과가 아니었다면 그게 김윤하가 아닌 다른 투수가 됐을 가능성이 컸다. 어제 경기가 엔트리 변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선수들이 김윤하의 승리를 위해 하나로 똘똘 뭉쳤다. 주장 송성문은 미안함을 표했고 룸메이트 하영민은 멘탈 치료사로 변신했다. 24일 김윤하의 선발 등판 경기 전 홍원기 감독은 "결과가 안 좋으면은 계속 (연패) 수치는 쌓일 것이고 만약에 첫 승을 한다면 대서특별이 될 것"이라며 "본인도 굉장히 첫 승에 대해 목이 말라 있고 팀 동료들도 그렇다. 저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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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하의 투구 장면. /사진=김진경 대기자 |
그렇기에 사령탑에 눈엔 너무도 실망스러운 투구였다. 경기 시작부터 1,2번 타자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그 결과 최형우에게 맞은 홈런은 3점짜리로 둔갑했다. 2,3회를 잘 버텼지만 4회 한준수에게 홈런을 맞았고 5회엔 처음 홈런을 맞았던 최형우와 쉽게 승부를 벌이지 못하고 3회에 이어 다시 한 번 볼넷을 허용했고 이후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만루에 몰리자 결국 투수 교체에 나섰다. 박윤성이 병살타를 유도해냈지만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실점은 5로 늘었다.
25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홍 감독은 굳건한 믿음을 보였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김윤하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큰 변화 없이는 이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판단 하에 빠르게 (2군행을) 결정했다"며 "1회 1,2번 타순에 내준 볼넷이 어제(24일) 경기에서 제일 큰 장면이었다. 최형우 선수 훌륭한 타격도 있었지만 그 이전에 테이블 세터를 본인이 원하지 않는 구종을 가지고 자신 없는 투구로 볼넷 2개로 내보낸 그 장면이 그 선수의 현재 몸 상태를 보여준 것이 아니었나 보고 있다"고 말했다.
승리를 챙기지 못했으나 최근 흐름이 나쁘지는 않았다. 그러나 다시금 볼넷이 화근이 됐다. 2년차 투수에게 KBO 선발 최다 연패라는 멍에가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줄 수는 있으나 감독은 굳건한 믿음을 보이며 씩씩하게 자신의 투구만을 하길 바랐다. 그러나 그게 잘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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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수(왼쪽)에게 홈런을 맞고 아쉬워하는 김윤하. |
김윤하는 15경기에서 71⅓이닝을 소화하며 0승 10패 평균자책점(ERA) 6.31을 기록 중인데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볼넷 40개를 허용하며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라 있다는 점이다. 윌리엄 쿠에바스(KT·88⅔이닝)와 로건 앨런(NC·90⅓이닝)과 소화 이닝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김윤하의 문제를 읽어볼 수 있다. 이는 제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인 동시에 자신감을 갖고 과감히 승부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동시에 보여준 결과다. 특히 후자에 홍원기 감독은 더욱 실망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2군행을 결정한 만큼 더 냉정해지기로 했다. 김윤하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냐는 질문에 홍 감독은 "아니다. 격려를 할 시기는 지났다고 생각한다"며 "방향성에 대해 얘기를 하면 워낙 생각이 많은 선수라 더 복잡할 것 같고 마운드에서 경기 운영이라든지 구종 선택은 담당 코치들과 소통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런 변화된 모습이 얼마나 마운드에서 보이느냐, 지속성을 갖느냐를 중점적으로 봤는데 지금은 쉽게 개선이 안 되는 것 같아서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누구에게나 시행착오는 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커다란 실패를 맛봐 더욱 위축된 탓도 있다. 다만 이겨내야 하는 것도 자신에게 달려 있다. 콜업이 되기 전까지 연패는 이어지지 않는다. 김윤하에게 부담을 내려놓고 이 시기를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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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경기에서 5회초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강판되는 김윤하(오른쪽). |